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6 21:11 (금)
4.3당시 60여명 희생된 ‘도령모루’ 지명 되찾기 본격화
4.3당시 60여명 희생된 ‘도령모루’ 지명 되찾기 본격화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9.04.01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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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희범 시장, 4.3해원방사탑제 추도사 중 도령모루 이름 되찾기 언급
70년대 해태상(像) 세운 업체 측과도 협의중 … 조만간 공식발표 예정
제주4.3 당시 60여명이 희생된 곳으로 알려진 도령모루 일대. 제주시가 현재 ‘해태동산’으로 불려지고 있는 이 곳의 이름을 되찾기 위해 해태상을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제주4.3 당시 60여명이 희생된 곳으로 알려진 도령모루 일대. 제주시가 현재 ‘해태동산’으로 불려지고 있는 이 곳의 이름을 되찾기 위해 해태상을 이전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4.3 당시 학살터 중 한 곳인 ‘도령모루’라는 지명을 되찾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되고 있다.

고희범 제주시장은 1일 오전 제주시 신산공원에서 열린 ‘4.3항쟁 제71주년 4.3해원방사탑제’에 참석, 추도사를 통해 “‘도령모루’라는 이름을 되찾고자 한다”고 밝혔다.

고 시장은 “지금 ‘해태동산’이라 불리는 그 곳은 최소 60여명이 학살된 곳이다. 얼마나 더 있을지 모른다”며 “해태상도 이전하기로 했다. 4.3을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 시장이 언급한 ‘도령모루’는 제주시 7호광장 일대를 일컫는 옛 지명이다. 지금은 70년대 유명 제과회사에서 해태상을 이 곳에 세운 뒤로 ‘해태동산’으로 불려지고 있다.

(사)한국작가회의 제주도지회는 지난해 이곳에 ‘4.3 역사의 조난지 도령마루’라는 표지판을 세웠다.

이 도령모루가 제주시내 인근에 위치하고 있으면서도 4.3 당시 많은 사람들이 희생된 학살터라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이 곳은 60여명이 희생된 곳으로 알려져 있지만, 희생자 규모나 장소, 날짜 등에 대한 추가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3년 제주도가 발간한 「제주4.3유적Ⅰ」(제주시·북제주군편)에는 “도령마루는 현재 ‘해태동산’으로 알려진 곳으로, 당시 용담리, 도두리, 연동리, 오라리의 4개 마을 접경지역이었다. 이곳에서는 수시로 주민 학살이 이뤄져 전체 규모를 파악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기술돼 있다.

또 “제주비행장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더 많은 자료와 증언을 발굴, 정확한 피해 실태가 밝혀져야 한다”면서 몇몇 증언을 소개하는 데 그치고 있다.

이에 대해 강덕환 시인은 도령모루에서의 학살이 소개령과 계엄령이 내려지기도 전인 11월 3일부터 이듬해 2월 20일까지 여러 날짜에 걸쳐 이뤄졌다는 점과 인근 14개 마을에서 끌려온 사람들이 희생됐고 시신 수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 등에 주목, “정확한 학살 장소나 시신 수습 여부 등이 ‘해태동산’이라는 해괴망측한 이름에 파묻혀 망각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희범 시장은 <미디어제주>와 전화 통화에서 “해태상을 어디로 옮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해태제과 측과도 해태상 이전에 대해 직접 얘기를 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오는 6일 오전 10시부터 이 곳 도령모루에서는 4.3항쟁 71주년 4.3문화예술축전 일환으로 (사)제주민예총이 주관하는 찾아가는 현장위령제 ‘도령모루해원상생굿’이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 4.3 70주년을 맞아 도령마루에 세워진 표지판. /사진=제주민예총
지난해 4.3 70주년을 맞아 도령마루에 세워진 표지판. /사진=제주민예총
1970년대 초 모 제과업체에서 도령모루 일대에 세운 해태상(像). 이 해태상이 세워진 뒤로 이 곳은 도령모루가 아닌 ‘해태동산’으로 불려지고 있다. ⓒ 미디어제주
1970년대 초 모 제과업체에서 도령모루 일대에 세운 해태상(像). 이 해태상이 세워진 뒤로 이 곳은 도령모루가 아닌 ‘해태동산’으로 불려지고 있다. ⓒ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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