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17:02 (일)
제주에서 후쿠오카로 보내는 편지
제주에서 후쿠오카로 보내는 편지
  • 미디어제주
  • 승인 2016.08.05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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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신성여자중학교 3학년 손세희
신성여자중학교 3학년 손세희

작년 이맘때쯤 한·일 청소년 글로벌 인재육성사업 참가를 준비하던 중 전국적으로 퍼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인해 잔뜩 기대했던 일본행이 무산되어 버렸다. 그런데 웬일인가, 작년에 선발된 우리에게 이번 사업 참가 기회가 우선적으로 부여된다는 희소식을 들었다.

일본어 가이드이신 어머니의 영향으로 나는 일본 문화, 만화, 애니메이션 등의 관심이 많았는데 이렇게 가게 되어 더없이 기뻤고 같이 참여하는 제주 중학생청소년들과 같이 지내면서 내 속에서 잃어갔던 배려와 용기를 되찾았다.

이번 한·일 청소년 글로벌 인재육성사업은 한·일해협연안 청소년들이 우호적 만남을 통해 글로벌적 인재 육성을 위한 자리로서, 한국 부산광역시, 경상남도, 전라남도, 제주특별자치도와 일본 후쿠오카현, 나가사키현, 사가현, 야마구치현 총 8개 시·도·현에서 진행되었으며, 어학연수·문화체험·양국 간 홈스테이·체험발표·포럼으로 마무리 되었다.

처음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같이 갈 중학생 청소년들을 만났을 때는 어색함에 친해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사전교육을 통해 장기자랑을 준비하면서 협동과 배려를 배웠고 일본으로 출발하기 전 우리들 사이가 더욱 돈독해지는 계기가 되었다.

일본에서의 첫 일정은 후쿠오카의 대표적인 팽이공예와 하카타오리(직물) 체험이었다. 우리나라에도 팽이치기가 있는데, 일본 팽이는 치지 않고 긴 줄을 팽이에 감아 손목을 이용하여 던지는 것에 공통점과 차이점을 느낄 수 있었다.

어색한 첫 인사로 시작된 홈스테이, 처음 보는 가족들과 잘 지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중학교 3학년 친구가 있어 오히려 많은 대화를 나누며 편하게 지낼 수 있었다. 그리고 서로 같은 일본 쟈니스라는 소속사의 아라시, 헤이세이점프라는 아이돌을 좋아한다는 것에 소통하며 공통점을 찾아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되었다. 처음에는 일본과 한국은 너무 달라 대화가 될까라는 걱정을 하였는데 언어가 아닌 다른 것으로도 소통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또 하나, 잊지 못할 경험은 바로 후쿠오카에서의 한국친구들과 일본 친구들과의 포럼이다. 포럼은 월드카페 형식으로 진행되어 딱딱한 토론, 회의가 아니라 우리가 자유롭게 메모하며 이야기를 이어가는 편안한 분위기 속에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시간으로 진행되었던 점이 가장 인상 깊었다. 또 그 순간만큼은 나도 친구들에게 말을 건네 한국자랑도 하고 일본 칭찬도 하며 정말 즐거운 시간이었고 모두들 열심히 참여했다. 일본 친구들은 한국 친구들 못지않게 내 마음을 이해해 주었다.

한국으로 돌아오는 마지막 날, 교류 기간이 조금 더 길었으면 하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공항에서 수속을 마치고 대기하고 있는데, 누군가 뒤에서 두드려 쳐다보니 2박3일 동안 지냈던 호스트 패밀리(홈스테이 가정)였다. 너무 놀라 말을 잇지 못하고 그만 울음이 터지고 말았다. 뭐라고 표현을 못할 정도의 감사함이었다.

일본을 다녀와서도 일본친구들, 한국 친구들과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 모두 이구동성으로 정말 많은 걸 얻고 느낀 최고의 경험이었다며 또 다시 기회가 온다면 다음에는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 같고 이런 사업이 더욱 많이 생겨 많은 중학생 친구들이 참여를 하였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한다.

외교관이 꿈인 나에게 이번 활동은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며 외교관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고민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고 꿈을 위해서 공부뿐 아니라 다양한 방면으로도 더욱 더 노력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나의 꿈인 외교관이 된 후에 나와 같은 꿈을 꾸고 있는 더 많은 학생들이 나처럼 좋은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이제 난 더 단단하고 빛나는 글로벌 리더가 되기 위한 걸음을 시작할 것이다. 지금은 비록 엉금엉금 기고 있지만 후에는 껑충껑충 뛰어갈 것을 약속한다.

청소년들에게 이런 기회가 지속적으로 더 많이 주어져서 우리들의 꿈을 세계로 펼쳐나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보며 오늘도 남은 방학생활, 의미 있는 하루하루를 계획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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