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면세점까지 들어오면 교통 혼잡은 누가 책임지나”
“신세계면세점까지 들어오면 교통 혼잡은 누가 책임지나”
  • 김형훈
  • 승인 2020.01.07 14: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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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대기업이 눈독 들이는 시내면세점을 보며

제주시 연동 일대 한 호텔 겨냥해 면세점 입점 타진
교통영향평가 심의 진행…주차문제로 1차 보완 요구
“현재 신라·롯데면세점에 비해 주변 교통환경 취약”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제주는 여전히 뜨겁다. 최근 몇 년은 그야말로 ‘핫’이라는 단어가 적절했다. 그런 ‘핫’의 열기는 차츰 식고 있다. 그제야 숨통을 쉬는 게 아닌가라는 자조 섞인 이야기들이 여기저기서 나온다.

제주를 뜨겁게 달군 몇 년은 개발 위주였다. 개발은 양면의 동전과 같다. 동전의 양면은 ‘좋다’와 ‘나쁘다’의 반대 개념이 아니다. 동전의 앞면과 뒷면이 다르듯이, 개발 이전과 개발 이후의 모습이 서로 다를 뿐이다. 다만 우리는 개발 이후의 나빠지는 환경을 고민해야 한다. 개발이 논란에 휩싸이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개발 이후의 대표적 현상을 들라면 교통량 증가와 도심의 환경 문제 악화를 들게 된다. 개발에 찬성을 하는 이들이라고 하더라도 자신을 불편하게 만드는 교통문제를 애써 외면할 수는 없다. 당장 눈앞에서 벌어지는 현실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제주시 동지역은 갈수록 교통체증에 몸살을 앓는다. 신제주권으로 불리는 연동과 노형동이 더더욱 그렇다. 이 일대는 시내면세점 덕분에 중국인들도 많이 몰리면서 교통체증은 더 심각하게 다가온다.

신세계면세점이 제주에 특허권을 내려고 눈독을 들이고 있다. 사진은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신세계면세점 홈페이지
신세계면세점이 제주에 특허권을 내려고 눈독을 들이고 있다. 사진은 신세계면세점 명동점. ⓒ신세계면세점 홈페이지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인 신세계가 제주시내에 또다른 시내면세점을 추진하려고 눈독을 들이고 있다. 신라면세점이 첫 시내면세점이었고, 롯데면세점에 이어 신세계까지 교통 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신제주를 넘보고 있다. 그들이 바라보는 대상은 중국인이다. 신세계면세점이 관세청으로부터 특허권을 따낸다면 3곳 대기업은 서로 뜯고 뜯기는 전쟁을 해야 한다.

그런 전쟁보다 심각한 게 있다. 앞서도 언급을 했지만 개발 이후에 등장하는 교통문제이다. 신세계가 면세점을 추진하려는 지역은 몇 차례나 이름이 바뀐 연동의 모 호텔이다. 이 호텔 주변은 도로가 넓지 않다. 호텔 입구에 난 도로가 가장 폭이 넓은 왕복 4차선이다. 후문 쪽은 중앙차선도 그려지지 않은 아주 좁은 도로이다. 여기에 시내면세점을 가져다 놓는다면 이 일대 교통은 어떻게 될까. 앞서 들어선 두 곳의 시내면세점과 비교하면 주변 교통 여건이 가장 좋지 않다.

이처럼 최악의 교통환경을 지닌 곳임에도 신세계측은 교통영향평가 통과를 은근히 바라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교통영향평가 심의위원회는 지난해말 1차 보완 결정을 내렸다. 주차장이 협소하다는 이유에서였다.

시내면세점이 하나 더 들어선다면 신제주권 교통 악화는 뻔하다. 그렇다면 시내면세점의 등장은 제주도민들에게 과연 도움이 될까. 연관 통계를 분석하면 ‘그렇지 않다’이다.

제주관광공사가 지난해 12월 내놓은 ‘신용카드 매출액 빅 데이터 분석’을 보자. 빅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2018년 외국인이 쓴 카드 지출 비용이 내국인을 압도했다. <미디어제주>가 제주관광공사의 자료를 재분석한 결과 외국인이 카드로 지출한 비용은 1인당 65만원을 넘었다. 외국인은 대부분 중국인으로, 이들은 소매업 소비가 대다수였다. 외국인 전체 소매업 지출 비용은 5900억원이었고, 5900억원 가운데 시내면세점에 쏟아부은 금액은 5430억원이나 됐다.

제주관광공사의 카드 매출액을 보면 외국인의 씀씀이는 곧 시내면세점에서 이뤄진다고 보면 된다. 시내면세점이 들어서면 제주도민들의 교통환경은 더 나빠지는 대신 중국인들의 쇼핑기회는 넓어지고, 그로 인한 매출액은 시내면세점이 고스란히 가져가는 꼴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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