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제주도 일방통행식 절차 누구를 위한 정부 통탄”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 제2공항 예정부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주민들이 28일 제주특별자치도청 앞에서 제2공항 반대 집회를 열었다.
제2공항반대온평리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현은찬 이장)는 이날 집회에서 "예정지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토교통부와 제주도가 일방통행식 절차만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누구를 위한 정부와 제주도인지 통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은찬 위원장은 이날 “지난 2년 동안 (우리의) 아픈 속 쓰림을 제주도청과 담당 직원들이 국토부로 전달할 것이다. 쓴소리, 된소리, 아픈소리를 마음껏 내뿜자”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온평리 주민 송종만(69)씨는 마이크를 잡고 "농사를 지으며 살아왔는데 2년 전 제2공항 계획이 발표되면서 70년 동안 살아온 시계가 멈춰 버렸다"고 성토했다.
송씨는 "내 마음은 도둑 맞았고 이 순간까지 정신없이 살았다. 농사도 제대로 못 짓고 밤에는 잠도 못자고 있다"며 "이게 다 제2공항 발표 때문이다. 내 땅을 가져가겠다는 사람들이 지금까지 말도 없다"고 말을 이어갔다.
이어 "국토부가 활주로 하나로 (제2공항을) 개항했다가 수년 뒤 하나 더 만들어 24시간 돌릴 것이다"며 "군 공항 말이 나왔는데 (아마) 할거다. 시작은 남부구조대로 하겠지만, 제주도에 힘이 없다. 외세의 힘에 의해 군 공항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송씨는 "2년 전 최초 용역결과 발표때 성산공항의 장점에 확장성이라는 대목이 있다. 이것은 공항을 하나로 한다는 것"이라며 최근 중단한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김경배 부위원장의 단식에 대해서도 "온평과 성산을 대표해 목숨을 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사람들이 온평에 공항이 들어오면 보상을 많이 받아 좋을 거라고 하는데 아니다. 도로, 묘지, 임야 등은 평당 10만원, 20만원 준다고 한다. 하우스 40만원, 집은 90만원이다"며 "똘똘 뭉쳐 난관을 헤쳐 살 길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온평리비대위는 이에 따라 △국토부와 제주도 일방적인 제2공항 사업추진 결사반대 △주민동의 없이 추진 제2공항 결사반대 △생존권 위협 제2공항 추진 결사반대 △마을 문화와 전통을 파괴하는 제2공항 결사반대 △마을 공동체 파괴하는 제2공항 결사반대 등을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