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이중섭이 살아 있었다면. 그런 가정을 한다면 올해 정확하게 우리 나이로 100세가 된다.
1916년생인 이중섭은 ‘소’로 너무 잘 알려진 인물이다. 서귀포에서 살기도 한 인물이다.
그의 100세를 기리는 특별기획전이 마련된다. 이중섭미술관은 오는 18일부터 10월 11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그리운 제주도 풍경’이라는 주제를 단 특별기획전을 선보인다. 내년 100주년을 앞둔 프레행사이기도 하다.
이번 특별기획전은 이중섭의 부인인 이남덕(야마모토 마사코, 山本方子) 여사가 1952년 부산에서 일본 친정에 보냈던 미공개 편지문이 공개된다. 또한 부인과 두 아들이 일본으로 입국했던 당시 입국증명서, 결혼 전인 1944년 이중섭 화백이 원산에서 당시 애인이었던 야마모토 마사코에게 보낸 전보, 1952년 이남덕 여사의 친정아버지 사망을 알리는 전보, 1956년 이중섭 화백의 사망통지서 등이 전시된다.
특별기획전은 이중섭 화백과 함께 생활한 지인 등이 이중섭에 대해 쓴 글과 1950년대 한국전쟁 중 작품 활동을 했던 당시의 사진도 볼 수 있다.
이중섭은 일본 문화학원 재학시절 미술과 2년 후배인 야마모토 마사코와 사귀게 된다. 문화학원 시절 반 학우들은 이중섭을 ‘아고리’라고 불렀다. 이중섭의 턱이 길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이 별명은 후에 이중섭의 아내가 된 야마모토 마사코 사이에 오갔던 편지문에도 애칭으로 자주 등장한다.
이중섭이 일본에서 유학을 마치고 귀국하여 원산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을 때, 야마모토 마사코는 전쟁 와중인 1945년 이중섭을 찾아오고 결혼을 한다. 이남덕은 그 때 이중섭이 붙여준 이름이다.
이번 기획전은 이중섭 화백이 작품 제작을 할 당시 처해던 상황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이중섭 화백 및 이남덕 여사의 인간적인 면모와 생활의 단면을 살필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개막 당일인 18일 오후 4시엔 옛 서귀포관광극장에서 오프닝 행사가 열리며, 오광수 명예관장의 강연 등이 진행된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