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단식 24일만에 만남 ‘접점’없이 입장 차만 확인
제주 제2공항 단식 24일만에 만남 ‘접점’없이 입장 차만 확인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9.01.11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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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성산읍 주민 김경배씨-원희룡 지사 11일 오후 면담
“기본계획 용역 중단 요구해야”…“국토부 이야기도 들어봐야”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 제2공항 사업 반대 및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면담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 중인 서귀포시 성산읍 주민 김경배(51)씨와 원희룡 지사가 11일 만났다.

김씨가 제주도청 맞은 편에 천막을 치고 단식 농성을 시작한 지 24일만이지만 양 측은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 채 서로의 입장만 확인했다.

양 측의 만남은 지난 10일 가질 예정이었으나 공직선거법 위반(선거자유방해 및 투표소 등에서 무기 휴대죄) 혐의에 대한 김씨의 재판이 계획돼 있어 연기됐다.

제주 제2공항에 반대하며 단식 농성 중인 서귀포시 성산읍 주민 김경배(51)씨와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11일 오후 제주도청 지사 집무실에서 면담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제주 제2공항에 반대하며 단식 농성 중인 서귀포시 성산읍 주민 김경배(51)씨와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11일 오후 제주도청 지사 집무실에서 면담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김씨 측에서는 이날 만남에 김씨의 대리인 김순애씨와 윤경미 제주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김형주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공동대표가 배석했고 제주도 측에서는 원 지사와 안동우 정무부지사를 비롯한 관계 공무원이 자리했다.

제주도의회 홍명환 의원과 고은실 의원도 이번 만남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원 지사는 우선 김씨에게 "2017년 (김씨) 단식으로 (사전타당성 재조사를 위한) 검토위원회가 진행됐는데 또 다시 단식하게 돼 안타깝다"며 "몸이 상할 수 있다. 하고 싶은 말 충분히 하고 대신 건강을 생각해 단식을 풀어달라"고 운을 뗐다.

김씨는 이에 대해 "(2017년) 단식 이후 몸이 회복도 안 된 상태에서 왜 재단식에 들어갔다고 생각하시느냐"며 "제주의 미래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단식을 하는 것이다. 지사가 제주를 아끼고 사랑했다면 단식을 안 했을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이날 면담에서 김씨 측은 검토위원회 활동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일방적인 중단으로 인한 제주 제2공항 사업의 절차적 하자를 주장하며 국토부가 계획 중인 기본계획 용역 중단에 제주도가 나서 줄 것을 요구했다.

원 지사는 제2공항 사업에 대한 반대 측 입장을 각종 언론보도 및 보도자료 등을 통해 확인한만큼 국토부 측의 입장을 확인한 뒤 제주도가 어떻게 할지를 내놓겠다고 답했다

이 같은 요구와 답변은 수회에 걸쳐 반복됐다.

제주 제2공항에 반대하며 단식 농성 중인 서귀포시 성산읍 주민 김경배(51)씨와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11일 오후 지사 집무실에서 면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제주 제2공항에 반대하며 단식 농성 중인 서귀포시 성산읍 주민 김경배(51)씨와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11일 오후 지사 집무실에서 면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김씨는 면담에서 "나는 고향을 빼앗기더라도 납득할 수 있는 근거가 나올거라 생각해서 원 지사와 (반대대책위 및 국토부 등이 검토위원회 활동을) 합의했을 때 납득할만한 합당한 근거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다"며 "(하지만) 지금 상황이 어떠냐. 더 납득하지 못하겠다. 이런 상황에서 (지사는) 책임이 없다는 것이냐"고 따졌다.

이어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용역 설명회가 열릴 것으로 알고 있다"며 "(검토위원회에서 지적한)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고, 지사도 저도 모르는데 기본계획에 들어간다고 한다. 중단 요청을 해야 하는게 아니냐"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국토부에 정확한 관련 자료와 그동안의 결과, 상황에 대해 설명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고, 도민들에게도 모든것을 가급적 제주에 와서 설명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며 "(국토부의) 설명을 듣고 반대위 측 주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을 내리겠다. 공개적으로 발표할테니 기다려달라"고 대답했다.

金 “합의 안 됐는데 기본계획 용역 발주 지사 역할 안 한 것”

元 “공적인 책임 져야 해 정확히 듣고 도민들에게 발표할 것”

국토부와 이야기 하고, 검토위 자료들에 대해 공적인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정확히 듣고 그에 입각해 도민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걸 가지고 발표

김씨가 절차적 하자를 주장하는 부분은 사전타당성 재조사 검토 용역과 관련해 제주도가 국토부에 보낸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측과 합의 내용을 근거로 하고 있다.

제주도가 당시 국토부에 보낸 공문에는 성산읍반대대책위 측과 합의 내용 중 '사전타당성 재검토 용역 결과는 기본계획수립용역 발주 여부를 결정하는 구속력을 갖도록 한다'는 부분이 명시됐다.

김씨는 "(사전타당성 재검토) 용역 검증 결과가 기본계획 수립 여부를 결정하는 구속력을 갖도록 해달라는 것이었다. (재검토) 용역 결과가 도출됐느냐"며 "오히려 (의혹이) 불거졌는데 중간에 (국토부가 재검토 용역 검토위원회 활동을) 잘랐다"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만약 (재검토에서) 근본적인 문제점과 결함이 나올 경우 원점에서 취소할 수 있다는 의미로 구속력을 담은 것"이라며 "마찬가지로 반대 측이 제기하는 문제들이 결정적인 게 안 나온다면 승복한다는 양쪽 의미의 구속력"이라고 설명했다.

