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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27명에게 새 삶 안겨주고 하늘나라로 간 제주 소녀 ‘뭉클’
전 세계 27명에게 새 삶 안겨주고 하늘나라로 간 제주 소녀 ‘뭉클’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6.01.27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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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불의의 교통사고로 뇌사상태 빠진 유나 양 … 유족들 장기기증 결정
故 김유나양의 생전 모습.

제주 출신 10대 소녀가 미국에서 교통사고로 뇌사 판정을 받고 장기 기증을 통해 7명에게 새 생명을 나눈 사연이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한국 시간으로 지난 21일 미국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故 김유나양(19)의 사연이다.

노형초등학교와 아라중을 졸업, 2년 전부터 미국 애리조나에 있는 고등학교에서 유학중이던 유나 양은 외사촌 언니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가던 중 교차로에서 과속 차량과 충돌, 뇌출혈로 인한 뇌사 상태에 빠졌다.

뒷자리에 앉아 있던 유나 양에게 에어백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사고 발생 3일 후인 지난 24일 새벽 미국 의료진으로부터 뇌사 판정을 받은 유나 양의 부모는 평소 ‘하느님의 도우미로 살고 싶다’고 했던 유나양의 뜻을 받아들여 장기 기증을 결정했다.

독실한 천주교 신자였던 유나 양의 평소 뜻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기로 한 부모들의 결정이었다.

결국 유나 양의 심장과 폐, 간, 췌장, 안구, 조혈모세포, 신장, 피부와 혈관 일부, 뼈 일부, 신경 일부, 림파선 일부 등 기증이 이뤄졌다.

심장 등 주요 장기를 기증받은 7명은 새 생명을 얻게 됐고, 피부 등을 이식받은 사람들까지 포함하면 모두 27명이 장기 기증의 혜택을 받게 됐다.

유족들에 따르면 유나 양의 주요 장기 중 신장은 어린 나이에 투석을 받아야 하는 질환을 앓고 있는 어린이에게 기증된 것으로 전해졌다.

장기 적출이 끝나고 화장을 마친 유나 양의 유해는 오는 2월 3일 고향인 제주로 돌아와 2월 6일 노형성당에서 장례미사가 치러질 예정이다.

故 김유나양이 초등학교 4학년 때 쓴 일기 내용을 유족들이 공개했다.

유족들이 공개한 유나 양이 초등학교 4학년 때 쓴 일기 내용을 보면 복사(천주교 미사 때 사제의 미사 집전을 돕는 어린 신자)를 선 직후 “하느님의 도우미가 되는 게 이렇게 신기한 건질 몰랐다. 내가 만약 하느님의 도우미가 되면 천사처럼 날개를 달고 하늘로 올라가 천국에서 하느님이랑 지낼 것인데… 아니! 내 마음은 벌써 하느님, 예수님, 성모님 곁에 가있다. 하느님 예수님 성모님 ♡해요”라고 씌어 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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