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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글쎄~', 오늘은 '오케이^^'
역외금융센터 논의 급선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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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외금융센터 논의 급선회, 왜?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7.04.22 09:09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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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제주국제금융센터 국제세미나 개최
발표자, 한결같이 '역외금융센터' 필요성 강조

불과 5년전만 하더라도 타당성이 낮다며 당면 검토과제에서 미뤄졌던 제주국제금융센터 논의가 최근 논의기조가 급선회되면서,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타당성 낮음' 또는 '신중한 검토'로 결론내려졌던 학자와 전문가들의 주장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21일 오전 11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삼다홀에서 열린 제주대학교 국제금융연구센터와 관광과경영경제연구소, 제주금융포럼이 주최한 제주국제금융센터 국제세미나 '외국 역외금융센터의 성공사례와 제주국제금융센터가 나아갈 방향'은 논의기조가 180도 전환됐음을 실감케 했다.

현재 제주에서 논의되고 있는 국제금융센터는 '역외금융센터'로 집약된다. 세계적인 금융기관들이 지점 또는 현지법인의 형태로 영업망을 집중시킴으로써 국적과 거주성이 다른 경제주체 상호간에 직.간접적으로 금융거래가 대량적.지속적으로 이뤄지는 금융시장을 총칭하는 것을 국제금융센터라고 설명한다면, 역외금융센터는 국제금융센터의 한 종류의 설명할 수 있다.

즉, 역외금융센터는 주로 비거주자(외국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비거주자를 대상으로 운용하는 금융중개시장으로서 조세 및 금융규제면에서 특혜를 부여하며, 인위적으로 창설한 금융센터를 말한다. 더불린, 홍콩, 싱가폴, 룩셈부르크, 바레인 등이 예다.

제주에서는 제주국제자유도시에 대한 논의가 무르익던 1999년을 전후해 이 역외금융센터 도입방안이 여러각도로 연구됐으나, 결론적으로 '타당성이 낮다'며 제주국제자유도시 종합계획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으나, 그 중에서도 역외금융센터는 국제금융안정에 잠재적 위협요인이 있다는 것과 조세피난처 및 자금세탁 우려가 있다는 것 등이 핵심이다.

대부분의 역외금융센터는 기본적인 통계의 부재, 취약한 감독체계, 역내 감독당국과의 정보공유 제한, 유해조세경쟁 등으로 국제금융시스템의 잠재적 위협용인이 된다는 것이다.

또 세제혜택 유인에 의한 역외금융센터로의 자금이동은 본국의 조세기반을 위협할 수 있으며, 일부 역외금융센터의 경우 탈세 및 자금세탁 등 불법적인 거래에도 이용될 우려가 크다는 것이다.

전문가나 학계에서도 역외금융센터에 대한 연구가 이뤄졌으나 '긍정적' 보다는 '부정적'인 결론이 도출된 사례가 많았다.

다음은 제주도가 제공한 제주국제금융센터 관련 연구와 결론.

▶장기신용은행(1984), 지역경제발전도 패턴과 제주도의 산업개발 전망
==> 설립여건 미성숙, 설립여부 검토 점진적 추진
▶김종기 외(1989), 제주도종합개발계획의 재검토(한국개발연구원)
==> 다른 지역과 균형발전 형평성 문제 야기
▶좌승희(1992), 제주역내외 금융발전방향의 모색
==> 타당성 높지 않으며 금융자율화를 통한 금융수요 여건 조성
▶김세진(1998), 2010년 제주경제발전의 비전과 전략
==> 외환 및 자본자유화의 급진전으로 타당성이 낮음
▶김세진(1999), 한국금융의 선진화 전략
==> 영종도, 제주와 같은 특정지역을 역외금융센터로 개발 육성방안 검토할 필요
▶민주당 제주국제자유도시정책기획단(2001), 제주지역 역외금융센터 설치 및 발전가능성
==> 보다 장기적으로 신중히 검토해야 할 과제로 분류

이처럼 각종 연구결과에서 보는 것처럼, 타당성이 있다거나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보다는 그렇지 못한 의견이 대세를 이뤘다.

