최종편집 2024-04-28 17:02 (일)
도로 공사에 잘린 제성마을 벚나무 ... "시민의 뜻 무시"성토
도로 공사에 잘린 제성마을 벚나무 ... "시민의 뜻 무시"성토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2.03.23 15: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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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성마을회 주민들, 제주시청서 항의 기자회견
"제주시청 막가파식 행정 ... 마을회 요청도 무시"
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시, 주민의 눈물 무시해"
제주시 연동 제성마을 입구. 원래 벚나무가 서 있어야 하지만 제주시에서 도로 확.포장 목적으로 벚나무를 벌채한 상황이다.
제주시 연동 제성마을 입구. 원래 벚나무가 서 있어야 하지만 제주시에서 도로 확.포장 목적으로 벚나무를 벌채한 상황이다./사진=제주참여환경연대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도로 확·포장 과정에서 제주시가 40년 동안 마을 입구를 지켜온 벚나무를 잘라버린 것에 대한 반발이 점차 커지고 있다. 마을회에서 제주시청을 방문해 항의하고 시민단체 역시 “시민의 의사를 무시했다”며 규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제주시 연동 제성마을회 주민들은 23일 오전 제주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시가 제성마을 입구의 벚나무를 벌채한 것과 관련해 “제주시청 막가파식 행정”이라며 “무단벌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주민들에 따르면 제성마을 입구 벚나무는 40여년 전 제주국제공항이 확장하면서 현재 제성마을 위치로 터전을 옮기게 된 주민들이 설촌 기념으로 심은 것이다. 당시 12그루의 벚나무를 심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지난해 8월 마을입구 동쪽에 심어져 있는 벚나무 4그루와 70년생 팽나무를 벌목하는 것을 오명신 마을회장이 발견해 벌목 공사 중단을 요청, 그 후 마을 임시총회가 열린 것으로 전해졌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주민들은 당시 마을 임시총회 결과에 대해 “주민들은 이미 잘린 벚나무에 대해서는 공사 후 같은 종류의 벚나무를 심을 것과 팽나무는 그대로 보존할 것을 제주시에 요구했다”며  “그 외에 아직 잘리지 않은 마을의 서쪽 입구쪽 벚나무에 대해서는 자르지 말고 그대로 보존해 달라는 입장을 제주시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제성마을 주민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시는 지난 15일 단 한 번의 협의나 통보도 없이 하루아침에 (마을 서쪽입구 쪽)벚나무들을 무단으로 벌목하는 행정폭거를 자행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제주시는 제성마을 입구 벚나무를 자르기 전 마을통장 등과 이에 대해 협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성마을 주민들은 이에 대해서도 “마을 통장에게 허락을 얻었으니 무단벌목이 아니라는 것은 몰상식의 끝을 보여주는 행정편의주의적인 답변”이라며 “마을주변 시설은 이휴여하를 막론하고 마을회에서 관리하게 돼 있다”고 꼬집었다.

제성마을 주민들은 그러면서 벚나무 12그루와 팽나무 2그루를 원상복구할 것을 요구했다. 또 제주시창의 사가와 마을통장의 즉각적인 해임 등도 요구했다.

이외에도 이날 제주참여환경연대 역시 성명을 내고 “제주시는 ‘마을통장이 책임을 지겠다는 말에 나무를 베었을 뿐 잘못이 없다’는 말을 하며 주민들의 눈물을 외면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참여환경연대는 이어 “반려견이 차에 치였는데 차주가 사과하지 않고 ‘반려견을 다시 사드리면 되지 않나’라는 태도를 들으면 어떤 생각이 들 것 같은가”라고 꼬집었다.

이미 나무를 베어버린 제주시가 도로공사 후 가로수로 같은 나무를 식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에 대해 비판한 것이다.

이들은 “배상이 중요한 게 아니라 진심어린 사과가 먼저”라며 “어떤 이유로든 시민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처럼 느끼지 못하는 시장은 자격이 없다. 제성마을 주민들에게 사과하고 사퇴하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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