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6 09:06 (금)
도민들은 성산 제2공항 신설보다 현 제주공항 확장 원해
도민들은 성산 제2공항 신설보다 현 제주공항 확장 원해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7.09.27 09: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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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공항 확장’ 33.6%, ‘성산 제2공항’ 24.4%, ‘정석비행장’ 20.8%
도민 1000명 대상 여론조사, 공항 인프라 확충 필요성도 찬반 팽팽

제주도민들은 제주지역 공항 인프라 확충을 위한 대안으로 성산 제2공항 건설보다 현재 제주공항 확장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항 인프라 확충이 필요한지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필요하다’는 의견과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이 각각 49.3%, 41.1%로 찬반 여론이 팽팽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내 16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제2공항 전면 재검토와 새로운 제주를 위한 도민행동(이하 도민행동)’이 여론조사 전문 기관인 데일리리서치에 의뢰, 지난 9월 21일과 22일 이틀간 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제주지역 공항시설 확충시 가장 적절한 대안은?’ 질문에 대한 답변 결과.

 

여론조사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공항시설을 확충한다고 가정할 경우 가장 적절한 대안’을 묻는 질문에 대한 답변 결과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현재 제주공항 확장’이 33.6%로, 24.4%가 답변한 ‘성산읍 부지 제2공항 신설’보다 많았다. 이어 ‘대한항공 정석비행장 활용’ 20.8%, ‘새로운 공항 입지 선정’ 12.9%, ‘현 공항 폐쇄 및 신공항 건설’ 2.2% 등 순을 보였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6.0%였다.

 

공항 인프라 확충의 필요성 여부에 대해서는 ‘필요하다’(49.3%)는 의견이 ‘필요하지 않다’(41.1%)는 의견보다 많았지만 큰 차이는 없었다.

 

이에 대해 도민행동은 “제주도가 제2공항 추진 근거로 ‘도민들이 공항 인프라 확충을 압도적으로 원하고 있다’는 설명과 배치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주지역 공항시설 확충 필요성은?’ 질문에 대한 답변 결과.

 

지난 2015년 11월 제2공항 계획이 발표된 직후 도내 다수의 설문조사에서는 제2공항 계획에 대한 찬성 비율이 70%에 가까울 정도로 높았다.

 

도민행동은 “시간이 지날수록 도두하수종말처리장 오폐수 무단 방류와 쓰레기 처리 문제, 심각한 교통체증 등에 따른 실생활의 불편이 가중되면서 무분별한 관광객 유치를 위한 공항시설 확충에 반대하는 여론이 높아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과거 여론조사에서 제2공항 계획을 기정사실로 못박아놓고 계획에 대한 찬반 여부만을 묻는 여론조사 방식의 한계가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공항시설 확충에 대해 도민들이 압도적인 지지를 보이지 않고 있는 데 대해서도 도민행동은 “급격한 관광객 증가로 인해 최근 몇 년간 생태‧환경의 과부하가 현실로 닥치고 있는 데 대한 도민들의 반감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과잉관광)에 대한 반감이 유럽 유명 관광지 뿐만 아니라 제주도민 사회에서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추정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공항 건설로 인한 영향을 더 많이, 더 오랫동안 받을 수밖에 없는 미래세대인 20~30대와 40대 도민들이 ‘공항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지 않다’는 답변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항시설 확충 방안에 대한 답변 결과에 대해서도 도민행동은 “예전 여론조사의 경우 제2공항 계획이라는 한 가지 대안만을 놓고 찬성, 반대 형식으로 조사를 하면서 공항시설 확충을 위한 최적의 대안 모색에 한계가 있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도민들은 공항 인프라 확충 대안으로 특정한 한 가지 대안에만 쏠리지 않고 다양한 선택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도민행동은 “그동안 제주도가 제2공항 건설을 거의 기정사실화해 좁은 선택지를 도민들에게 제시했기 때문에 제한된 답변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 아닌가 하는 의문점을 갖기에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의 제2공항 관련 공약사항인 절차적 정당성 확보, 주민과의 상생방안 마련에 대한 조사 결과도 눈에 띈다.

 

우선 제2공항 건설계획 추진과 관련, 주민과의 소통과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안 되고 있다’는 답변이 51.6%로 ‘잘 되고 있다’는 답변 23.5%보다 2배 이상 높았다. 국토부와 제주도의 주민과의 소통이나 절차적 정당성 확보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도민들이 훨씬 많은 것으로 유추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지역 주민들과의 상생방안 마련에 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안 되어 있다’는 답변이 47.7%로 ‘잘 되어 있다’는 답변 23.1%보다 2배 이상 많았다.

 

이에 대해 도민행동은 “해당 지역 주민들 뿐만 아니라 많은 도민들도 지역 주민들에 대한 상생방안이 제대로 마련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의 공약사항인 절차적 정당성 확보, 지역주민과의 상생방안 마련에 대해 도민들도 국토부와 제주도가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데 대해 도민행동은 “시간이 흐르면서 성산읍 지역이 제2공항 부지로 선정된 근거인 사전타당성 용역에 심각한 오류와 부실 용역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성슨읍 지역 주민들 뿐만 아니라 도민들도 의심하기 시작했다”면서 “더욱이 제2공항 부지에 공군기지 배치를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 공군참모총장의 입을 통해 사실로 확인돼 주민들 뿐만 아니라 도민 사회 전체가 큰 충격을 받았다”고 여론 흐름이 바뀌게 된 터닝 포인트를 짚기도 했다.

 

특히 도민행동은 “사전 타당성 용역에서는 단 한 줄도 나오지 않았던 오름 절취 문제가 예비타당성 용역 조사 보고서에서 새롭게 드러난 것이 결정타였다”면서 “수천 명이 집과 밭을 내놓고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하는 제주 역사상 최대의 실향민 사태에 대한 우려 목소리가 커지면서 제2공항 건설 계획을 우려하는 도민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도민행동은 원희룡 지사에게 “여론조사를 통해 나타난 도민 여론에 귀를 열고 일방적인 제2공항 사업계획 추진 절차를 당장 멈춰야 한다”면서 지역 주민들과 시민사회 요구에 구체적인 답을 내놓을 것을 요구했다.

 

국토부와 제주도 당국이 지금이라도 주민들과 시민사회가 요구하고 있는 사전 타당성 용역에 대한 검증에 착수할 것과 현재의 제2공항 계획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수 있는 주민들과의 협의체를 즉각 구성해야 한다는 요구사항을 거듭 전달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도내 거주하는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가 진행됐다. 조사방법은 무작위로 선정된 유선전화 번호를 이용한 ARS RDD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오차 범위는 ±3.1%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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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 2017-09-27 17:15:39
제주도에 제2공항이 들어서지 않았으면 한다.
도민 절대적 다수의 의견이다.

돌뱅디 2017-09-27 13:41:38
작은 섬 제주에 공항 2개는 미친 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