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다움을 향하여
서귀포다움을 향하여
  • 김형훈
  • 승인 2020.07.3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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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건축 [2020년 2월호] 에세이
양수웅 건축사사무소 지인건축

살아가면서 자신이 살아가는 도시가 다른 도시보다 특별하고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늘 보던 풍경 속에서 살아가다보면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의 가치를 모르고 살아간다. 특히 서귀포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서귀포가 갖고 있는 자연환경 요소들이 늘 가까이 있어서 소중함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많다. 혹은 서귀포보다 제주도라는 큰 틀에서 육지와 지리적, 문화적 환경이 다르고 많은 관광지를 갖고 있다고만 알고 살아가고 있는 지도 모른다.

2018년 서귀포시청에서 ‘서귀포다움 TF’ 팀을 구성하여 농축산업, 수산업, 관광, 이주민, 경제, 건축 등 다양한 전문 분야별로 팀을 구성, 팀별로 서귀포다움이라는 주제를 논의하고 서귀포다움의 발전 가능성과 지속 가능성을 찾아보자는 목적으로 ‘서귀포다움 TF’를 운영하였다.

건축분야는 도시, 건축, 교통, 식생, 공원 등 여러 가지 키워드를 도출하여 서귀포시가 지향해야 할 도시적 요구사항을 심도 있게 토론하고 정리하였다. 막상 전체분야 토론에서 모든 서귀포다움의 문화적 가치와 자연적 가치를 건축이 망치고 있다는 지적이 많이 쏟아져 나와서 건축사로서 가슴이 아팠다. 당시 서귀포시는 월 1,000명이 넘는 이주민과 중국인 관광객의 여행 광풍으로 건축의 요구는 그 어느 때보다도 많았던 시기였다. 많은 시민들이 무분별하게 지어지는 건축물을 보면서 염려하는 기색이 뚜렸했다. “사람은 태어나면 서울로 가고 말이 태어나면 제주도로 간다.”는 옛말이 있다. 사람은 단지 큰 도시에서 살아가야 하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제주도에서 농사와 관광이외에 살아가는 인프라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문제가 서울과 제주도의 차이라면 제주시와 서귀포도 많은 차이를 느끼게 한다. 그렇다고 해서 인구가 급증하고 산업의 다양화가 급격하게 변화하는데 서귀포만 옛날의 풍경을 유지하라고 고집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시대적 요구에 의해 건축되는 건축물도 그 시대의 문화적 가치를 갖고 도시를 형성하는 하나의 요소이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서귀포의 건축이 문화적 가치를 지키기 위해 서귀포건축포럼이 만들어진 것 같다. 초창기 서귀포건축포럼 1기는 인문학적, 자연학적 가치를 우선시하고 서귀포의 무분별한 건축을 막고 서귀포다움을 지키려는 정책적 제안을 하고 개발보다는 보존을 우선시하는 목적으로 운영이 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환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은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누구나가 공감하는 공통사항일 것이다. 보존을 너무 강조하다보니 건축과 개발 관련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들에게 반감을 사기도 하였다.

그래서 2018년 서귀포건축포럼 2기는 서귀포다움을 발굴하는데 충실하고 서귀포의 건축문화 아카이브를 구축하는데 목적을 두어 위원을 구성하였다. 제주대학교 김태일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여 지역에서 실무를 하고 있는 건축사를 주축으로 정책제안을 하는 위원회가 아니라 서귀포다움을 연구하고 시민에게 건축의 문화적 의미와 가치를 쉽게 전달하고자 하였다. 아카이브 구축을 위해 서귀포를 동부는 성산지역, 중부는 서귀포 구도심지역, 서부는 대정지역으로 나누어 각 지역의 근대건축과 시대별 길의 변천사를 통해 도시의 발전과정을 조사하여 길의 흔적과 발전과정을 통해 도시가 자연스럽게 확장되는 과정을 시대별로 분류하고 수집하는 과정 속에서 서귀포의 옛 모습과 서귀포다움을 찾고자 하였다. 해외 답사로는 서귀포와 유사한 지역성을 갖고 있고 ‘도시의 조례’를 운영하고 있는 일본 가나가와현에 위치한 마나즈루를 방문하여 ‘도시의 조례’ 운영 실태와 지역이 갖고 있는 재료와 식생 등을 각 항목별로 분류하여 건축심의기준 적용사례를 통해 지역성을 찾고자 노력했다. 근대건축과 길의 변천사, 해외답사를 통한 사례를 바탕으로 시민강좌를 개최하고 백서를 출간하게 되었다.

2019년 서귀포건축포럼 3기는 지역별로 1980년대 사회적 변화와 건축물의 형성과정 통해 마을의 확장성을 조사하여 도시 건축변천사에 대한 아카이브를 구축하고, 시민과 적극적 만남을 위해 예비 건축주를 가족별로 모집하여 건축아카데미를 7주간 운영했다. 예비 건축주가 가족과 함께 건축설계 과정을 참여하여 올바른 터 잡기부터 건축계획 과정을 통해 서귀포다움을 접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주택계획을 완성한다는 차원보다 평면과 공간구성을 통한 가족의 의미와 사회적 관계를 생각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였다. 해외 사례연구로 대만 타이중 문화창의 산업원구, 송산 문화창의 산업원구, 국가 가극원 답사를 통해 지역문화가 가지는 힘과 지역의 문화적 성장을 위한 노력과 고민하는 모습을 경험하였다. 그리고 ‘서귀포의 삶과 풍경’이라는 주제로 1980년대 풍경사진과 현재의 사진을 비교하면서 옛 추억을 떠올리는 사진전을 개최하였다.

이로 인해 서귀포건축포럼은 민관 협력 사업으로 서귀포다움을 연구하고 시민과의 관계 속에서 진행한 성과를 인정받아 도지사 표창을 받았다. 앞으로 있을 서귀포건축포럼에서도 서귀포의 건축문화의 발전을 위한 기초자료 조사 뿐만 아니라 도심 재생에도 관심을 갖고 서귀포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활동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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