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사건에 늦장 대응한 제주 경찰… “경찰청 감찰받는다”
살인사건에 늦장 대응한 제주 경찰… “경찰청 감찰받는다”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9.08.07 12: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명 ‘고유정 사건’ 수사한 제주동부서, 수사에 “일부 미흡한 점 있어”
초동조치 및 수색 지연, 피의자 촬영 영상 유출 등 문제…”감찰 예고”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전 남편을 살해한 일명 ‘고유정 사건’에서 제주 경찰의 초동조치 및 수사 과정에 문제가 제기되며, 한 달이 넘는 기간동안 논란이 일고 있다.

그리고 진상조사를 위해 경찰청이 나선 현장점검 조사에서, 제주 경찰의 초동 수사에 '문제가 있었음'이 드러났다.

8월 7일, 경찰청은 설명자료를 통해 "‘경찰청 관련기능 합동 현장점검단’을 편성하여 '제주 前 남편 살해사전' 현장 확인, 관련 서류 검토 및 수사관계자 대상 사실관계 확인 등을 진행하였고, (피해자) 실종 초동조치와 수사과정에서 일부 미흡한 점을 확인했다"면서 조사 결과를 밝혔다.

이에 경찰청은 박기남 전 동부경찰서장을 비롯한 3명의 수사 책임자에 대해 감찰조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현장점검단이 발견한 문제점은 △신고접수 후 초동조치 과정에서 최종 목격자(고유정)와 장소에 대한 현장 확인 및 주변 수색 지연 △압수수색 시 졸피뎀 관련 자료를 발견하지 못한 사실 △피의자 검거장면을 촬영한 영상이 적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외부에 공개된 사실 등이다. 경찰이 피의자를 대동한 현장검증을 진행하지 않은 것에는 특별한 언급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제주지방경찰청 최주원 형사과장.

이와 관련, 7일 오전 10시 30분 제주지방경찰청 기자실에서는 관련 내용을 설명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이날 자리에서 최주원 형사과장은 경찰청의 현장점검 결과를 인정하면서도, 지적된 문제들이 수사의 방향이나 결과와는 관계가 없다는 취지로 선을 그었다.

다만, 그는 “조사하는 과정 속에서 신속하게 (수사를) 했으면 하는 안타까움은 있다”면서 “(피의자가) 응분의 죗값을 받을 수 있도록 검찰과 긴밀하게 협업할 것”을 약속했다.

또 그는 경찰의 초동수사가 늦어진 까닭으로 ‘고유정의 거짓 진술’을 들었다.

고유정은 거짓 진술과 조작된 문자를 갖고 경찰을 속였고, 그의 말을 믿은 경찰은 휴대폰 위치추적에 따른 피해자의 위치(최종기지국) 중심으로만 수색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이에 펜션 현장 점검 및 폴리스라인 설치 등이 초동수사에서 진행되지 못했고, 이것이 수색 지연으로 이어졌다는 것이 경찰 측의 주장이다.

경찰청이 발표한 현장점검 결과 설명자료에서 수사과정의 미흡한 점을 '일부'라는 단어로 수식한 것에 대해서도 질의가 있었다.

이에 대해 최주원 형사과장은 "(아직 감찰을 통한) 결과를 받지 못한 부분이라 (설명자료에) 나타난 부분들 위주로 설명드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면서 "구체적인 미흡사안이 무엇인가라는 부분은 감찰조사를 통해 추가적으로 확인되어야 할 것 같다"라고 답했다.

박기남 전 제주동부경찰서장이 지난 6월 9일 오전 전 남편을 살해한 고유정씨 사건 관련 브리핑을 하는 모습. ⓒ 미디어제주
박기남 전 제주동부경찰서장이 지난 6월 9일 오전 전 남편을 살해한 고유정씨 사건 관련 브리핑을 하는 모습. ⓒ 미디어제주

한편, 사건 당시 수사 책임자였던 박기남 전 동부경찰서장은 수사 책임자의 입장에서와 동시에, 피의자 체포 영상을 적절한 절차 없이 특정 언론에 제보한 사실과 관련해서도 감찰조사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의 ‘공보규칙’에는 ‘규칙에서 정한 절차 외의 방식으로 수사와 관련된 부분을 외부에 공개해서는 안 된다’라는 조항이 있는데, 이에 대한 위반 여부를 감찰을 통해 밝히겠다는 것이 경찰청의 입장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