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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를 잇는 제주 광대들의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과거와 현재를 잇는 제주 광대들의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6.11.2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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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패 한라산, ‘사월굿 그림자’ 공연 25·26일 영화문화예술센터
놀이패 한라산의 ‘사월굿 그림자’ 공연이 오는 25일과 26일 이틀간 영화문화예술센터 2관(옛 코리아극장)에 올려진다. ⓒ 놀이패 한라산

놀이패 한라산의 마당극 ‘사월굿 그림자’ 공연이 오는 25일과 26일 이틀간 영화문화예술센터 2관(옛 코리아극장)에 올려진다.

‘영자(影子)-그림자의 뒷면에 드리워진 검은 그늘’이라는 부제의 이번 공연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광대들의 이야기다.

실제 구좌읍 종달리에서 나고 자란 김일호씨로부터 일제 강점기부터 4.3 때까지 마을에서 연극 활동이 왕성했다는 소중한 이야기를 접하면서 김씨의 얘기를 연극 무대에 올리게 된 것이다.

당시 연극을 통해 꿈을 키워나가던 김씨 등의 이야기를 듣고 지금 시점에서 또 다른 꿈을 꾸기 시작한 볍씨학교 아이들이 직접 연극을 만드는 데 참여하고 있다는 대목도 흥미롭다.

놀이패 한라산 관계자에 따르면 김씨는 제주 전역을 돌아다니면서 연극을 하다가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충무로까지 진출, 영화도 여러 편에 출연했다고 한다.

작품 내용은 일제 강점기를 벗어나 징용에 끌려갔던 마을 주민들을 맞이하기 위해 마을 아이들과 함께 악대 연습을 하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마을 사람들이 당굿을 준비하기 위한 걸궁을 놀면서 당 운영권을 놓고 아랫동네와 웃동네가 불싸움을 하고 3.1절을 기념해 마마신과 산호수 이야기를 그림자극으로 준비하는 이야기로 이어진다.

하지만 마을에서 그림자연극이 올려지는 그날, 공연이 무르익어가던 중 이야기 속 마을 사람들과 바위 병정들이 마마 병정들과 싸워 이기는 대목에서 난데 없는 총소리가 나면서 불이 꺼진 뒤 3.1 기념대회 중 경찰이 쏜 총에 사람이 죽었다는 말이 삽시간에 퍼진다.

결국 총파업에 이어 수배령이 내려지면서 마을이 뒤숭숭해지면서 동굴에 모여 연극을 완성시키려는 영호와 산으로 가는 명근이 갈등 끝에 서로 다른 선택을 하게 되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연출을 맡은 윤미란 감독은 “종달리에서 팔순의 광대 선배들을 만나 어르신들로부터 이야기를 들으면서 예술 앞에서 버릇 없었던 건방짐이 너무 부끄러웠다”면서 할아버지 할머니가 되더라도 마당판을 지키고 있겠다는 다짐을 후배들에게 전했다.

공연 시간은 25일 오후 7시, 26일 오후 4시와 7시 등 모두 3차례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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