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17:02 (일)
"제주도가 왜 FTA 시위차량 막았나?"
"제주도가 왜 FTA 시위차량 막았나?"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6.11.03 14: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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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자 제주도의회 의원 3일 도정질문

지난달 제주에서 개최된 한미FTA 4차협상시, 제주도정이 FTA저지를 위한 제주 농민들의 차량행렬을 가로막은 것은 사실이 확인됐다.

3일 오후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 김태환 제주도지사를 상대로 한 도정질문에서, 김혜자 의원은 이같은 사실을 당시 촬영한 사진을 증거로 제시하며 공개했다. 

김 의원은 "지난 25일 한미 FTA협상 저지를 목놓아 외치며 하루종일 부당성을 알려내기 우해 차량선전전을 진행했다"며 "일부 충돌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사전 경찰과도 사실상 협의를 마치는 등 평화적인 행사였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그런데 이런 농민차량 행렬을 가로막은 것은 바로 김태환 도정이었다"며 "제주특별자치도 로고가 선명하게 새겨진 덤프트럭을 동원해 농수축산인들의 정당한 요구를 가로막았다"고 말했다.

그는 "평화적인 시위를 가로막을 수 있었는지 분노하고 있다"며 "김태환 지사가 한미 FTA를 옹호하며 축배를 들 때 도지사를 뽑아준 농민들은 거리에서 그 축배의 잔을 깨뜨리기 위해 온 몸으로 저항하고 있었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현재 농민들은 단단히 김태환 도정에 대해 분노하고 있다"며 차량을 가로막은 것 외에, 제주도정이 도청 소속 공무원 등을 상대로 한미 FTA에 대한 정부측의 일방적 교육을 실시한 것이 농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음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정부에 한미 FTA협상 중단을 요구할 의사는 있는지 답변해주고, 농민집회 현장에 제주청 차량을 동원한 것에 대해 농민단체에 사과할 의사는 있는지 답변해달라"고 요청했다.

#"주민참여 조례, 지사 견해는 무엇이냐"

김 의원은 이어 주민참여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도 질의했다.

그는 "특별자치도가 출범하면서 유독 주민참여가 강조되고 있는데, 김태환 도정 역시 주민참여를 위한 제도적 정비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러나 안타깝게도 일각에서는 참여는 구호에 그친 껍데기일 뿐이라는 혹평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김태환 도정이 진정한 주민참여정치시대를 열고자 한다면 주민참여예산조례, 주민참여기본조례, 주민소환제 조례 등을 좀더 원칙에 충실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보는데, 이에대한 견해는 무엇이냐"고 답변을 요구했다.

#김태환 지사, FTA 협상때 사진 꺼내보이며 '해명'

이에대해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한미 FTA 4차협상 때 제주도가 시위차량을 막았다는 김혜자 의원의 질문과 관련, "FTA 제주회의에 대해 감성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며 "의원님의 깊은 마음의 상처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사실 제4차 협상이 제주도로 결정이 된다는 소식을 듣고, 당시 제주도당국으로서는 제주에서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뜻을 중앙정부에 전달한 바 있다"며 "그러나 정부차원에서 제주로 결정되고, 개최하게 됐다. 그래서 도의 입장으로서는 기왕 제주에서 개최키로 결정됐다면, 이것을 겸허히 수용하고 제주감귤의 실상을 협상단에 충분히 알리는 계기로 삼아야 하겠다 생각해서 담화도 발표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23일 그 분들(협상단)을 뵙고 제주감귤의 실상을 알리는데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혜자 의원이 농민들이 시위할 때 축배를 들었다고 얘기한 부분에 대해서는, 사진을 꺼내 보이며 "우리가 그냥 축배만 든 것은 아니다"며 김 지사도 사진을 들여다보이며 건의문을 전달하는 등 우리도 많은 노력을 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협상현장에 농민과 함께 가지 못한 것은 저 자신도 무척 안타깝게 생각한다. 대신 농민단체 대표자에게 의사타진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또 "농민차량을 가로막았지 않느냐는 부분에 대해서는 결과적으로 그렇게 됐을지 모르지만 경찰의 협조에 따라, 경찰과 농민들의 정면충돌을 막는 과정에서 그렇게 됐다"고 해명했다.

#"농민에게 사과하라" 요구에 정회...김 지사 "진심으로 유감"

그러자 김혜자 의원이 재차 보충질문에 나서 "FTA 차량시위를 막은 것에 대해 김태환 지사는 이 자리에서 분명한 사과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11월 농민대회에서 더 큰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지사는 답변준비시간이 필요하다고 요청해, 20분간 정회됐다.

정회 후, 회의가 속개되자 김태환 지사는 "FTA 제주회의 때 어떻게 제주가 평화의 섬이라는 이미지를 세계인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까, 또하나는 제주가 회의도시로 지정됐는데 세계적인 수준높은 회의를 유치해야 하는데 안좋은 점이 세계에 나가게 되면 어떻게 될까 하는 고민을 상당히 많이 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그렇기에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 어렵더라도 우리의 의사의 표시는 평화적으로 해주십시오'라고 도민들에게 말했다"고 피력했다.

김 지사는 "농민들이 많이 다치고 병원으로 가는 것을 보면서, 군중심리상 자칫 충돌할 수 있기 때문에 중간에 서서 방파제 역할을 하기 위해 저희가 제주도에 소속된 자동차를 협조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지사는 "이것은 우리 농민들 입장에 서서 보면, 평화롭게 시위를 하려고 하는데, 제주도의 차량이 이러한 것들을 가로막는 역할을 했다. 그래서 분노를 더욱 높게 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도지사로서 진심으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부상을 당한 농민들의 쾌유를 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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