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4·3생존수형인 ‘두 번째’ 재심 청구…일반재판 판단 관건
제주 4·3생존수형인 ‘두 번째’ 재심 청구…일반재판 판단 관건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9.10.22 1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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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재판 아닌 일반재판 재심 청구 첫 사례
판결문·기소된 범죄사실 등 ‘기록’ 남아있어
유사사례 1200명 이상…재심 여부·결과 귀추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지난 1월 18명의 4·3생존수형인이 재심을 통해 '공소기각' 결정을 받은데 이어 8명에 대한 두 번째 재심 청구서가 22일 제주지방법원에 제출됐다.

이번 재심 청구에는 1948년과 1949년 군사재판(군법회의)을 받아 수형 생활을 한 이들만 아니라 일반재판에서 '유죄'가 선고된 사람도 포함됐다.

제주지방법원. ⓒ 미디어제주
제주지방법원. ⓒ 미디어제주

지난 1월 선고된 재심의 경우 18명 모두 군사재판에 대한 재심이어서 이번 군사재판 재심 청구의 경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여겨지지만, 일반재판은 이번이 첫 사례라 관건이 될 전망이다.

4·3생존수형인으로서 이번에 일반재판 재심을 청구한 이는 김두황(91) 할아버지다.

김 할아버지는 1949년 4월 제주법원으로부터 구형법 제77조 '내란죄'에 의해 징역 1년이 선고돼 목포형무소에 수감됐고 2개월 감형으로 1950년 2월 출소했다.

판결문에 기재된 김 할아버지의 범죄사실은 '1948년 9월 25일 다른 사람들과 함께 무허가 집회를 해 폭도에게 식량 제공을 결의하면서 대한민국 정부의 계획을 방해하려 기도하고, 같은달 28일에는 주거지에서 김모씨외 1명에게 좁쌀 1되를 제공하며 폭동 행위를 방조했다'이다.

김 할아버지는 그러나 경찰 외곽조직으로 1948년 8월부터 조직되기 시작했던 민보단 서무계원으로 활동한 사실은 있지만 좌익조직으로 분류되는 조선민주애국청년동맹(민애청)의 구성원이 되거나 이 같은 범죄사실과 같은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피력했다.

4·3생존수형인으로 22일 제주지방법원에 1949년 4월에 받은 일반재판 재심 청구서를 제출한 김두황(91) 할아버지가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심경을 피력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4·3생존수형인으로 22일 제주지방법원에 1949년 4월에 받은 일반재판 재심 청구서를 제출한 김두황(91) 할아버지가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심경을 피력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또 당시 성산경찰서에서 남로당 가입 여부, 민애청 가입 여부 등의 질문을 듣고 구타와 고문 속에서도 허위자백을 하지 않았으나 재판을 받게 됐고 변론 기회도 얻지 못한 채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고 토로했다.

김 할아버지의 경우 일반재판은 판결문이 있고 어떤 범죄사실로 기소됐는지 자료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4·3생존수형인이 받은 군사재판과 달리 재판 기록 등이 남아있어 법리적으로 재심 여부를 다퉈야한다.

김 할아버지의 재심 청구 사유로 경찰의 고문과 구금을 위한 영장 여부 등을 들고 있으나 이 부분에 대해 재판부가 어떻게 판단할지도 관건이다.

특히 일반재판을 통해 선고를 받은 4·3수형인이 1947년 3월부터 1954년 9월까지 모두 1200명 이상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어, 이번 김 할아버지의 재심 여부 및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4·3생존수형인으로 22일 제주지방법원에 1949년 4월에 받은 일반재판 재심 청구서를 제출한 김두황(91) 할아버지의 법률 대리인 임재성 변호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4·3생존수형인으로 22일 제주지방법원에 1949년 4월에 받은 일반재판 재심 청구서를 제출한 김두황(91) 할아버지의 법률 대리인 임재성 변호사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김 할아버지의 재심 청구를 맡은 임재성 변호사는 "4·3생존수형인 일반재판에 대한 재심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일단 판결문이 있고 어떤 범죄사실로 기소됐는지 등의 자료가 남아있다. 법리적으로 다퉈볼만한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심 청구 사유로 고문과 불법구금이 있는데 청구인(김 할아버지)은 당시 고문이 있었던 것으로 진술하고 있다"며 "재판부에서 이 진술을 얼마나 신뢰하고 다시 재판을 할 사유가 된다고 판단할지가 첫 번째 쟁점"이라고 부연했다.

또 "재심이 된다면 당시 범죄혐의에 대해 검찰이 재차 입증해야 한다"며 70년 된 일이어서 증거가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 실질적인 판단을 할지도 쟁점"이라고 피력했다.

임 변호사는 군사재판 재심에 대해 "지난번보다 수월할 것으로 본다"며 "1차(지난 1월 공소기각 결정) 재심에서는 수형인명부이 신빙성이 관건이었는데 이 법원(제주지방법원)이 그 신빙성을 인정했다"고 설명했다.

22일 4·3생존수형인 8명에 대한 재심 청구서 접수 전 제주지방법원에서 앞에서 제주4·3진상규명과명예회복을위한도민연대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22일 4·3생존수형인 8명에 대한 재심 청구서 접수 전 제주지방법원에서 앞에서 제주4·3진상규명과명예회복을위한도민연대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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