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00:55 (일)
원희룡 지사, 제2공항 예정지 내 혼인지 최초 언급 ‘주목’
원희룡 지사, 제2공항 예정지 내 혼인지 최초 언급 ‘주목’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5.11.12 09:1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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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성’ 가중치 뒀다는 용역 결과, 정작 구체적인 환경 훼손사항은 ‘아직’
원희룡 지사가 제2공항 사업 예정지에 혼인지가 포함돼 있다는 점을 공식 언급하고 나서 주목된다.

제2공항 이슈가 제주 지역의 모든 현안들을 블랙홀처럼 모두 빨아들여버린 모습이다.

지난 10일 국토교통부가 기존 공항 확장이 아닌 제2공항 건설을 최적 대안으로 선정, 제2공항의 입지로 서귀포시 성산읍 신산‧온평리 일대 5개 마을을 발표하면서 도민사회의 모든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성산 지역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 한 곳인 혼인지가 공항 사업예정지 안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되고 있다.

용역 결과 발표 이후 사업 예정지 인근의 구체적인 환경 피해 부분에 대한 구체적인 사례가 처음 공식적으로 언급된 것이다.

그것도 혼인지 문제는 원희룡 지사가 지난 11일 최경환 부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처음 표면화됐다.

원 지사는 이날 “마침 제2공항 예정지에는 ‘혼인지’라는 관광지가 있다. 공주 셋이 제주에 상륙해서 결혼하면서 새 물류가 섬에 퍼지게 된 곳으로, 인문학자들은 이 설화를 들어 이 곳이 공항으로 점지된 곳이란 얘기도 하더라”고 말했다.

최 부총리가 “올레길이 생기기 전 성산 섭지코지 경관을 보면서 ‘이런 데에 공항 하나 짓고 국제적 문화 인프라를 구축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얘기한 데 화답하면서 혼인지 문제를 꺼낸 것이었다.

성산읍 온평리에 있는 혼인지는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 제17호로 지정돼 있는 곳이다. 탐라의 시조인 고, 양, 부 삼신인(三神人)이 혼례를 올렸다는 장소로, 삼성혈과 함께 탐라국 신화의 중요한 무대가 되는 곳 중 하나다.

하지만 용역 결과 발표에서는 대안별 비교 평가와 제2공항 최적 입지 선정에 대한 요약된 내용만 있을 뿐, 이 일대 혼인지를 비롯한 환경 훼손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되지 않아 사실상 ‘깜깜이’ 용역이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항공대 김병종 교수가 주민설명회에서 “제주도의 가치기준에 맞춰 9개 입지선정 기준 가운데 환경성에 대한 부분과 공역 부분에 가중치를 두고 종합평가한 결과”라고 설명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이 일대 환경 훼손에 대한 부분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단지 원희룡 지사는 이미 제주공항이 포화상태에 도달한 부분을 언급하면서 목표 연도인 2025년보다 최대한 기간을 단축시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11일 최경환 부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예비타당성 조사 등 제2공항 건설 관련 사전 행정절차를 최대한 단축시켜 달라”고 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물론 앞서 언급한 혼인지처럼 제2공항 예정지에 포함되는 사안이나 환경 훼손 등 문제는 앞으로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모두 다뤄지게 될 것이다.

다만 용역 결과 발표 직후 원 지사나 용역진, 정부 관계자 모두 한 목소리로 “국책사업에는 주민 협조가 필수”라고 하는 발언들이 결국 ‘속도전’만 부추기면서 정작 중요한 제주의 가치를 놓치게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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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 원형 2015-11-12 09:44:48
섬의 특성을 이해하지 안하여 개발한다는 자체가 곧 섬은 원상복구가 어려워지고, 가치가 상실되는 섬의 환경적 특성을 좀 이해들 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