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17:02 (일)
“탐방객 증가로 몸살 앓는 제주 오름, 탐방 수요관리 시급”
“탐방객 증가로 몸살 앓는 제주 오름, 탐방 수요관리 시급”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1.12.22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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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참여환경연대, 지난 21일 ‘오름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정책토론회’ 개최
제주 곳곳의 오름이 탐방객 증가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오름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방안으로 탐방수요 관리 등 다양한 제안이 쏟아져 나왔다. 사진은 새별오름을 찾은 탐방객들의 모습. /사진=제주참여환경연대
제주 곳곳의 오름이 탐방객 증가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오름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방안으로 탐방수요 관리 등 다양한 제안이 쏟아져 나왔다. 사진은 새별오름을 찾은 탐방객들의 모습. /사진=제주참여환경연대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탐방객 증가로 몸살을 앓고 있는 제주의 오름을 보전하기 위해 탐방 수요 관리가 시급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지난 21일 오후 4시부터 온라인(ZOOM)을 통해 ‘오름 보전과 지속가능한 이용을 위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서는 지난 1년 동안 답사한 오름 11곳을 중심으로 분석한 ‘오름 탐방안내의 실태와 대안’ 발표에 이어 ‘오름 훼손에 대처하는 자세 : 휴식년보다 필요한 것은’ 주제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박유라 (사)제주참여환경연대 사무국장은 ‘답사로 돌아본 오름탐방안내의 실태와 대안’을 주제로 발표를 통해 거버넌스 구성을 통한 오름 보전 관점에서의 가이드라인 구축 필요성을 제기했다.

박 국장은 “지난 1년간 금오름과 궷물오름, 다랑쉬오름 등 11곳의 오름을 답사하면서 탐방문화 정립의 첫걸음인 오름 안내판의 내용을 분석해 봤다”면서 “오름 탐방 안내판을 탐방객들이 자세히 확인하지 않는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그 내용이 기초질서나 사전 안전에 관한 것에 치중돼 있는 반면, 오름 보전의 관점에서 기술된 탐방 안내 내용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그는 “탐방 예약제 등 오름 보전을 위한 정책적 접근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소통과 이해를 통한 문화적 접근의 오름 보전정책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화산송이로 이뤄진 오름의 경우 답압에 취약하기 때문에 탐방로를 벗어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탐방객들과 소통하고 이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이를 위해 “거버넌스 구성을 통해 오름 보전 관점에서의 오름 통합 가이드라인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홍영철 (사)제주참여환경연대 공동대표는 ‘오름 훼손에 대처하는 자세 : 휴식년보다 필요한 것은?’ 주제발표를 통해 제한 탐방과 탐방 예약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홍 대표는 “새별오름은 여름철에는 시간당 100명대 탐방객이 찾지만, 억새가 만개하는 10월에 가면 탐방객이 급증, 시간당 1000명대에 육박한다”면서 “코로나19 상황으로 제주를 찾는 내국인 관광객이 늘어나고 야외 관광지 선호 현상이 나타나면서 올해 새별오름 탐방객은 지난해보다 더욱 늘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새별오름의 경우 작년에 밟힌 억새들에는 억새꽃이 피지 않고 있다”면서 “억새 뿌리가 밟혀 이파리도 나오지 않고 있는데, 탐방객들은 이 와중에 억새꽃 피는 곳 가까이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억새 속으로 계속 들어가는 상황이다. 탐방객이 급격히 몰리는 10~12월 3개월 동안이라도 탐방객을 제한하는 조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했다.

오름 탐방 예약제가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왔다.

홍 대표는 “물찻오름의 경우 10년 넘게 휴식년을 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휴식년을 할 수도 없고, 휴식년 오름을 무한정으로 늘릴 수도 없다”며 “물찻오름의 경우 탐방 예약제를 통해서 제한된 탐방객 내에서 탐방을 할 수 있도록 운영하며, 오름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초기 모델을 만드는 과정을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토론자로 나선 문용포 곶자왈작은학교 대표교사는 “결국 오름 보전에 있어서도 가장 쉽지 않은 문제가 사유지 오름의 보전 및 이용에 관련된 문제”라며 “어쨌거나 제주도나 시 소유, 또는 마을이 공동으로 소유하는 오름을 중심으로 후보지 오름을 선정해 탐방 예약제를 시행하고, 해설사도 배치한다면 지속가능한 오름 탐방의 모델을 만들고 이를 확산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는 의견을 내놨다.

휴식년 오름 모니터링에 참여하고 있는 강하춘 생태문화해설가모임 올레 활동가는 “휴식년 이후 오름을 개방하는 게 더 어려운 문제”라고 운을 뗀 뒤 “물찻오름도 사려니 숲길 행사를 하고 나면, 이제껏 회복돼온 식생이 순식간에 무너지는 일들이 많았다. 탐방 예약제에 동의하지만, 오름을 찾는 이들의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오름을 탐방하기 전 기초적인 내용에 대해 사전 교육을 받게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윤순희 제주생태관광 대표는 “가장 본질적인 질문은 결국 우리가 왜 오름을 지켜야 하느냐의 문제”라며 오름 생태 환경의 중요성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그는 “우리는 오름 경관을 이용의 관점에서는 많은 관심을 갖지만, 오름의 환경·생태적 가치에 대한 관심은 비교적 많지 않다”면서 생태환경적 관심을 바탕으로 보전해나가야 한다는 인식의 공감대가 확산돼온 곶자왈의 사례를 들어 “오름이 가진 식생적 가치에 주목해 오름 보전의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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