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17:02 (일)
돈을 수억원 쏟아야 체육회 임원이 되는 웃긴 세상
돈을 수억원 쏟아야 체육회 임원이 되는 웃긴 세상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6.08.11 15:0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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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회 중임 제한 예외 규정에 후원금 등 가점 너무 높아
100점 만점에 40점…도내 작은 종목들 임원 구성 어려워
도체육회 임원심의위원회, 검도 종목 임원 부동의 결정
체육회 임원 중임 기준에 후원금 비중이 너무 높아 작은 단체를 고사시킨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 미디어제주

우려가 현실이 됐다. 엘리트와 생활체육 통합과 관련, 살아남는 단체가 없을 것이라는 우려(미디어제주 2016년 3월 17일자 보도)가 적중했다. 제주특별자치도체육회가 임원심의위원회를 열고 검도 종목의 임원심의를 동의해주지 않은 것.

검도 종목은 엘리트와 생활체육 통합을 추진하면서 고점유 전 제주도검도회장을 통합 회장으로 심의를 해 줄 것을 제주도체육회에 요구했다. 하지만 도체육회 임원심의위원회는 이를 받아주지 않음으로써 검도 종목 통합 자체가 어렵게 됐다.

문제는 검도 종목 뿐아니라 다른 종목도 이런 문제를 겪을 수밖에 없다. 제주도내 종목 가운데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는 규모가 작다. 더욱이 임원들은 자원봉사를 할 정도로, 임원 구성이 쉽지 않았다.

그렇지만 도체육회 임원심의위원회는 중임 제한을 핑계로 검도 종목 통합 회장을 추인하지 않아 다른 단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통합 종목 임원은 돈이면 다 해결될 수 있도록 기준이 정해져 있다는 데 있다. 후원금이나 모금 액수가 많으면 중임에 절대적으로 유리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다. 즉 기업인이 아니면 아무리 해당 종목에 헌신을 했더라도 임원이 될 수 없도록 만들어졌다.

임원심의위원회 평가 기준을 들여다보면 100점 만점에 돈과 관련된 부분이 무려 40점이나 된다. 최근 4년간 8000만원 이상을 냈으면 25점을 배정받고, 공탁금도 5000만원 이상이면 10점, 여기에 후원금 모집 기여도 역시 1억원 이상이면 5점이다. 이처럼 돈과 관련된 항목에서 점수를 얻지 못하면 임원(회장)이 되기는 불가능하도록 돼 있다. 실제 해당 종목의 활성화를 위해 아무리 기여를 했더라도 정성평가는 30점에 불과하다.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을 맞아야 임원이 될 수 있는데 돈이 없는 이들은 힘들도록 돼 있다는 점이다.

애초 중임 제한은 장기집권에 따른 부작용을 막겠다는 의도로 시작했다. 그건 참 좋긴 하다. 문제는 일부 종목을 제외하면 실제 임원을 구성하기가 쉽지 않다. 임원이 돼 달라고 읍소를 하는 실정인데, 도체육회 임원추천위원회는 이런 점을 전혀 생각도 하지 않고 있다. 이러다가는 살아날 종목은 과연 몇이나 될까.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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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전부인가 2016-08-15 01:33:25
꼭 돈이 체육을 발전시키는 건가? 필요는 하지만 이건 아니라고 봐요~~

임원 2016-08-12 09:53:43
돈, 돈, 돈
이거 말고
이를테면 종목 발전 기여도,
이런 건 없나요.
김형훈 기자님 홧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