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6 21:11 (금)
'삼천포'로 빠지다 '걸려든 횡재?'
'삼천포'로 빠지다 '걸려든 횡재?'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7.06.06 11: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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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제주도의회 해군기지 행정사무조사 초반 쟁점
여론조사 계약관계-사후 감수-문구수정 흔적 등 의혹
국방부와 제주도간 양해각서안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 행정사무조사가 5일부터 본격 시작된 가운데, 초반 사무조사의 초점은 '양해각서안의 실체'보다는 '여론조사의 절차상 문제'로 집중되고 있다.

5일 유덕상 제주특별자치도 환경부지사, 이종만 해양수산본부장 등 관계 공무원을 출석시킨 가운데 열린 행정사무조사의 쟁점은 단연 '여론조사'로 모아졌다.

이날 행정사무조사에서는 ▲여론조사 계약관계 ▲여론조사 용역검수 날짜와 발표 날짜가 일치하지 않는 문제 ▲그동안 배포된 여론조사 자료의 조사설계 내용이 틀리게 기재된 이유 ▲행정사무조사에 제출된 자료에 지역내 표본구성이 누락된 점 등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쟁점 1 - 별도 계약서가 왜 존재하지 않나


먼저 여론조사 계약관계에 있어서는 원계약자인 제주특별자치도와 제주지방자치학회가 지난 여론조사에 따른 별도의 계약서 없이 진행된 점이 불거졌다.

제주도가 제출한 자료에는 2006년 12월 제주도와 제주지방자치학회간에 체결한 위탁업무계약서가 있다. 이 자료를 보면 위탁업무는 해군기지 관련 도민 대토론회 개최(제주발전연구원), 도민의견 수렴 전반 등이다. 소요예산은 도민대토론회 1800만원, 의견수렴 업무 2200만원 등 총 4000만원이다.

이 계약서에는 계약을 맺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을'(제주지방자치학회)는 '갑'(제주특별자치도)에게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도록 명시했다.

그런데 지난 5월 초 실시된 해군기지 여론조사의 소요경비는 1억원.
지난해 12월 체결한 업무위탁의 '도민의견 수렴'과 올해 5월 위탁된 업무의 '여론조사'는 소요경비에서부터 차이가 있고, 계약서 내용상 연장선상의 업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는게 도의회의 시각이다.

더욱이 지난해 12월 계약서상의 '도민의견 수렴' 2200만원의 경우 제주도의 요청에 따라 사업을 유보, 현재 그 돈이 집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행정사무조사에서 현우범 의원과 오옥만 의원은 이 부분에 대해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오옥만 의원은 "2006년 12월은 해군기지의 대한 의견수렴을 여론조사 방법을 택할 것인지, 주민투표로 결정할 것인지도 결정되지 않은 때 아니냐"며 "5월 1일부터 18일간 실시하는 여론조사에 대한 계약서가 없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 의원과 함께 현우범 의원도 "어떻게 제주도의 중요한 정책결정을 좌지우지하는 여론조사에 대한 계약서가 없을 수 있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이종만 해양수산본부장은 "지난해 12월 당시 해군기지 TF팀을 구성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업무별로 담당기관을 지정했었다"면서 "토론회는 제주발전연구원, 도민여론수렴은 지방자치학회에 의뢰할 것으로 결정해서 작년 12월 29일자로 공문이 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해양수산본부장은 "12월 당시 제주지방자치학회에서 해군기지와 관련해 주민의견 수렴 전반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기로 했었기 때문에 별도의 계약은 없었고 간담회 형식으로 구두의 약속만이 있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오옥만 의원은 "이번 여론조사는 제주도와 지방자치학회간의 업무위탁계약인데, 업무의 기간, 소요경비 등을 담은 별도의 업무위탁계약서가 있어야, 을(제주지방자치학회)이 이 계약서에 근거해서 을이 제3자(갤럽)에 의뢰할 수 있는 것 아니냐"며 제3자에게 의뢰할 수 있도록 한 업무계약서가 있는지를 재차 추궁했다.

그러자 이종만 본부장 "확인해보고 대답하겠다"고 답변했는데, 함께 배석한 담당과장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앞으로 행정사무조사 과정에서 이 '업무위탁계약서'의 존재여부와 함께, 만약 별도의 업무위탁계약서가 없는 것으로 최종 판단될 경우 계약업무의 절차적 문제가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쟁점 2 - 여론조사 결과 발표가 끝난 후 이뤄진 용역 검수


두번째, 여론조사 결과가 공표된 후에야 이 여론조사가 적정하게 이뤄졌는지에 대한 검수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돼 이 부분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지방자치학회와 갤럽의 용역계획에는 5월1일부터 18일까지 용역을 실시하는 것으로 돼 있다. 이 여론조사 결과가 공표된 것은 5월14일.

