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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훈씨, 『문예사조』 시 부문 신인상 수상
조승훈씨, 『문예사조』 시 부문 신인상 수상
  • 유태복 시민기자
  • 승인 2015.11.05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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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단에 등단한 조승훈 시인

조승훈(66세)씨가 월간 『문예사조』 11월호 통권 제299호에서 시 부문에 ‘천지연 오수(午睡)’, ‘떠나서야 보이는 마을’, ‘예그리나’, ‘군상들 속에서’, ‘기도’ 등 5편이 신인상에 뽑혀 시인으로 등단했다.

조승훈 새내기 시인은 “시문학이라는 게 의욕만 갖는다고 쉽게 이뤄지는 게 아님을 알기에 저어하는 마음이 앞섭니다.” 며 “조용하게 깊게 명상을 하면서 체험을 통한 문학 감성을 되살리고 긴장 하면서 흐르는 시상이나 시어들을 메모하는 작업도 있어야겠기에, 남들처럼 좋은 작품을 쓰지는 못하겠지만 오늘을 계기로 다른 시인들의 작품을 좀 더 많이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행운입니다.”며 당선소감을 밝혔다.

심사 위원(이재영․손해일․윤봉택)들은 “시는 교감(交感)의 본질을 구현한 정교(精巧)이다.” 며 “조승훈 님의 詩 「군상들 속에서」, 「천지연 오수(午睡)」, 「떠나서야 보이는 마을」 등 3편을 정독한 후 당선작으로 정한다.”며 “대체로 주제에 따른 시상을 독특하게 수식한 편의(便宜)다. 주어와 술어, 보어의 일관(一貫)이다. 논지(論旨)가 정연한 작품이다. 앞으로의 발전이 기대된다.”며 심사평을 했다.

조승훈씨는 서귀포시 송산동에서 출생(1948년), 학생시절 김용길 시인 등과 같이 시화전을 개최하는 등 현재 까지 틈틈이 문학 활동을 했다. 올해 6월 서귀포 이중섭거리를 중심으로 문학 활동을 하는 시민들과 ‘솔동산문학회’를 창립하여 현재 회장으로 문학에 열정을 쏟고 있다.

한편, 월간 문예사조는 1990년에 창간된 종합 문예지로서 지난 25년 동안 전국적으로 역량 있는 문인들을 배출해 냈다. 제주도내 ‘문예사조’를 통해 등단한 문인은 시인 김광수, 김정자, 김향희, 김종호, 오안일, 오추자, 윤봉택, 유태복, 이재봉 씨 등이다.
 
수필가 강선종, 고성종, 김가영, 김봉육, 김재훈, 송미경, 양경림, 양길주, 양부임, 양수자, 오인자, 임무현, 전영재, 정수현, 조명철, 허경자 씨 등이며, 아동문학가 강순복 씨 등 30여 명이 제주문인협회 등에서 문학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문예사조 제주지회’장은 윤봉택 시인이다.

▲ 조승훈씨가 등단한 '문예사조' 11월호

천지연 오수(午睡)

                        조  승  훈

사철 그대의 빛으로
하늘에서 땅으로 내린 선녀의 치맛자락
선반내* 목마른 가뭄에도
허리 졸라매며
천만 년 머리 풀어 숨비질 소리
흘러흘러 속살을 헤집고
바다를 안아 계곡을 이루며
세월의 옷 입는
상록의 물결들
대양의 너울 타고 건너
황우지* 새섬* 휘감아 돌아
생수궤* 앞에 닻 내린 서귀포 칠십리 포구
무태장어 만어들이 물살을 거슬러
솟구치는 생존의 사투를 본다

은어들의 유영은
심연 아래 반짝이고
단애에서 허리 펴는
하얀 포말의 섬 기둥
솟구쳐 오르는 설운 심장 울림에 넋을 가둔다
오늘도 천지연은 협곡에 물든 저녁 빛으로
하얀 벚꽃 잎을 날리는데,
감귤 향기에 취한 오후
징검다리 건너는 소녀 숨어 보던 바위조차
바다로, 바다로만 흐르며
눈길 한번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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