그러나 이 제주국제금융센터에 대한 논의는 2006년 제주도가 제주발전연구원, 한국채권연구원, 한국금융연수원에 의뢰한 연구용역을 기점으로 해 '타당성 높음'으로 급선회했다.

강철준 한국금융연수원 교수와 오규택 한국채권연구원 대표가 책임연구원을 맡아 수행했던 이 연구용역에서는 정부의 FTA 추진, 동남아 저가관광의 확산 등으로 인한 제주경제의 위기를 타개하고 장기 성장동력 산업을 발굴하기 위해 제주도에 동북아시아의 역외금융거래를 집중적으로 유치하는 국제금융센터 설립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경제적 타당성면에 있어서 비록 초기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크지 않으나 장기적으로는 지역소득과 고용에 기여하는 효과가 상당하며, 교육 등 연관산업 발전이 기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보고서는 제주금융센터 건설시 약 985억원의 직접효과가 있으며, 생산유발효과는 약 1996억원, 고용유발효과는 약 1672명, 소득유발효과는 384억원으로 추정했다.

5년만에 논의기조가 완전히 뒤바뀌게 된 것과 관련해 제주도는 그간 논의의 한계가 있었음을 지적하면서, 아울러 여건이 달라졌음을 강조한다.

우선 그간 논의의 한계로는 ▲금융센터 또는 역외금융센터에 대한 이해 부족 ▲한국경제 및 한국금융산업의 경쟁력과 제주금융센터 간의 연계논리 미비 ▲역외금융센터의 제주경제에 대한 효과 의문 ▲제주도내 실천주체 및 추진실무조직 미확보, 국제자유도시의 핵심과제화 실패 등을 제시했다.

#"종전 연구에서는 역외금융센터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데서 비롯"

종전 연구에서는 역외금융센터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는 점을 첫번째로 꼽고 있는 특징이다.

달라진 여건으로는 금융산업 등 서비스산업이 한국의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정부의 동북아 금융허브전략의 추진, 서울국제금융센터 추진 등 국내금융시장 환경이 변화된 점을 우선 강조한다.

또 국제금융시장에서 금융센터를 둘러싼 환경변화, 즉 최근 국제금융시장에서 자금흐름이 유럽에서 아시아로 흐르고 있고, 동북아 금융시장의 자금조달 및 운용규모가 증가하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서울금융센터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단계적 추진"

이에따라 제주도는 ▲동북아 지역의 경제적 중요성 증대 ▲동북아 금융허브전략에 따라 국제적 금융센터의 설치육성이 국가적으로 시급한 과제로 대두 ▲서울국제금융센터를 보완하는 특화금융센터 필요 ▲특별자치도의 출범과 지정학적 위치 ▲완전한 국제자유도시 실현을 위한 구상 등 5가지를 역외금융센터를 추진해야 하는 논리로 재구성했다.

제주도의 역외금융센터 추진방향은 서울금융센터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단계적 추진을 기본방향으로 해, ▲제주도내 특정지역에 한정된 독립된 금융업무단지 건설 ▲독자적 금융감독기구 설립 ▲차별적 금융제도 및 상품개발 도입 등을 제시하고 있다.

21일 열린 국제세미나에서도 이러한 기조를 바탕으로 해 '적극적 추진' 논의가 모아졌다.

#김태환 지사 "지역경제 활성화와 국가발전에 기여할 수 있어야"

김태환 제주지사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제주국제금융센터 조성이 가져올 국가적.지역적 영향분석과 세심한 준비, 내부역량의 강화 등 충분한 토론과 여건을 만들어 나가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무엇보다도 제주국제금융센터 추진이 우리나라 금융산업 발전에 새로운 전기가 되고,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국가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국제세미나에서 최흥식 한국금융연구원장은 기조강연을 통해 "제주국제금융센터 발전을 위해서는 제주가 비교우위를 가질 수 있는 자치제도와 생활여건의 경쟁력 제고가 필수적"이라며, "국회차원의 법령제정의 어려움과 역외금융센터의 부정적 이미지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사회적 공감대를 어떻게 형성할 것인지가 최대 과제이며 제주도민의 이질적인 문화에 대한 개방성 확보도 아주 중요한 성공요소"라고 강조했다.

