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천 광장은 열린 공간이다. 누구든 행사를 열 수 있다. 특히 최근엔 제주시 원도심이 각광을 받으면서 원도심을 활성화시키는 방안의 하나로, 산지천 광장도 떠오르고 있다. 더욱이 인근엔 탐라문화광장 사업이 한창 진행중이어서 산지천 광장은 주목해야 할 공간이 되고 있다.

하지만 산지천 광장에서 행사를 하는 이들은 고충을 호소하고 있다. 행사 진행에 필요한 전기시설이 여기엔 없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면 있던 전기 시설이 폐쇄됐다. 산지천은 지난 2002년 복원 사업이 마무리되면서 분수광장이 만들어졌고, 분수 가동에 필요한 전기설비도 들여왔다.

잘 가동되던 분수시설은 지난해 5월부터 전면 가동 정지에 들어갔고, 그나마 있던 전기시설은 올해 6월초부터 끊기게 됐다.

때문에 산지천 광장에서 행사를 할 때면 ‘전기를 어디서 끌어다 쓸까’라는 고민을 해야 한다. 전기 공급을 하지 못하면 행사는 엄두를 내지도 못한다. 원도심을 활성화시키려는 행사를 하려해도 할 수가 없다는 얘기가 된다.

행사를 주관하는 이들은 그야말로 전기를 구걸하고 있다. 배수펌프나 은행에서 전기를 끌어오던가, 심지어는 인근 화장실에서 전기를 연결하고 있다.

지난 16일도 산지천 광장에서 청소년 관련 행사가 열렸다. 행사 관계자는 “예전엔 산지천 광장 바닥에 전기 시설이 돼 있어 행사를 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그러나 전기가 끊기면서 이곳저곳에 전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며 부탁을 하는 입장이 됐다”며 “행사할 때마다 이런 게 고충이다. 전기를 공급해주고, 사용료를 내는 게 더 편하다”고 말했다.

산지천 광장의 전기 사용을 끊은 곳은 제주시청이다. 그런데 제주시도 할 말이 많은 모양이다.

제주시는 지난해 분수가동을 중지시키고 난 뒤 올해는 아예 전기시설을 폐쇄시켰다. 이유는 매월 내야 하는 전기료 부담이 만만치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매월 내는 전기료는 100만원에서 110만원 선이라고 했다.

제주시 관계자는 “분수 시설을 위해 전기설비를 한 것이다. 설비 용량이 커서 분수 가동을 중지시키고 난 뒤에도 전기세를 계속 내야 했다. 그래서 아예 계량기를 뜯고 폐쇄를 하게 됐다”며 “행사를 하는데 불편을 주고 있으나 지금으로서는 방법이 없다. 다른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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