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로스쿨, 제2의 인생 도전 창구"
"로스쿨, 제2의 인생 도전 창구"
  • 한애리 기자
  • 승인 2007.09.11 0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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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트스터디, 10일 로스쿨 전국 순회 제주대학교 설명회

조선일보와 법문사가 주관하고 ㈜리트스터디가 주최하는 로스쿨 입학 전국 순회 제주대학교설명회가 10일 오후 6시 40분부터 제주대학교 학생들과 일반인들이 참가한 가운데 제주대학교 국제교류회관에서 열렸다.

이날 이시한 리트스터디 대표교수가 설명하는 시시콜콜한 얘기까지 귀를 쫑끗 세우고 듣는 이가 있었다. 대학을 졸업한 후 항공사에서 10년 넘게 일하고 있다는 문성화씨(42).

"노후를 대비하려면 전문직을 가져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올 초 로스쿨 얘기가 나올 때마다 빼놓지 않고 정보를 모으고 있습니다."

문씨는 2009년 개교한다는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에 인생의 또다른 도전을 할 계획이라고도 알려줬다.

그는 "만약 제주대학교에 로스쿨이 설립된다고 하면 회사를 그만두고 로스쿨 입학에 올인해 볼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법조인 양성시스템인 로스쿨에 대해서는 대학에 재학중인 학생들 외에도 일반인의 관심이 뜨겁다. 사전 법학지식이 없어도 입학할 수 있기 때문에 직장인들 사이에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창구로 각광받고 있다.

# 학사학위 누구나 지원가능, 일반인들도 '관심'

이시한 리트스터디 대표교수는 이날 설명회에서 "1년에 사법시험을 통과하는 사람들이 1000명이라고 치면 서울대 출신은 300명, 연세대와 고려대 출신은 각각 180명씩 360명으로 소위 스카이대학 출신이 사시 패스 인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지만 로스쿨제도가 도입되면 1년에 변호사나 판.검사 자격 응시자격이 120명에서 150명으로 한정된다"며 "그렇게 되면 서울대나 연.고대에서 줄어든 인원은 지역에서 채우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교수는 "각 지역에서는 서울대 등 스카이 출신들이 지역에 내려와서 로스쿨을 장악하는 것이 아닌가 우려하고 있기도 하지만 아마 각 대학이 자대 출신과 타대 출신 비율을 두고 정원을 뽑기 때문에 로스쿨은 지역 법조인을 양성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스쿨 제도의 가장 큰 장점은 학사학위만 있으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로스쿨 입학시험인 '법학적성시험'(LEET)에는 법학지식을 묻는 문제는 나오지 않는다.

이 대표교수는 "달달 외워야 되는 법학 지식을 묻는 문제들이 아니라 논리력을 테스팅하게 된다"며 "언어의 이해, 추리논증, 논술 등 법조인에게 필요한 논리력, 추론능력, 이해력, 합리적인 사고력 등을 평가하기 위한 시험 위주로 평가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일반인인 경우 사회경력에 대한 가중치를 많이 주는 곳이 어딘가를 살펴야 하고 학생들인 경우는 영어시험이나 학부성적 가중치(GPA)가 높은 곳을 선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대표교수는 또 로스쿨 입학준비를 망설이는 직장인들을 위해 "직장인들은 6개월, 1년 올인해서  로스쿨에 입학하려고 하면 안된다"며 "꾸준히 공부 하다가 승부수를 던질 때가 됐다고 판단될 때 시도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1억원 안팎 비용...'귀족 로스쿨' 우려

그러나 로스쿨 준비생들이 염두에 둬야 할 점 중 하나가 변호사가 되기까지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어학이 중요한 입학기준이라 어학공부도 소홀히 할 수 없고 입학시험에는 법학문제가 나오지는 않는다지만 비전공자라면 기본적인 법학지식도 공부를 해둬야 한다.

로스쿨의 경우 1년에 1500만~3000만원의 학비가 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고 책 등 수험준비를 위한 비용까지 합하면 3년 동안 1억원 안팎이 드는 셈이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저소득층 사람들은 로스쿨에 다지기 어려워 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고 그래서 한편에서는 '귀족 로스쿨' '부의 세습'이라고 얘기도 하고 있다.

이날 설명회에서 만난 김애리씨(20.제주대 법학부 2년)는 "내년이면 3학년인데, 사법고시를 준비해야 할 지 로스쿨 입학시험을 준비해야 할 지 참 애매해서 설명회에 참석했다"며 "법조계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로스쿨 진학이 필수라는 점을 확인하긴 했는데 로스쿨 비용이 너무 비싸서 문제"라고 말했다.

김씨는 "로스쿨 입학생들을 위한 정부대출제도가 있다고 해서 대출을 받아서 해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애초에 로스쿨 제도를 도입한 것은 변호사의 수를 늘려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저가로 제공하고, 변호사의 전문능력을 향상시켜 국제경쟁력을 강화하려는 목적이었다.

제2의 인생을 살아보려고 시도하는 직장인들에게나, 법조인으로 목표를 가지고 지금까지 내달려온 학생들에게 로스쿨제도가 또다시 돈 없이 버틸 수 없는 소수 부유계층을 위한 '그들만의 리그'로 변질되서는 안될 것으로 보인다.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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