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6 10:07 (금)
“탑동 매립 8배 면적의 바다를 또 매립한다고?”
“탑동 매립 8배 면적의 바다를 또 매립한다고?”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9.08.01 18: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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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환경운동연합 “30년 전 실패한 탑동 매립 전철 밟으려 하나”
월파 피해범위 확대·크루즈항 중복 투자 등 지적 … 신항계획 중단 촉구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정부가 제주신항만 개발사업이 포함된 제2차 신항만 건설기본계획을 확정, 2일자로 고시할 예정인 가운데 제주환경운동연합이 성명을 내고 “30년 전 실패한 탑동 매립의 전철을 밟으려 하고 있다”며 제주신항 계획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은 1일 성명을 통해 바다 매립면적이 128만3000㎡로 탑동 매립 면적 16만5000㎡의 8배 규모라는 점을 들어 “발표 후 4년이 지난 후에도 더 큰 논란으로 번지고 있는 제2공항 계획처럼 제주신항도 과대한 수치로 부풀려진 관광객 숫자에 짜맞춘 전형적인 대규모 토건사업”이라면서 “제2공항과 신항 계획은 해양자원을 남획하는 쌍끌이 어선처럼 제주의 자연을 어디까지 없애려 하느냐”고 강력 성토했다.

1일 정부가 확정 발표한 제2차 신항만건설기본계획에 포함된 제주 신항만 개발사업 조감도. /사진=제주특별자치도
1일 정부가 확정 발표한 제2차 신항만건설기본계획에 포함된 제주 신항만 개발사업 조감도. /사진=제주특별자치도

환경운동연합은 탑동 매립사업에 대해 1970년대 1차 매립 후 1980년대 후반 범양건영 등 대기업이 매립을 강행한 후 범양건영은 공사비용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땅을 팔아 부당이익을 챙겼지만, 매립 후 해마다 월파 피해가 반복되고 있음에도 아름다운 먹돌 해안을 없애고 매립을 하면서 도민들에게 어떤 이익이 있었는지 누구도 설명해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탑동 매립은 명백히 실패한 사업”이라고 규정했다.

이런 아픈 기억이 있었기 때문에 전임 도정에서도 신항 계획을 추진하다가 포기했지만 원희룡 지사는 2015년 5월 초대형 크루즈항을 건설하는 신항 계획을 전격 발표한 데 이어 같은 해 연말 제2공항 유치 계획을 발표했다는 점을 상기시키기도 했다.

이에 환경운동연합은 “제주 사회는 지난 30년 전 탑동 매립의 상처를 아직도 갖고 있다”면서 “신항 계획은 탑동 매립 사례처럼 또 일부 거대기업들의 이익만을 위한 크루즈 항만이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탑동 앞바다를 매립하고 연안바다 환경을 파괴하면서 얻는 대가는 민간자본이라는 이름으로 참여한 기업들의 상업시설 이윤 확보일 뿐이었다”고 강조했다.

극심한 해양환경 피해와 용두암 및 용연 일대, 용담2·3동 지역까지 월파 피해 범위가 확대돼 도민 안전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점을 경고하기도 했다.

또 해양환경 파괴에 따른 어장 파괴와 어민 피해, 과도한 상업시설과 기존 상권의 충돌 등 숱한 문제 등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강정에 이미 15만톤급 2선석 접안이 가능한 크루즈 항만을 건설해놓고 제주항에 크루즈 선석 4개를 추가로 건설하는 것이 예산 낭비이며 모순이라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특히 환경운동연합은 “신항 계획은 크루즈 관광객을 모객으로 하는 대기업 면세점들과 항만 내 상업지구에 투자하는 민간투자기업의 이윤 확보를 보장하는 사업에 불과하다”면서 “관광의 무한 증가가 제한된 자원과 공간을 가진 제주도에 과연 합리적인가 하는 근본적인 물음에 답하지 않은 채 관광산업의 양적 팽창만을 쫓는 것은 도민 생활환경의 질을 악화시키고 삶의 질을 끝없이 추락시키는 것”이라고 심각한 우려를 전했다.

이에 환경운동연합은 “언제까지 국토를 절단내면서 비대한 토건산업을 유지하는 데 혈세를 낭비할 것이냐”며 정부와 제주도에 제주신항만 계획 추진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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