김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경배씨가 주장하는게 있고 국토부의 입장이 다르다. 그래서 정확히 진실에 근거해 사리에 맞게 판단하도록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부연했다.

제주 제2공항에 반대하며 단식 농성 중인 서귀포시 성산읍 주민 김경배(51)씨가 11일 제주도청 지사 집무실에서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제주 제2공항에 반대하며 단식 농성 중인 서귀포시 성산읍 주민 김경배(51)씨가 11일 제주도청 지사 집무실에서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김씨는 원 지사의 답변을 들은 뒤 "(재)검증에 들어갔는데 공정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면 가만히 있으면 안 되는 것이다. 시정 공문을 보내든가 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의 대리인인 김순애씨가 "(원 지사가) 의견수렴을 하겠다고 했는데 검토위 의견과 도민 의견 등을 듣는 과정을 어떻게 밟으실 것이냐"고 따지기도 했다.

원 지사는 "우리가 중앙정부(국토부)와 지방정부로서 제주공항 포화 여부에 대한 용역을 할 때부터 업무협의서가 있다. 검토위가 가동되는 동안은 우리가 빠져달라는 요청이 있어 관여하지 않은 것이다. 국토부가 사업을 진행한다고 하니 우리가 빠진 동안의 상황과 자료, 정보를 공유해 달라고 (국토부에) 요구하는 것"이라며 "빠른 시간 내에 우리의 입장을 도민들과 경배씨가 알아듣기 쉽게 발표하겠다"고 답했다.

김씨는 그러나 "국토부가 일방적으로 (검토위원회 활동을) 중단한 것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겠느냐. (국토부에 보낸 공문) 4번 문항에도 부실 의혹이 해소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돼 있는데 (원 지사가) 아무것도 안 하시고 국토부를 기다리는게 아니냐"고 재차 국토부에 기본계획 용역 추진 중단을 제주도 차원에서 요구할 것으로 촉구했다.

김씨의 대리인도 중간에 "반대위 측 검토위원들이 있는데 그 분들에 대한 의견 수렴은 어떻게 할 것이냐. 국토부의 의견을 수렴한다는데 그 과정 이후 다음 면담을 잡아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씨는 원 지사가 "국토부 입장을 들은 다음에 하겠다"고 하자 "반대위 측 검토위원들은 국토부 결과 발표 자체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국토부 의견을 듣는다는 말만 하느냐"고 답을 요구했다.

제주 제2공항에 반대하며 단식 농성 중인 서귀포시 성산읍 주민 김경배(51)씨와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11일 오후 제주도청 지사 집무실에서 양 측 관계자들이 배석한 가운데 면담을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제주 제2공항에 반대하며 단식 농성 중인 서귀포시 성산읍 주민 김경배(51)씨와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11일 오후 제주도청 지사 집무실에서 양 측 관계자들이 배석한 가운데 면담을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원 지사는 김씨의 말에 "반대위 측 입장은 문건이나 발언, 페이스북 등을 통해 듣고 있다"며 "국토부가 가진 회의록이나 정확한 사항에 대해서는 국토부로부터 들은 바가 없다. 그것까지 듣고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김씨는 "합의도 안 됐는데 (제2공항) 기본계획 발주가 됐다. (원 지사가) 역할을 안 하고 계신 것"이라고 반복했고 김씨의 대리인 역시 "지금 기본계획 용역 처리 과정이 불합리 하니 그에 대해 (김씨가) 요구하는 것이다. 단식이라는 극단적인 수단으로 절실히 요구하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원 지사는 이들의 주장에 "국토부 이야기에 의문점이 있으면 그에 맞게 판단할 것이고 양 측이 엇갈리면 회의록 등을 통해 판단해야 할 것"이라며 "국토부 이야기를 듣지 못하고, 자료도 못 본 상태에서 '이런 경우 이렇게 하겠다'고 이 자리에서 즉답은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와 함께 "국토부와 이야기 하고, 검토위 자료들에 대해 공적인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정확히 듣고 그에 입각해 도민들에게 제시할 수 있는걸 가지고 발표할 예정"이라고 같은 답변을 반복했다.

이날 배석자들은 원 지사에게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을 갖지 않겠다는 것이냐. (공식 입장) 발표 전에 브리핑 자료 말고 공식적으로 의견 청취하는 자리가 없다는 것이냐. 김씨의 요구를 못 받아들이는 것이냐"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원 지사는 "제주도의 입장이다. 반대위 측은 (기본계획 용역) 중단이나 (검토위원회 활동기간) 연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냐"며 "국토부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반대위 측이 일리 있다면 그에 맞게 판단하는 것이고 다른 경우라면 또 그에 맞게 판단하겠다는 것"이라고 답을 내놨다.

김씨는 끝으로 "마지막으로 이야기하겠다. 국토부의 이야기를 듣겠다고하는데 인정하지 못하겠다"며 "공문 3번 문항('사전타당성 재검토 용역 결과는 기본계획수립용역 발주 여부를 결정하는 구속력을 갖도록 한다')에 따라 공정한 용역이 이뤄질 수 있도록 요청하시라. 이 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고 주장을 되풀이했다.

한편 이날 면담에 앞서 김씨 측은 제주도청 현관에서 자신들과 뜻을 함께하는 이들의 추가 배석 및 참관을 요구하며 제주도 측 관계자와 승강이를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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