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 주민들 “해군, 실컷 두드려 패놓고 치료는 못해줄망정…”
강정 주민들 “해군, 실컷 두드려 패놓고 치료는 못해줄망정…”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6.03.30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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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청 앞 기자회견 “힘 없는 이에 가혹한 해군, 전형적인 양아치 건달” 성토
강정 주민들이 30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주민들에게 해군기지 공사 지연 손해에 대한 구상권을 청구한 해군을 강력 성토하고 나섰다. ⓒ 미디어제주

10년째 제주해군기지로 인한 갈등에 시름을 겪고 있는 강정마을 주민들이 다시 제주도청 앞에 모였다.

강정마을회는 30일 오전 제주도청 앞 주차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해군이 강정 주민들을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한 데 대해 “강정 주민들을 다 죽이고 마을을 가져가겠다는 것 아니냐”고 울분을 토해 냈다.

전날 해군이 강정 주민 등 120여명과 5개 단체를 대상으로 공사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는 언론 보도 때문이었다.

강정 주민들은 이날 회견에서 “해군은 제주도민들과 강정 주민들 앞에 사죄하는 마음으로 자숙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해군기지 건설 추진과정에서 거짓말과 협박, 폭력이 난무했었음을 성토했다.

마을회는 이에 대해 “강제수용을 하지 않겠다고 해놓고 입에 침도 마르기 전에 땅을 빼앗아갔고, 농사를 짓게 해달라고 애원하는 농민들에게 해군 장교들이 십수명식 몰려다니며 위협을 가해 쫓겨날 수밖에 없었다”면서 “결국 강정마을의 당과 바다를 강제로 빼앗았을 뿐만 아니라 경찰력을 동원해 항의하는 주민들을 연행하고 기소해 수억원이 넘는 벌금폭탄까지 떠안겼다”고 토로했다.

이어 마을회는 “그렇게 흐른 세월이 10년째다. 그렇다면 해군은 사죄하는 마음으로 자숙해야 올바른 태도 아니냐”며 박근혜 대통령이 준공식 때 축전을 통해 지역 주민들의 상생을 언급한 점을 들어 “이렇게 강정마을회와 주민들에게 구상권 청구를 하는 것이 과연 상생하는 방법이냐”고 성토했다.

공사 지연에 따른 손해를 강정 주민들이 책임져야 한다는 해군의 입장에 대해서도 마을회는 “해군이 삼성에 물어준 손해액 273억원 중 강정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에 물리겠다는 액수가 34억5000만원”이라며 “나머지 238억5000만원은 볼라벤 태풍에 파괴된 케이슨과 제주도정의 공사중지 명령으로 인한 피해화 화순 지역의 민원 때문에 소요된 액수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분에 대해 마을회는 “가장 큰 부분은 제주도정이 내린 공사중지 명령 때문에 발생한 손해다. 준공식에 초청을 받은 도지사가 오죽했으면 공사중지 명령을 내렸겠느냐. 해군이 얼마나 불법과 편법, 탈법을 저지르며 공사를 했으면 제주도정이 9차례나 공사중지 명령을 내리고 공사 중단을 위한 청문회가지 개최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마을회는 “공사 지연의 가장 큰 요인인 태풍과 제주도정에는 아무 소리도 하지 않으면서 가장 힘이 없는 강정 주민들에게 구상권 청구를 한 것”이라며 “힘 있는 사람에게는 아무 소리 못하면서 힘 없는 사람들에게 너무도 가혹한 모습을 보이는 해군이라면 전형적인 양아치 건달에 비해 나을 것이 뭐냐”고 쏘아붙였다.

“주민들이 마을을 지키겠다고 한 게 죄라면 이제라도 해군은 강정 주민들을 죄다 죽이고 마을을 통째 가져가야 할 것”이라고 울분을 토해내기도 했다.

마을회는 이날 오후 원희룡 지사와 제주도의회, 총선 후보들에게 공개 질의서를 전달, 강정 주민들의 눈물을 외면하지 말아줄 것을 호소할 예정이다.

다음은 이날 기자회견 중 낭송된 시 전문.

 

해군들에게

                                            김성규

축하한다
너희들은 찬란한 승리를 하였구나
총은 고사하고
호미나 낫도 없이
맨몸으로 막아선 농부와의 전쟁
강정과의 전쟁
많은 탄압과 폭력으로 드디어 너희들은 승리를 하였으니
당연히 축하를 받아야지
미안하구나
너희들의 자축파티 보내온 초대장
갈 수가 없었다
오랜 날들
추억과 행복이 깃든 구럼비
사라진 그곳엔 볼 용기가 없어 가지를 못했다
마지막 사력으로 숨을 헐떡이며 살아가는데
차마 너희들과 웃으면서 마주 할 수가 없더구나
그래서 그런 것이냐
구상권 청구
34억의 듣도 보도 못한 큰 돈을 청구한 것이
너희들의 공사 폭음 비산먼지
잠 못드는 수많은 밤을 선사해 놓고도 모자라서
너희들의 승리가 늦어진 이유로
그나마 살려 몸부림하는 이들
그 마지막 사력까지 몰아 부치는 것이냐
장하다 해군아
너희들은 자랑스런 대한의 해군이다
이제 너희들에게 찬사를 보내야겠구나
기필코 필승을 향해 가는 너희들
너희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장하다
너희들의 자랑스런 제복위에 빛나는
찬란한 야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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