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수도서관이 말한다 “마을도서관은 이런 곳이야”
김영수도서관이 말한다 “마을도서관은 이런 곳이야”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9.05.31 1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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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북초 김영수도서관, 31일 재개관하며 새로움 두루 갖춰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 오후 5시 이후 사용허가 받아 운영
학교도서관이 ‘마을도서관’으로 거듭나는 좋은 사례로 평가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건축가와 건축주의 합작품. 건축이 제대로 된 모습을 띨 때 우린 이런 말을 한다. 그런 언어에 어울리는 건축물로 제주북초에 있는 ‘김영수도서관’을 들 수 있다.

현재 우리의 눈에 비치는 김영수도서관은 재창조 작업을 거쳤다. 기억이 있는 건축물을 헐지 않고, 새로움을 더했다. 그 과정에 탐라지예건축의 권정우 건축가가 있고, 제주북초 박희순 교장과 학생들이 있다. 모두가 함께 만들어낸 작품이다.

그 작품에 어떻게 하면 더 강한 빛을 줄 수 있을까. 도서관이기에 사람이 있어야 한다. 이왕이면 마을사람들이 함께하는 도서관이라면 더 좋지 않을까. 새로 탄생한 김영수도서관은 이런 고민을 해왔다. 드디어 그런 고민은 해소됐다. 31일 재개관식을 가진 김영수도서관이 진정한 의미의 ‘마을도서관’으로 태어났다.

제주북초 김영수도서관이 드디어 마을도서관으로 태어났다. 미디어제주
제주북초 김영수도서관이 드디어 마을도서관으로 태어났다. ⓒ미디어제주

학교에 있는 도서관은 고민을 지닌다. 학교가 문을 닫으면 도서관도 문을 닫는 그런 진리답지 않은 진리를 지키는 게 학교도서관이었다. 때문에 주변의 마을과, 그 마을에 살고 있는 마을사람들과의 소통은 쉽지 않았다.

김영수도서관이 그런 기존의 관행을 과감히 깨버렸다. 학교가 문을 닫는 오후 5시 이후의 고민을 31일부터 해소했다. 문을 열었다. 오후 5시 이후엔 마을주민들이 주인이 된다. 학생들이 주인이던 김영수도서관의 바통을 마을주민들이 이어간다.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가 제주북초로부터 사용허가를 받아, 나머지 시간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마을주민들이 주인이 되는 시간은 평일은 오후 5시부터 밤 9시까지, 주말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다. 제주북초 인근의 마을주민만 이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제주도민 누구나 이 시간엔 이용 가능하다. 관광객도 물론이다.

마을도서관으로 운영되는 시간엔 활동가들이 전면에 배치된다. 활동가들은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 교육을 통해 육성됐다. 모두 47명이다. 대부분은 학부모들로, 제주북초 학부모가 아닌 이들도 있다. 센터의 기획교육팀을 이끌고 있는 양민구 팀장은 다른 지역 학부모들이 활동가로 들어온 이유를 설명했다.

“김영수도서관과 같은 형태의 도서관 운영을 제주도 전체로 확산시키고 싶어요. 여러 지역의 학부모들이 활동가로 있는데, 자신들이 살고 있는 지역의 학교도 김영수도서관처럼 운영을 하고 싶다는 학부모들의 의지가 강했어요.”

김영수도서관의 변신에 벌써 다른 지역의 학부모들도 움직이고 있다.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는 활동가 양성과 함께 김영수도서관에 다양한 프로그램을 심을 계획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문 인력의 투입이 절실하다. 여기엔 도서관 관련 인력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양민구 팀장의 말을 더 들어본다.

“도서관련 단체와 업무협약을 맺어 추진하려고 해요. 방학중에는 다양한 이벤트도 할 계획이랍니다.”

김영수도서관의 변신은 애초 도서관이 해야 할 역할을 말해준다. 도서관은 문을 닫고 잠든 곳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과 함께한다는 사실을.

김영수도서관이 지역 사랑방으로 거듭나고 있다. 미디어제주
김영수도서관이 지역 사랑방으로 거듭나고 있다. ⓒ미디어제주

김영수도서관은 다양한 사람들을 원도심으로 끌어들이는 매개체 역할도 하고 있다. 이사 온 지 3개월이라는 학부모 이영화씨는 여섯 살과 일곱 살 난 아이를 제주북초병설유치원에 보내고 있다. 시어머니의 자극 덕분에 여기로 왔다는 그는 제주북초와 김영수도서관 자랑에 여념이 없다.

“아라동에 살고 있어요. 멀지만 우리 애들을 여기에 보내요. 여기 아이들의 표정이 너무 순수해요. 이런 곳이 있었는지 전혀 몰랐고요,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학부모의 얘기처럼 김영수도서관은 신선한 충격을 준다. 건축물로도 그렇고, 마을주민들의 커뮤니티로 재탄생하는 모습도 그렇다. 김영수도서관이 뿌린 씨앗은 이제 발아됐다. 꽃이 핀다면 그 씨앗이 제주도내 곳곳에 날아들어 또다른 뿌리를 내릴 그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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