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방 안에서 시작된 도시 혁명, ‘센포카쿠’의 기적
작은 방 안에서 시작된 도시 혁명, ‘센포카쿠’의 기적
  • 조보영 기자
  • 승인 2016.03.07 00: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런 게 도시재생이다] <3>미에현 이세시마 토바시의 전통 여관
장애인·고령자 위한 ‘배리어 프리 룸’ 개조 후 관광 명소로 떠올라
해녀도시라고 불리우는 이세시마에는 일본 전체 해녀의 절반에 해당하는 1000여명의 해녀가 현재까지 조업을 이어오고 있다.

#일본 제일의 해녀도시 이세시마, 국제관광 도시로 발돋움

일본 중앙에 위치해 있는 미에현은 예로부터 ‘부족함이 없는 아름다운 장소’를 뜻하는 ‘우마시쿠니’라는 이름으로 불리어왔다. 이중 이세, 시마, 도바 등의 도시로 구성된 남동부의 이세시마 도바지역은 천예의 자연과 해산물의 보고로 유명, 전통 숙박 및 관광명소가 집결해 있는 곳이다.

특히 역사상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여성 신화가 남아있을 뿐 아니라 현재까지 해녀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제주도와의 역사적, 문화적 유사성도 크다. 일본 자국내 2000여명의 해녀 중 절반에 해당하는 1000여명의 해녀가 이 지역에서 현업에 종사 중이다.

한편 오는 5월 26일과 27일 양일간 이세시마에서는 일본,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캐나다 등 선진 7개국의 정상들이 참여하는 G7 정상회담이 개최된다. 이세시마는 특유의 전통과 문화, 역사를 바탕으로 국제적인 관광도시로의 도약을 앞두고 있다.

50~60년 역사를 지닌 센포카쿠 호텔은 일본식 전통 여관인 노천 온천탕 그대로 남아있어 고령자들 뿐 아니라 가족 단위의 여행객들이 많이 찾아온다.

#미에현 이세시마 토바시의 ‘센포카쿠’ 호텔. ‘배리어 프리 룸’으로 지역활성화

미에현 이세시마 토바시에 위치한 ‘센포카쿠’ 호텔. 50~60년 역사를 지닌 이 전통 여관은 성별, 인종, 장애의 유무와 상관없이 누구나 사용이 가능한 ‘유니버설 디자인’을 도입, 장애물이 없는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룸’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일반 객실을 개조해서 만든 ‘배리어 프리 룸’은 2세대 또는 3세대가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규모로 침대가 있는 양실과 다다미 방이 있는 와실 시설을 모두 갖추고 있다. 특히 가구의 공간 배치에 여유를 두어 객실의 전 시설을 휠체어 이동이 가능하도록 디자인했다.

또한 장애인들나 고령자들의 편익을 위해 부분적으로 객실 벽면에 손잡이를 설치했다. 양실과 와실을 연결할 수 있도록 앞뒤 다리의 높이가 다른 테이블을 설치, 룸 안에서도 식사가 가능한 맞춤 서비스도 제공한다.

자동도어가 장착된 욕실에는 벽면 하단에 걸터앉을 수 있는 턱을 만들어 욕조까지 연결, 몸이 불편한 사람도 셀프 목욕이 가능하다. 또 휠체어에서 세안을 할 수 있도록 세면대의 높이 또한 휠체어와 같은 높이로 조절했다.

화장실의 경우 비상 상황에서 룸 안의 가족들을 부를 수 있도록 비상용 호출 버튼을 달았다. 양쪽 벽면에 설치된 휴지걸이는 좌우 어느 쪽에서든 사용이 가능하며 샤워기 또한 물이 튀지 않는 특수 기능이 탑재돼있다.

특히 노천탕이 달린 고급 객실로 디자인을 한 결과 비장애인들의 선호도와 객실 가동률이 모두 높아졌고 예정 보다 2년이 단축된 3년 만에 개보수에 쏟아부은 전자금을 회수했다. 그후 이세시마를 비롯한 5개 지역은 '배리어 프리 룸' 개조시 50%의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미에현 이세시마 토바시의 ‘센포카쿠’ 호텔‘ 내 일반실을 개조해서 만든 '배리어 프리 룸’

#‘민간’의 힘으로 ‘행정’이 바뀌고 ‘도시’가 살아났다.

“전세계 인구의 3%가 장애인입니다. 일본에서는 100명 중 26명이 65세 이상의 고령자이며 이중 절반에 해당하는 75세 이상이 후기고령자에 해당합니다. 이들은 장애인과 같습니다. 일반인 뿐 아니라 장애인과 고령자를 겨냥한 새로운 관광 서비스가 필요한 때입니다.”

나카무라 하지메 ‘이세시마 배리어 프리 투어 센터’ 이사장은 지금으로부터 약15년 전, 장애인들과 고령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적합한 ‘퍼스널 배리어 프리’ 관광 정책을 구상했다.

당시 비영리단체인 NPO(Non Profit Organization) 단체가 가장 많이 밀집, 일본 내 가장 선진적인 지역으로 알려진 미에현에 터를 잡고 시민단체인 ‘배리어 프리 투어센터’를 만들었다. 그리고 민간의 힘이 강력했던 이곳의 행정을 움직여 사업 예산을 마련했다.

“먼저 모든 숙박시설을 상대로 배리어(장애물)을 조사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장애인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그들의 요구사항을 숙박 시설 및 관광 정책에 반영했습니다. 현재 일본 내 배리어 프리 관광지는 20곳에 육박하며 앞으로 그 시장은 더욱 확대될 것입니다.”

나카무라 하지메 ‘이세시마 배리어 프리 투어 센터’ 이사장

주로 가족 여행을 필요로 하는 고령자와 장애인의 특성상 실제 여행 마켓의 절반 이상을 이들이 차지하고 있는 셈. 장애를 부끄러워했던 여행객들을 비장애인과 동일하게 바라본 틈새 전략으로 이세시마는 이들의 관광을 독점, 타지역에 비해 10배 이상으로 휠체어 관광객 수가 늘었다.

또한 오는 5월 이세시마에서 열리는 G7 정상회담과 2020년 개최 예정인 도쿄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앞두고 이세시마를 ‘배리어 프리 유산의 도시'로 만들기 위한 지역 행정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현재 이세시마 주요 관광지는 휠체어 사용이 가능한 ‘배리어 프리 여행지’로 탈바꿈 중이다.

작은 방안에서 시작된 위대한 기적이 마을과 지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것이다.

'배리어 프리 투어 센터'는 휠체어 이용 고객에게 무료 대여 서비스를 진행 중이며 지역 내 관광단지에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센터가 아닌 숙소에서도 휠체어 반납이 가능하다.

<조보영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