#폴 바일즈 "위험성 높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 의해 방해받지 말아야"

케이만군도의 폴 바일즈 전 금융감독청장은 '케이만 아일랜드의 선진 역외금융센터의 감독과 상업적 성공 간의 균형 맞추기'라는 주제발표에서 케이만 역외금융센터에 대해 설명한 후, "새로운 역외부문은 제주경제에 상당히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역외금융센터) 활동이 매우 위험이 높고 그리고 '실질적인 활동들'을 구성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방해받지 말아야 한다"며 "이런 서비스 활동들이 매우 직접적인 방식으로 지역경제에 매우 실질적이라는 것을 여러분에게 확신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서비스 활동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람들의 기술을 개발시키며, 국제경제에 대한 개선된 접근기회를 제공하고, 그리고 경제발전에 대한 빈틈없는 경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딜론 "관대한 조세환경 조성이 오히려 일자리 창출"

두번째 발표에 나선 아일랜드 더블린의 데이비드 딜론 변호사는 "많은 정책적 활동들의 특징은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는 것이었으명, 정책당국은 그런 활동의 성공여부를 계량적으로 평가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면허 발급시 신청기관에게 구체적인 일자리를 조건으로 연계시키기도 했다"며 일자리 창출측면에서 입장을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상당한 시간이 흐른 후, 그리고 전문가와 금융기관들에 의한 상당한 로비가 있은 후, 적절한 규제완화 환경과 관대한 조세환경의 조성이 오히려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이 매우 분명하게 인식됐다"고 말했다.

#강석규 교수 "제주국제금융센터, 그 타당성 매우 높다"

강석규 제주대 교수는 '제주국제금융센터 설립의 필요성'에 관한 주제발표에서 "제주는 금융센터로서 성공할 수 있는 여건을 조기에 구축할 수 있다"며 "역외금융업으로 특화된 제주국제금융센터는 제주국제자유도시 및 특별자치도의 비전과 일치하는 것으로 세계금융업의 발전추세, 동북아시아의 국제금융정세 및 한국정부의 금융허브 추진정책 방향에 비춰 볼 때 그 타당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는 "자산운용업에 특화돼 추진되고 있는 서울국제금융센터를 보완하는 방향으로 추진될 때 한국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된다"며 "물론 제주국제금융센터의 설립은 전적으로 중앙정부의 정책적 의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김후진 재경부 사무관 "현실적 측면에서 어렵다는 검토결과"

다만, 이날 세미나에서 정부측 인사로 참석한 김후진 재정경제부 사무관만 현실적인 측면에서 역외금융이 어렵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김후진 사무관은 "금융센터를 포함한 정책 건의시 검토 기준은 현실적 타당성과 논리적 타당성 두 가지로 구분된다"며 "조세 위해성(harmful tax) 등 논리적 타당성의 문제와 함께 자산운용 관련 외국계 기업들이 진출 중인 현실을 볼 때 실무 선에서는 역외금융이 어렵다는 검토 결과를 내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가 현실 가능한 대안 중심으로 재검토해서 향후 현재 추진 중인 동북아 금융 허브 전략이 구체화될 때 가능하리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예전에 제기됐던 우려는 정말 '이해부족' 때문?

이날 국제세미나에서는 지난해 관련연구용역에 참여했던 강철준 금융연수원 교수의 주제발표도 있었다.

