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6 18:24 (금)
옛 정뜨르비행장서 4.3유해 다량 발견
옛 정뜨르비행장서 4.3유해 다량 발견
  • 한애리 기자
  • 승인 2007.10.12 1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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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연구소 등 유해발굴사업 결과 유해 등 200여점 발견
4.3당시 800여명 집단학살...유해 추가 발굴량 많을 듯
제주4.3 최대 학살터인 옛 정뜨르비행장인 제주국제공항에서 4.3 당시 희생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유해가 다량으로 발견됐다.

옛 정뜨르비행장은 1949년 제2차 군법회의 사형수와 한국전쟁 발발 직후 예비검속 희생자 등 제주 4.3당시 약 800여명의 제주도민들이 군.경에 의해 학살돼 암매장 당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이번에 다량으로 발견된 유해는 증언자들의 증언에 대한 근거로, 앞으로 더 많은 유해가 나올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제주4.3연구소와 제주대학교는 12일 오전 11시 제주국제공항 내 4.3희생자 유해발굴장소에서 제주4.3연구소 관계자들과 4.3실무위원회 위원, 4.3유족 등이 참가한 가운데 4.3희생자 유해발굴 현장설명회를 개최했다.

# 부분 유해 200여점 발견...공항확장공사 등 유해 교란

현장설명회에서는 지난 8월 6일부터 지난 6일까지 발굴조사를 통해 발견된 부분유해 141점과 탄피, 4.3희생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단추, 신발 등 유류품 19점이 공개됐다.

경과된 오랜 세월을 보여주듯 이날 공개된 유해들은 흙 속 깊숙히 박혀 있었다. 3개의 두개골과 고무신을 신고 있는 발 등이 흙에 뒤덥혀 어렵게 그 형체를 드러내고 있었다.

유해발굴팀은 지금은 공항에 편입돼 없어진 마을 '묵은몰래물' '새몰래물'에 거주하던 주민들이 옛 정뜨르비행장 동쪽에 동서방향으로 길다란 구덩이를 파서 사람들을 암매장했다는 증언에 따라 현재 제주공한 남북활주로 서북측 인근 2451번지와 2458번지의 복토된 땅 3m를 파내고 200여점의 유해를 발굴했다. 그러나 완전한 유해는 없었다.

공항확장공사 과정에서 유해들이 많이 훼손됐을 것이라는 것이 유해발굴팀의 추측이다.

또한 자갈이나 시멘트 등을 보관하던 군수비축자재 구덩이에 의해서도 유해 일부가 상당부분 교란된 상태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유해 매납 구덩이의 규모는 추정길이 19m 이상, 폭 1~1.4m, 깊이 1~1.2m이다.

# 박찬식 팀장 "4.3당시 생토 찾으면 완전유해 발굴도 가능하다"

박찬식 4.3희생자유해발굴 연구팀장은 "옛 정뜨르비행장은 1942년 일제당시 잔디밭으로 조성됐다가 1973년 본격적으로 비행기가 이착륙하는 현재의 남북활주로가 만들어졌는데 1959년부터 1982년까지 수차례 공항확장공사 등이 이뤄지면서 유해들이 교란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현재까지의 발굴은 공항확장공사 등으로 인해 복토된 땅만 걷어냈기 때문에 앞으로 생토, 즉 당시의 땅을 찾아서 발굴을 하면 완전한 유해도 많이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견된 유해는 제주대학교에 이송 조치돼 11일부터 감식절차가 이뤄지고 있다.

제주4.3연구소와 제주대학교는 이날 현장설명회를 마치고 13일부터 현재 발굴된 유해에 대한 정밀조사에 들어가며 내년 8월까지 제주국제공항 4.3희생자 유해발굴과 분석, 희생자.유가족 정보조사 및 채혈 등 사후처리를 할 예정이다.

# 12월 초 남북활주로 보수기간까지 발굴조사 완료 '난제'

그러나 한국공항공사측에서 오는 12월초까지 남북활주로 보수공사를 마치고 본격적으로 비행기 이착륙을 시작할 계획이어서 이 기간에 맞춰 발굴조사를 끝내야 한다는 점이 발굴팀에는 부담이 되고 있다.

고성만 제주4.3연구소 연구원은 "지난 9월 태풍과 추석연휴, 연이은 비날씨 등으로 발굴작업 기간이 짧았다"면서 "그런 와중에  제주국제공항 남북활주로 보수공사 기간도 12월 초로 예정돼 있어서 빠듯한 일정동안 유해들을 모두 발굴할 수 있을 지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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