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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19구급대원 폭행, 언제까지
기고 119구급대원 폭행, 언제까지
  • 미디어제주
  • 승인 2018.05.02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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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양준환 동홍119센터 소방사
양준환 동홍119센터 소방사
양준환 동홍119센터 소방사

4월 2일 전북 익산에서, 도로 한복판에 쓰러져 있던 취객을 구조하러 119구급대가 출동했다. 그러나 취객은 자신을 구조해주는 구급대원에게 폭언과 폭행을 행사했다. 폭행당한 구급 대원은 그날 이후 심한 구토와 경련에 시달리다가 4월 24일 뇌출혈로 쓰러져 긴급 수술을 받은 뒤 산소호흡기에 의존하다 5월1일 상태가 급속도로 악화되어 결국 숨을 거뒀다. 너무나도 가슴 아픈 사건이다.

2012년부터 2017년 7월 말까지 5년 7개월 동안 소방관들이 업무 중 폭행이나 폭언을 당한 사례는 총 870건에 달한다. 그리고 2016년 피해 사례가 4년 전인 2012년보다 2.2배나 늘어났다.

구급대원 폭행·폭언 사례가 뉴스, 방송에서도 여러 차례 나오고 있다. 그리고 소방기본법에서는 소방대원을 폭행하면 5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럼에도 폭행은 줄지 않고 오히려 늘어났다니 아이러니하다. 이것은 제도적인 강화나, 언론 매체를 통한 홍보에 앞서 도민의 의식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

사람이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부리나케 출동을 가보면 단순한 주취자인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다친 사람이 없어서 차라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취객으로부터 폭언을 듣거나 폭행을 당할 때면 엄청난 스트레스와 폭력에 대한 두려움이 밀려온다. 소방관이라는 직업에 회의를 느낄 때도 있다. 그러나 “고맙습니다.” 말 한 마디면 없는 힘도 생긴다. 도움은 구급대원들만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요구조자 또한 구급대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신고자들이 폭언과 폭행으로 범죄자가 되기보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로 구급대원들에게 힘을 줄 것이라 희망하며 오늘도 구급대원들은 도움이 필요한 곳으로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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