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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제주에만 있는 '특별한' 봄꽃나무 이야기
오직 제주에만 있는 '특별한' 봄꽃나무 이야기
  • 조보영 기자
  • 승인 2016.04.05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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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신 한라수목원 연구사가 추천하는 '제주 자생 봄꽃나무 3종'
제주도 한라수목원 입구의 왕벚나무 가로수길

‘생태계의 보고’라 불리는 제주에는 짙푸른 녹음의 상록수와 계절별로 형형색색 꽃망울을 터뜨리는 꽃나무 등 다양한 수목들이 있어 도민은 물론 관광객들로 하여금 사시사철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4월 5일 식목일을 맞아 김대신 한라수목원 연구사가 추천하는 ‘오직 제주에만 있는 특별한 봄꽃나무 이야기’를 전한다.

제주 자생지 '왕벚나무', 자연종 거의 없어가장 흔한 수종은 '올벚나무'

벚꽃 나무 중 가장 잎이 크고 아름답기로 유명한 왕벚나무의 자생지는 제주도다. 우아하고 아름다운 수형으로 인기가 많은 왕벚나무 가로수는 사실 대부분이 개량종이다. 육지에서 접목한 개량종을 묘목 시장을 통해 들여와 식재한 것. 약 20년 전부터 몇몇 자생지에서 자체적으로 왕벚나무를 조직배양하는 시도를 하고 있으나 아직 한정적이며 전체적인 보급은 어려운 실정이다.

한편 들판이나 야생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종은 ‘올벚나무’다. 올벚나무 자생지 역시 제주도. 올벚나무와 왕벚나무는 개화 시기에만 구분이 가능하다. 꽃 밑에 있는 ‘암통’ 부분을 관찰해서 좁쌀알이 들어가 있는 것처럼 볼록하게 튀어나와 있으면 올벚나무, 밋밋하면 왕벚나무다.

제주의 왕벚나무가 일본으로 전해졌다는 학설이 분분하지만 정답은 없다. 그러나 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자생지가 제주도라는 사실이 더 명확해진 상황이다. 현재 일본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아직까지 왕벚나무 자생지가 발견되지 않았다.

제주도에는 약 10여종의 벚나무가 있으며 그중 꽃이 크고 환한 빛을 내는 왕벚나무가 단연 인기. 그러나 가로수로 쓰이는 왕벚나무의 대부분이 개량종이며 들판이나 야생에서는 '올벚나무'를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다.

화려한 도입종에 비해 소담한 매력을 지닌 한라산 백록담 자생 '털진달래'

봄철 조경수 시장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수종은 진달래와 철쭉이다. 대부분 개량돼서 들어온 종들이 많으나 우리 자생나무 중에는 산철쭉과 털진달래가 있다. 그중 연분홍 꽃을 가지마다 수놓는 털진달래는 한라산 백록담 아래에 분포하는 자생 식물이다.

일반인들에게는 철쭉과 진달래의 구분이 쉽지 않다. 꽃잎에 있는 점 또는 꽃이 잎보다 먼저 나오는 상태 등을 통해 구분을 하기도 하나 가장 재미있고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꽃 밑을 잡아보는 것이다. 끈적이는 느낌이 있다면 철쭉이고 끈적이지 않으면 진달래다. 철쭉의 경우 벌레 억제 등의 효과를 내기 위해 독성의 끈적이는 점액질을 분비하기 때문.

털진달래는 화려하고 큰 외래종에 비해 소담한 아름다움을 지닌 것이 특징이다. 크기는 작지만 오히려 키우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식물이기도 하다. 그러나 큰 병해충이 없어서 사후관리에 용이하며 자생종으로서의 가치도 높은 품종이다.

한라산 선작지왓에서 자생하는 털진달래는 백롬담을 배경으로 4월부터 6월까지 연분홍색의 군락을 이루며 장관을 연출한다.

우리나라에서 유일, 제주에만 자생하는 ‘목련’활짝 핀 꽃잎이 감상포인트

순백의 화사함으로 따스한 봄의 시작을 알리는 목련은 가장 흔하게 만날 수 있는 대표 봄꽃나무다. 현재 가정집의 정원수나 조경수, 공원수의 약 99%는 백목련이며 우리의 자생수종이 아닌 중국에서 도입된 외래종이다.

목련은 우리나라에서 오직 제주도에만 있는 자생나무다. 꽃을 피우고 봉오리가 잘 펴지지 않는 백목련에 비해 제주도에 자생하는 목련은 꽃잎이 활짝 펴지는 것이 특징. 꽃은 작지만 뒤쪽에 빨간 무늬가 들어가 있어 찬찬히 관찰하는 멋이 있다.

육지로부터 들어온 백목련이 제주도 전역으로 퍼져나가면서 자생종인 목련은 도내에서도 좁은 영역에서만 분포하고 있다. 종자를 만들어내는 양이 적은 만큼 현재까지 식재가 많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바꿔 말하면 희귀성을 지닌 만큼 조경수로의 가치도 높은 식물이다.

김대신 한라수목원 연구사는 “자연수종이 가지고 있는 단점은 개량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주변 환경에 맞는 품종이 개발돼 제주도에서만 나는 자생종들이 각 지역의 가로수로 더 많이 보급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왼쪽부터) 만개한 백목련과 목련. 제주도내 가정집과 공원수의 99%가 중국에서 도입된 백목련으로, 제주도 자생나무인 목련은 꽃잎이 활짝 펴지는 것과 달리 백목련은 꽃잎이 펴지지 않고 봉오리 상태로 만개하는 것이 특징이다.

<조보영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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