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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구상나무 숲 쇠퇴 원인 ‘태풍·기후변화·한계수명’
한라산 구상나무 숲 쇠퇴 원인 ‘태풍·기후변화·한계수명’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1.09.28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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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 ‘연륜연대학’ 중심 분석 결과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 한라산 구상나무 숲의 쇠퇴가 태풍에 의한 강한 바람과 기후변화 등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은 한라산 구상나무 숲의 쇠퇴 원인을 연륜연대학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연륜연대는 나무의 나이테를 통해 과거와 현재 진행 중인 기후 및 자연환경 변화를 읽어내는 학문이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한라산 구상나무 숲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구상나무 숲으로 고산지역에서 강한 바람과 얕은 토양층 등 혹독한 환경에 적응하며 자생했다. 하지만 최근 급격한 기후변화로 인해 39% 이상 쇠퇴한 것으로 추정됐다.

국립산림과학원은 구상나무 숲 쇠퇴원인 규명을 위해 2017년부터 3년 동안 해발 1600~1700m의 한라산 구상나무 숲에서 고사목과 생육목 120개체의 나이테를 연륜연대학의 방법으로 분석했다. 또 지난 32년간의 기상자료와 비교했다.

한라산 해발 1700m 일대 구상나무 집단 고사 현장의 모습. /사진=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한라산 해발 1700m 일대 구상나무 집단 고사 현장의 모습.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국립산림과학원은 충북대학교 서정욱 교수팀과 함께한 연구에서 태풍의 강한 바람과 기후변화로 인한 봄철 온도 상승, 한계수명이 한라산 구상나무 숲의 감소 원인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한라산 동쪽 진달래밭과 남쪽 방애오름을 중심으로 바람에 넘어진 고사목의 경우 2012년에 가장 많았는데 이때는 태풍 '볼라벤' 등 강한 태풍이 잇따르면서 구상나무 숲 고사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서서 죽은 고사목은 2013년이 가장 많았지만 이 역시 전년도에 발생한 태풍 피해 영향으로 분석했다.

또 조사된 나무 중 가장 오래된 생육목은 114년, 고사목은 131년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구상나무의 생물학적 한계수명은 약 150년 이하로 추산됐다. 구상나무의 고사 시기는 대부분 봄과 여름 사이로 파악됐다.

국립산림과학원은 한라산 구상나무 숲의 지속가능성을 회복시키기 위해 성목 관리와 더불어 어린 나무가 안정적으로 자라, 다음 세대를 이어갈 수 있도록 관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한라산 구상나무 쇠퇴 원인 규명은 태풍 위협의 심각성과 함께 구상나무 숲의 연령 구조를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이어 "한라산 구상나무 숲의 지속가능성을 회복시키기 위해 DNA 이력 관리를 이용한 과학적인 복워기술과 같은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국립산림과학원이 2019년 5월 내놓은 '멸종위기 고산 침엽수종 실태조사 분석'에서 한라산 구상나무는 당시 98만본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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