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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감하는 일본인 관광객과 제주관광의 경쟁력
급감하는 일본인 관광객과 제주관광의 경쟁력
  • 미디어제주
  • 승인 2015.11.25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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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신동일(제주발전연구원 연구위원/관광경영학박사)
신동일 제주발전연구원 연구위원

수년 전만 해도 제주관광 제1의 시장으로 대접받던 일본인 관광객들이 제주를 찾지 않고 있다. 2000년대 후반까지도 연간 18만 명을 상회하던 일본인 관광객들은 내도 외국인 관광객의 절반을 넘던 중요한 고객이었다. 하지만 2014년에 약 9만6000명으로 반 토막 나더니, 올해도 9월말 기준으로 작년 대비 약 31%나 급감하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이러다 보니 제주와 일본을 연결하는 직항 노선마저 중단될 위기에 처하고, 이 위기를 힘겹게 막아내고 있는 현실이다.

문제는 이러한 감소세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본의 국외관광 3대 목적지 가운데 미국과 중국은 소폭 감소인 데 반해 한국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3년 기준으로 약 352만 명에 이르던 방한 일본인 관광객은 2014년에는 약 228만 명으로 크게 감소하였다. 그 배경으로는 엔저 현상과 한일 간의 역사·외교적 갈등 등 다양한 원인들이 작용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은 엔저 현상의 지속으로 과거 엔고 시절 비용 대비 큰 편익을 누릴 수 있었던 한국 관광의 매력이 사라져버렸다. 과거 일본인 관광객들은 한국관광에서 적은 비용으로 기대 이상의 관광만족도를 누렸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엔저로 인해 더 이상 과거와 같은 비용 대비 높은 편익의 한국관광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이 당분간은 지속될 전망이다. 강력한 엔저 정책을 통해서 일본의 수출확대 및 자산 가치(주가 및 부동산 가치) 상승을 통한 내수소비 확대가 현 일본정부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한일 간의 역사·외교적 갈등 심화는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친근감 감소는 물론 반한 정서까지 드러내면서 한국 방문을 크게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4년 10월에 일본 내각부가 실시한 ‘외교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에 대해 ‘친근감을 느낀다’는 비율은 31.5%로 전년과 비교해서 9.2% 하락했고, 1978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저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일본인 관광객들의 제주관광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제주관광에 대한 동기 유발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제주관광공사의 ‘2014년 제주특별자치도 방문관광객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내도 일본인 관광객은 관광인프라, 관광정보, 친절도 등 조사 항목 모두에서 내도 외국인 관광객들의 평균 점수 이하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일본의 국외관광시장 환경 변화와 한일 간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제주가 과거처럼 많은 일본인 관광객을 유치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일본인 관광객이 떠난 자리를 더 많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채우고 있어 제주관광의 성장세가 현재진행형임에는 틀림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관광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관광시장 다변화의 중요성을 간과할 수 없다.

폭발적이던 중국인 관광객 증가세가 올해 들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라는 악재의 후유증이 작용하고 있기도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에 대한 지나친 의존은 리스크도 크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예방주사라고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일본인 관광객 유치 회복을 위한 장기적 마스터플랜이 필요하다. 단기적 실적에 연연하기보다는 급감하는 원인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대응방안 마련을 통해 단계별 회복을 도모해야 한다. 또한 동남아를 포함하여 인도와 러시아 같은 미래시장에 대한 유치 전략을 지속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고객층이 다양하고 단골이 많을수록 수익이 커지고, 불황이나 위기를 견디는 경쟁력도 강함은 당연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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