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00:55 (일)
농아협회 회원, 농아협회장 사퇴 촉구
농아협회 회원, 농아협회장 사퇴 촉구
  • 한애리 기자
  • 승인 2007.07.30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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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아인 20여명의 소리 없는 '뜨거운 함성'
제주농아협회장, 외도동 소재 협회 토지 횡령 '의혹'

앉아만 있어도 땀이 등줄기를 따라 주루룩 흐르는 무더위 속 농아인 20여명이 찜통더위를 마다하지 않고 밖으로 나왔다.

30일 낮 제주시 탐라장애인종합복지관 오른쪽 야외 휴게소에는 'OOO협회장.농애원 이사장 사퇴하라' 문구가 쓰여진 플랫카드를 내걸고 농아인 20여명이 모여있었다.

이들은 한국농아인협회 제주특별자치도협회 회원들은 한국농아인협회 제주도협회장 A씨가 회원들 몰래 농아인협회의 땅을 회원들 몰래 불법 매각했다고 주장하면서 이에 대한 해명과 회장을 사퇴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었다.

비장애인들과의 대화를 위해 한국농아인협회 중앙회에서도 관계자 한 명이 내려와 수화통역을 도와주고 있었다.
 
이날 만난 농아인들은 한결같이 억울함을 호소했다.

농아인들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이유는 한 가지. 제주시 외도동에 한국농아인협회가 소유했던 땅과 건물에 관한 얘기였다.

1998년 전국의 농아인협회 회원들은 십시일반 모금한 돈으로 제주시 외도동 2644여㎡를 구입했다. 협회 사무실을 마련하고 보호작업장을 만들어서 교육도 하고 협회 회원들의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였다.

당장 여건이 안 되던 한국농아인협회는 땅을 구입한 지 5년 정도가 지나서야 대한항공에서 기증해 온 2000만원을 가지고 협회 사무실을 만들었다.

또 1998년도에는 제주시가 1억원을 지원함에 따라 협회 사무실 옆으로 간판과 가구, 인테리어를 할 수 있는 보호작업장 3곳을 마련해 농아인들의 목공업체 '나무와 손' 등을 운영해 왔다.

그러던 어느날 보호작업장에 한 사람이 찾아와 건물과 땅이 매각됐으니 오는 12월까지는 비워달라는 얘기를 해 왔고 상황을 이해할 수 없었던 하승옥 이사가 지난 16일 법원에 직접 가서 등기부 등본을 확인한 결과 회원들이 매입한 땅이 매각된 것을 알게됐다.

땅이 매각된 것은 이미 5월의 일이었다.

"확인해 보니까 사무실이 있던 건물이나 땅은 회원들의 명의가 아니라 A 회장의 이름으로 돼 있었습니다. 10년이 지나고 20년이 다 되도록 그 사실을 회원들은 몰랐던 거죠."

하 이사는 "당시 협회명의로 매입할 수 없다고 해서 A 회장 이름으로 매입했다고 하는데 그것까지 이해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어떻게 회원들이 모은 쌈짓돈으로 산 땅을 사전 말 한마디 없이  매각을 할 수 있느냐"면서 "협회를 무시한 것은 농아인 전체를 무시한 처사며 지금이라도 그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수화를 하는 그에 손에는 바짝 힘이 들어갔다.

하 이사에 따르면 A회장은 목공업체 '나무와 손'을 운영하는 동안 나타난 적자와 각종 보험료 미납금 등 채무만도 5억 6000여만원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땅과 건물을 매각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는 "나무와손의 부채를 갚는데 사용했다면 어떻게 사용했는지 회원들이 믿을 수 있게 근거를 제시하라고 수차례 주장했지만 근거를 제시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회원들 앞에서 단 한 번 해명의 기회가 없다"면서 "아무 해명도 못하는 것은 결국 회원들의 재산을 개인용도로 사용한 횡령"이라고 못 박았다. 

하 이사는 또 "A회장은 선거를 통해 지역협회장을 선출해야 한다는 규칙을 지키지 않고 지난해 회원들을 개인적으로 만나 서명을 하는 등 불법적인 방법으로 회장직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그래서 현재 중앙에서 정식 임명도 하지 않은 회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농아인협회 제주특별자치도협회 회원들은 A회장이 해명을 하고 공식 사퇴할 때 까지 법적 대응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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