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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에도 유효한 이야기"…김혜수X유아인 '국가부도의 날'의 기록
"현재에도 유효한 이야기"…김혜수X유아인 '국가부도의 날'의 기록
  • 미디어제주
  • 승인 2018.11.1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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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배우 허준호, 김혜수, 최국희 감독, 유아인, 조우진[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왼쪽부터) 배우 허준호, 김혜수, 최국희 감독, 유아인, 조우진[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1997년, 대한민국 최대 위기였던 ‘국가부도의 날’이 스크린을 통해 재현된다. 아무도 예고하지 않았던 그날의 기록이 영화적 상상화 결합, 생생하게 그려졌다.

1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에 위치한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국가부도의 날’(감독 최국희·제작 영화사 집·배급 CJ엔터테인먼트)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최국희 감독을 비롯해 배우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이 참석했다.

영화는 국가부도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까지 1997년 IMF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최국희 감독은 “엄성희 작가가 쓴 시나리오를 받고 IMF 시절을 생각했다. 그 당시 기억이 남아있기 때문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며 영화 ‘국가부도의 날’를 연출하게 된 결정적 계기를 밝혔다.

영화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비공개로 운영되었던 대책팀이 있었다는 한 줄의 기사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OECD 가입’ ‘경제 선진국 반열’ ‘아시아의 네 마리 용’ 등 온통 호황만을 알리는 지표 속 아무런 예고도 없이 대한민국에 들이닥친 경제 재난 그 긴박한 순간에 영화적 상상을 더해 국가부도의 날 직전 일주일을 담아 재구성 했다.

최 감독은 한국영화 최초로 IMF를 소재로 한 만큼 관객들에게 경제 용어·상황 등이 낯설게 느껴지지 않겠냐는 우려에 관해 “경제 용어, 일상에 쓰이지 않는 말들이 자주 나오지만 밖으로 꼭 설명하지 않아도 관객들이 충분히 인물들의 감정을 따라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며 관객들이 충분히 영화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 자신했다.

또한 영화는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을 앞세워 당시 1997년의 위기를 세밀하게 그려냈다. 최 감독은 “‘국가부도의 날’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라고 말하며 “긴박했던 순간, 동일하게 살았던 인물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층위를 나누었다. 그들이 대표가 될 수는 없으나 시대를 열심히 살았던 사람들의 대표는 충분히 될 수 있다고 본다”고 거들었다.

김혜수는 이번 작품에서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 역을 맡았다. 김혜수는 “경제 전문가다 보니 어려운 경제 용어들을 자연스레 익히는 것이 중요했다. 당연히 쉽지 않았다. 제게도 생각한 단어와 문장이었고 그런 것들을 체화 시키는 작업이 필요했다. 당시 상황에 대한 공부가 필요해 경제 강의를 듣기도 했다. 말에 대한 부담은 최소화시키고 오로지 한시현이라는 인물을 가지고 연기했다”며 극 중 인물에 몰입하기 위한 과정을 언급했다.

허준호는 회사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준투하는 가장 갑수 역을 맡았다. 깊이 있는 연기로 소시민의 얼굴을 무게감 있게 그리는데 성공했다. 특히 IMF 위기로 자살까지 고민하게 되는 갑수의 모습은 많은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그는 “제게도 그에 버금가는 아픈 경험이 있었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슬픔과 가슴 찢어지는 아픔을 겪어봤다.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당시의 기억을 살려 조금이나마 연기로 표현해보려고 했다”며 진정성 있는 연기력을 펼치려고 노력했다고 덧붙였다.

조우진은 경제 위기 속 새로운 판을 짜는 재정국 차관 역을 맡았다. 번번이 자신과 반대 의견을 내는 한시현이 탐탁지 않은 그는 시현의 의견을 묵살하고 자신의 뜻대로 대책팀을 이끈다. 늘 매 작품마다 제 몫을 다해온 조우진이지만 ‘국가부도의 날’에서 그는 인물을 전형적이지 않도록 유연하게 완성해냈다.

조우진은 “차관만이 가질 수 있는 산과 악을 구분할 수 있는 신념을 중심으로 뒀다. 한시현과 다른 인물들을 맞닥뜨렸을 때 다른 호흡이 있을 거라 생각했다. 사람은 늘 상대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의 앞에서 어떤 말과 행동을 할지 고민했다. 욕심과 의지보다 호흡에 맞춰서 가야한다는 생각이었다. 같이 (연기) 하는 분들이 너무 잘하시는 분들이라 버티고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연기적으로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유아인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사표를 던진 금융맨 윤정학 역을 맡았다. 김혜수, 조우진, 허준호와 다른 갈래의 이야기로서 독립적으로 인물을 펼치고 서사를 끌어나가야 했다. 유아인은 “정학은 다른 줄기를 가진 인물이지만 주변에 송영창 선배님과 류덕환 씨의 도움을 받아서 인물을 완성시킨 것 같다. 경제 이야기가 생소하고 어떤 측면에서는 재미없는 이야기로 받아들일 수 있어서 우리로 하여금 젊은 관객들을 이야기 안으로 끌고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혜수는 관객들이 ‘국가부도의 날’을 봐야하는 이유를 정리하며 “고통스러운 현대사 가운데 우리 삶을 바꿔놓은 큰 사건이지 않나. 2018년 현재를 살아가지만 현재에도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것을 환기할 수는 없지만 이 영화를 통해 건강하고 유의미한 생각을 나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진다”며 기자회견을 마무리 지었다.

한편 1997년 위기의 대한민국을 담아낸 영화 ‘국가부도의 날’은 오는 28일 개봉된다. 관람등급은 12세이상이고 상영시간은 114분이다.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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