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의 먹는샘물용 지하수 증산 요청이 첫 관문에서 발목이 잡혔다.
제주도 지하수심의위원회는 18일 한국공항(주)가 제출한 지하수 증산 요청 건에 대한 심의를 벌인 결과 부결 처리됐다고 밝혔다.
이날 지하수심의위 회의에는 13명 위원들 중 10명이 참석, 오후 2시부터 3시간 가까이 격론을 벌였다.
하지만 대다수 위원들이 증산 건에 대해 부정적인 의견을 낸 끝에 최종적으로 부결 처리하기로 의견이 모아졌다.
부결 사유로는 우선 한진측이 항공 승객 증가로 인해 공급할 물량이 부족하다는 데 대해서는 “그룹 계열사에 공급하는 물량을 줄이면 해소가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 위원들은 “공공자산인 지하수가 사기업의 이익 추구 수단이 돼서는 안된다”면서 “지하수 증량은 기술적인 부분보다 도민 정서 등 여러 가지를 감안해야 한다”고 부결 사유를 들었다.
이날 심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미디어제주>와 전화 통화에서 “제주도의 보존자원에 대한 공공 관리가 특별법에 명시돼 있는 데다, 사적인 증산은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다수였다”면서 “무엇보다 지하수에 대한 도민들의 정서와 그동안 한진그룹이 도민들의 신뢰를 얻지 못했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이날 회의에서는 당연직으로 심의위에 참석하고 있는 공무원들도 부정적인 의견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한진으로서는 앞으로도 특별한 여건 변화가 없으면 당분간 증산 요청을 제출하는 것조차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한국공항(주)은 현재 하루 100톤 취수량을 200톤으로 늘려달라는 증산 요청을 제출했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