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00:55 (일)
제주시 도로공사서 잘린 벚나무, 이어지는 질타와 성토
제주시 도로공사서 잘린 벚나무, 이어지는 질타와 성토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2.03.18 14:1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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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제성마을 인근 도로서 벚나무 6그루 벌채
마을회 등 주민 일부 강하게 반발, 시민단체 성명도
제주시 제성마을 입구 일주도로변의 벚나무가 잘려나간 후 모습. /사진=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시 제성마을 입구 일주도로변의 벚나무가 잘려나간 후 모습. /사진=제주참여환경연대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시가 일주도로를 넓히는 과정에서 40년 동안 자리를 지켜온 벚나무를 벌목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인근마을 주민들의 반발에 더해 도내 시민사회단체에서도 “일방적인 불통행정을 펼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18일 제주시 등에 따르면 시는 신광사거리와 제주시민속오일시장까지 이어지는 일주도로구간에 대한 확·포장하던 중 지난 15일 제성마을 입구에 심어져 있던 벚나무 6그루를 굴삭기로 벌채했다.

이 나무들은 모두 수령이 40년 이상된 나무들로 40년에서 50년 전 마을주민들이 직접 심은 나무로 알려졌다. 제성마을회에서는 마을회의 등을 통해 나무를 보전하는 방식의 도로 공사를 건의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고 이에 대해 구두로 제주시청에 건의를 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 15일 제주시에서 이 나무들을 자르면서 제성마을회에서는 당장 반발하고 나섰다.  공사 당일에도 주민들의 항의성으로 현장을 방문하고 제주시청을 찾아가 담당자들과의 면담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제주시는 “도로 공사를 위해 불가피하게 나무를 제거할 수 밖에 없었다”는 입장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나무를 다른 곳으로 옮겨 심으려고도 해봤지만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한 결과 벚나무는 오래된 나무일수록 이설도 힘들고 이설되더라도 고사된다는 의견이 있었다”며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작 제주시에서는 벌채에 앞서 이에 대해 제성마을회 등 주민들과와 제대로 된 협의도 가져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시는 벌채에 앞서 제성마을 소수 주민들과의 협의만을 가졌고 공사 당일도 항의에 나선 주민들을 제외하고 5명의 마을 주민만 입회한 가운데 공사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참여환경연대도 18일 성명을 내고 “이번 공사는 부끄러운 제주도 행정의 현주소”라며 관광도시를 지향하면서 도로를 넓히기 위해 나무를 자르는 등 개인 자동차 이용을 부채질하는 도로확장 골몰하는 무개념 행정 제주를 벼랑으로 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도로를 만들고 늘리면 그 도로는 또 금세 자동차로 메워질 것”이라며 “점점 더 많은 자동차가 도로를 메워 도로를 넓힌 효과는 얼마가지 않아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제주도정은 도민들의 의식을 따라가지 못하고 여전히 주민숙원사업을 운운하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를 도로 만들기에 급급하다”며 “제주시장은 제성마을의 오래된 벚나무를 무참히 자른 것에 대해 사과하고 나무들을 복원하라”라고 말했다.

한편, 제주시는 이번 확·포장 공사가 마무리되면 가로수로 벚나무를 다시 심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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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 2022-03-18 15:21:46
다시 심는 다고 하니까 용서 해 주세요. 빨리 좋은 나무 심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