그러나 이 용역조서가 적정한지 여부를 확인하는 검수는 5월18일 이뤄졌다. 즉, 먼저 발표가 된 후 검수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5월18일 용역검수(용역조서 완료서)에서는 검사원 이00, 입회장 김00 도장이 찍혀 있다.

이 부분과 관련해, 오영훈 의원은 "한국갤럽에서 수행한 여론조사 결과가 맞는지 제주지방자치학회에 검증을 의뢰해 보고 발표해도 무방한데 서둘러 발표한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이유를 추궁했다.

이에 유덕상 환경부지사는 "어떤 절차를 밟았든지 여론조사 결과만 받으면 됐다"면서 "여론조사 결과는 13일(일요일)에 받아봤는데 정보누설 등의 또 다른 문제가 염려돼 14일 발표하게 됐다"고  답변했다.

#쟁점 3 - 제출 보고서 '조사설계서' 왜 문구수정했나

세번째 쟁점은 제주도가 의회에 제출한 여론조사 결과보고서의 내용이 일부 수정한 흔적이 있는 부분이다.

오옥만 의원에 따르면 그동안 제주도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보고서와 관련한 자료를 모두 3회에 걸쳐 제출받았다.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된 5월14일, 그리고 자료제출 요구(서면질의)를 통해 개별적으로 받은 5월25일, 행정사무조사에 따라 제출받은 6월4일 등 모두 3회다.

그런데 5월14일과 5월25일 제출받은 자료는 거의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으나, 최근 '원본'이라고 강조하며 행정사무조사 참여 의원에게 제출한 6월4일 자료는 앞선 자료와 비교할 때 일부 수정한 흔적이 발견됐다는 것이 오옥만 의원의 주장이다.

오옥만 의원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5월14일과 5월25일 제출해온 '제주해군기지 관련 주민여론조사 결과'의 <조사설계 및 진행>을 보면 모집단이 '제주도에 거주하는 만 20세 이상의 남녀'로 돼 있다.
그러나 6월4일 행정사무조사에 제출한 자료의 같은 페이지 <조사설계 및 진행>을 보면 모집단이 '제주도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의 남녀'로 돼 있다.

모두 원본이라고 하면서도 한번은 '만 20세 이상', 최근에는 '만 19세 이상'으로 각각 다르게 표기돼 있는 것이다.

이에 오옥만 의원은 "누군가가 조사설계의 문구를 수정했다는 것을 말한다"며 "납품받은 용역보고서의 원본을 그대로 복사했다면 이러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느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오 의원은 "납품받은 용역결과에 대해서는 손을 안댔다고 주장하지만, 어떻게 문구가 다를 수 있느냐"며 "원본이라고 하는데, 내용이 왜 다른가"라고 질의했다.

이에 유덕상 환경부지사는 "처음 듣는 말"이라고 답했고, 이종만 본부장은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

#쟁점 4 - 행정사무조사 제출자료 '지역별 표본' 왜 뺐나


네번째 쟁점은 제주도가 도의회 행정사무조사 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서조차 여론조사 결과 중 '지역별 표본구성'에 대한 부분은 모두 뺀데 따른 의혹이다.

행정사무조사 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는 지역별 조사에 잇어 대천동, 안덕면, 남원읍 등 넓은 범주의 지역표본 구성내용만 있을 뿐 세부적으로 마을단위 표본내용은 빠져 있다.

#행정사무조사위, 7일 해양수산본부 팩스 송수신관계 현장조사

한편 행정사무조사위원회는 7일 제주특별자치도 해양수산본부를 현장 방문해 국방부와 제주도간 오갔던 업무협약 관련 문서가 있었는지 등에 대한 팩스 송수신 관계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11일에는 여론조사 업무위탁을 받은 제주지방자치학회와 갤럽 관계자를 출석시켜 조사할 예정이고, 12일에는 강정동 마을주민들을 불러 의견을 청취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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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 2007-06-06 20:12:46
1.업무위탁기관은 반드시 공개경쟁 절차에따라 여론기관을 선정해야하는데
특정업체선정한 경위가 의심된다(사전에 여론기관을 선정한 두목이 누구인지?
2.양해각서에 대하여
국방부로부터 팩스받을때에 잘 안보여 여직원을시켜 워드작성을새로 했다는데
상식이하 답변,,, 이메일로받을생각?
3.용역검수서에 도장찍은자를 심문하세요ㅡ계약서와법령에따라
준수했는지ㅡ누가시키니까 아무도생각없이 도장만 꾹찍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