주제발표 내용은 한결같이 '타당성'과 '지역경제 유발효과'에 무게를 뒀다. 5년전 타당성이 낮다며 유보됐던 상황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새롭게 바뀐 논리와 기조 속에 제주국제금융센터가 지역이익을 담보하며 순탄하게 추진될 수 있을지, 예전에 우려했던 문제제기는 정말 금융센터의 이해부족에서 나온 것인지, 이에따른 부작용 등은 없는 것인지, 향후 추진흐름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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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이날 국제세미나의 종합토론 요지.

<고동원 건국대학교 교수>
○ 제주국제금융센터가 목표로 하는 금융업의 형태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으며, 추진·감독기구 설치에 따른 법제와 어떤 역외금융업을 선택하느냐에 따른 지원법제를 정비해야 할 것임

<김진옥 제주대학교 교수>
○ 역외금융센터 설립에 대한 선결문제로, 역외금융업에 대한 국제적 설득 논리와 왜 제주인지 국내적 논리가 필요하며, 제주도 공무원의 유연한 대응력 확보가 필요.

<김태혁 부산대학교 교수>
○ 부산 선물거래소 유치 경험에서 볼 때, 금융센터의 파급효과는 장기적으로 서서히 나타날 것이라고 생각함
○ 센터를 설치해도 수요가 없으면 사용되지 않을 수도 있음. 제주금융센터 논의의 경우 구체적 사업성을 보완할 필요가 있음(어떤 기관을, 어떤 상품으로, 어떻게 유치할 것인가 논의 부족)

<김후진 재정경제부 사무관>
○ 금융센터를 포함한 정책 건의시 검토 기준은 현실적 타당성과 논리적 타당성 두 가지로 구분됨
○ 조세 위해성(harmful tax) 등 논리적 타당성의 문제와 함께 자산운용 관련 외국계 기업들이 진출 중인 현실을 볼 때 실무 선에서는 역외금융이 어렵다는 검토 결과를 내게 됨
○ 제주가 현실 가능한 대안 중심으로 재검토해서 향후 현재 추진 중인 동북아 금융 허브 전략이 구체화될 때 가능하리라 생각됨

<이종익 외환은행 부장>
○ 역외·역내 금융의 기본은 “내가 무엇을 줄 수 있는가”보다는 “상대방이 무엇을 원하는가”에 초점을 두어야 함
○ 역내금융의 경우 투자자 보호에, 역외 금융의 경우 창조적 상품 개발에 초점을 두어야 하며, 향후 급속히 발전할 자본시장에서 어떠한 수요를 유치할 것인가 고민해야 함

<장화식 투기자본감시센터 정책위원장>
○ 케이만 군도나 더블린 같은 소규모 지역의 성공사례가 거대시장이 존재하는 우리나라 경우에도 적합한지 의문이며, 국내 시장이 미들 오피스(middle office) 유치에 초점을 맞추는 상황에서 제주 역외금융센터에 대한 정부 지원 여부도 고려해야 함
○ 제주의 경우 일본 도쿄와의 인터넷 네트워크를 통해 미들 오피스 또는 백 오피스를 유치하는 방안 검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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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2007-04-22 14:37:01
기사에서 제기한 초기 연구에서 한결같이 타당성 약하다고 주장하던 사람이 오늘 세미나에서는 좌장을 맡아 진행했나요?
학자적 견해가 왜 바뀌었는지 궁금하네요, 단지 여건이 그당시엔 국제자유도시이고 지금은 특별자치도라서 바뀐 것인가요

황제 2007-04-22 11:05:54
제주가 살아갈길은 홍콩과 같은 자본시장 자유화를 통한 국제금융거점으로 제주를 말들어야합니다. 홍콩,싱가포르와 같은 국제 금융중심지를 왜 제주는 못만드는 것인가 돌대가리 학자와 위정자들 때문이죠 노태우 정권때 금융이냐 관광이냐 선택하라고 했을 때 멍청하게도 관광을 선택한 때문이죠 하지만 돌머리들은 되지도 않은 관광은 관광으로만 풀려는데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