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가 여전히 40%대에 머물고 있는 상수도 유수율을 잡기 위해 지방채를 발행할 용의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원 지사는 17일 오전 속개된 제347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고정식 의원(새누리당)으로부터 상수도 유수율 제고 방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빚을 내서라도 상수도 유수율을 잡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고 의원은 제주도의 상수도 요금 현실화율이 83%에 달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전국 평균이 80.6%인데 유일하게 전국 평균을 웃도는 게 상수도 요금”이라면서 “도민 입장에서는 비싼 요금을 내고 수돗물을 먹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원 지사는 “핵심적인 이유는 물값의 절반이 옆으로 새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현재 40%대인 유수율을 80%대로 높이면 수돗물값을 반으로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고 의원은 “서울이나 부산, 대구, 인천 등을 보면 서울의 경우 유수율이 95%이고 대부분 92~93%”라며 “연간 6500만톤의 물을 전기세를 들여 뽑아서 정수장에서 처리해 보내는 과정에서 땅으로 스며들고 있다”고 한심한 상수도 행정의 상황을 신랄하게 꼬집었다.
원 지사는 이에 대해 “서울 부산 등의 경우 몇 년 전부터 상수도관 교체와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천문학적인 투자를 해왔다”면서 “심지어 제주도는 수년 동안 허위보고를 하다가 제가 취임한 후에야 이실직고를 하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고 의원은 “2006년 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광역상수도 통합됐는데 당시부터 유수율이 조작됐다. 도민도 속이고 지사도 속이고 도의원들도 속였다”면서 “하지만 이번 시정연설 내용을 보면 취수장을 새로 개발하겠다는 내용이 있는데 유수율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면서 신규 취수장을 개발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지적햇다.
특히 그는 “유수율을 높이는 데 모든 행정을 올인해야 한다”면서 “지방채를 발행해서라도 이를 완공하는 것이 행정에서 해야 할 일”이라고 주문했다.
원 지사는 이같은 고 의원의 주문에 “전적으로 맞는 지적이다. 지금도 하루에 1억원 이상이 땅 속에서 새고 있다. 1년에 400억원이 넘는 셈”이라면서 “버려지는 돈으로 공사비를 충당하고도 남는 셈이다 하루라도 빨리 잡아야 돈을 벌고 수도요금 인하 여력도 생긴다”고 답변했다.
이어 원 지사는 “올해는 용담 1‧2동에서 시범사업을 실시했고 내년에 좀 더 넓은 지역에 대해 시범사업을 통해 확신이 서면 단기간 내에 지방채를 발행해서라도 반드시 잡겠다”고 말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