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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메르스 강타에도 관광객 느는 ‘이상한 통계’
6월 메르스 강타에도 관광객 느는 ‘이상한 통계’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5.07.30 08:24
  •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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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한달 중국인 줄었지만 내국인 늘고 누적 관광객도 증가
입도객 92~95%는 무조건 관광객 집계…해당 공무원도 몰라
6월 메르스 충격이 제주도를 강타했으나 관광통계로는 중국인이 줄었을뿐 내국인 관광객은 더 늘어나는 등 통계 부실을 지적받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가 지난 28일 중동호흡기증후군(일명 ‘메르스’) 종식을 공식 선언했다. 길고 긴 싸움이었다. 메르스로 가장 타격을 본 건 관광업계다. 제주도내 관광업계는 아우성이다.

제주도는 그 아우성을 받아줬다. 제주관광진흥기금을 푼 것이다. 메르스 특별융자 지원을 한다며 제주도내 여행업 56곳 등을 포함해 148개 사업체에 304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금리도 0.75%의 우대금리를 적용받아 1.22%의 이자만 물면 된다. 도내 여행업계가 숨통을 트게 돼 다행이다.

이제 제주도는 메르스 충격을 벗어나 상승만 하면 된다. 관광이 제주도를 먹여살리는 일등공신이 아니던가.

특히 6월은 그야말로 암흑이었다. 메르스 확진환자가 제주를 다녀가면서 초비상이 걸린 시점이 6월이었다.

그래서 궁금했다. 대체 6월엔 어느 정도의 관광객이 빠졌을까.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관광통계의 문을 두드렸다. 그런데 이게 뭔가. 기자는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중국인 관광객은 절반이 줄기는 했으나 국내 관광객은 오히려 늘어났다. 6월 한달만 기준으로 삼았다. 메르스 충격이라면 관광객이 줄어드는 건 당연했기에 6월만 들여다봤다. 1000만명 관광객을 돌파하며 최대 활황이라던 2013년도 6월보다도 많았다. 어떻게 봐야하나.

현재 일일 관광통계는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 공항안내소에서 집계를 한다. 올해 6월 한달간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93만5419명이다. 이 가운데 내국인은 76만9230명, 외국인은 16만6189명이다.

지난해 6월은 106만8106명(내국인 74만2952명, 외국인 32만5154명)이었고, 1000만명을 돌파하던 2013년 6월은 95만314명(내국인 71만4747명, 외국인 23만5567명)으로 집계됐다.

관광통계에 따르면 6월까지 누계는 올해 638만1384명(내국인 502만9833명, 외국인 135만1551명), 지난해 569만4616명(내국인 436만6252명, 외국인 132만8364명), 2013년은 503만180명(내국인 413만4764명, 외국인 89만5416명)으로 나왔다.

 

수치로만 따지면 어렵다고 해서도 안된다. 외국인이 빠지긴 했으나 전반적인 수치에서는 커다란 차이점을 느끼지 못한다. 누적 관광객도 계속 늘고 있으며, 활황이던 2013년에 비해 6월까지는 130만명이나 많은 관광객이 제주를 찾았다.

그런데, 왜 울상일까. 오죽했으면 원희룡 지사가 직접 서울로 중국으로 나갈까. 원희룡 지사는 관광객이 들어오지 않는다며 지난 16일 서울에서는 박원순 시장과 함께 퍼포먼스를 하기까지 했다.

국민이, 도민이 어렵다는데 수치는 그걸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니 뭔가 이상하다. 수치 측정이 잘못됐을 개연성이다. 만일 수치가 정확하다면 제주 관광의 구조가 잘못됐다.

관광객은 어떻게 산출하는지 알아보자. 우선은 제주도민을 포함해 제주도에 들어오는 모든 이들이 대상이 된다. 100명 가운데 몇 명이 관광객인가를 따지는 것이다. 수만 명을 일일이 전수조사를 하지는 않는다. 일일이 전수조사를 하는 수고를 덜기 위해 월별 비율을 정해놓고 있다.

이 비율은 1000만명 관광객을 돌파한 시점인 2013년부터 조정됐다. 가장 관광객 비율이 높은 달은 6월로, 94.64%다. 가장 낮은 달은 92.35%인 1월이다. 쉽게 말하면 제주도에 발을 밟는 모든 사람 가운데 92%에서 95%는 무조건 관광객이 된다. 수학여행을 끝내고 한 항공기에 제주도내 학생들이 꽉 들어차도 100명 중 90명 이상은 자신도 모르게 관광객으로 집계된다는 사실이다.

국내인은 제주에 들어오는 사람이 관광객인지, 아니면 도민인지 판단하기가 무척 힘들다. 요즘은 인터넷 구매도 활발, 제주도민을 가리기가 더욱 어렵다. 항공업계는 비행기를 타는 이들 가운데 20% 가량은 도민일 것으로 추산할 뿐이다. 추산이긴 하지만 지금 제주도에서 집계하는 관광객 비율과는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난다.

어쨌든 제주에서 집계하는 관광객 비율이 맞다면 6월이라도 ‘어렵다’는 얘기가 나와서는 안된다. 그래도 계속 어렵다고 아우성을 하면 원천적으로 수치가 잘못됐다고 봐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야 관광객 수치로는 별 차이가 없는데(누계로는 더 늘어남) 어렵다고 아우성하는 게 이상하지 않은가. 더 추적을 하면 제주도는 1000만명 돌파라는 게 사실이 아닌, 거짓이 될 수도 있다. 그렇지 않길 바라지만.

문제는 관광객 통계를 내는 비율을 담당 공무원도 모르고 있다. 담당 공무원은 “솔직히 모른다”며 털어놓았다. 그러니 도민들은 어떻게 관광객 통계가 나오는지 알까.

만일, 이 통계가 맞다면 더욱 문제가 된다. 내국인이 아무리 많이 들어와도 제주 관광에 이득이 될 게 하나도 없다는 답이 나오기 때문이다. 우리가 중국 바라기인가. 중국인이 줄면 내국인이 폭발적으로 증가를 해도 관광업계는 다 죽는다는 말인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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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호텔 2015-07-30 10:46:45
메르스로 인해 헐값에 방팔아도 안차는 데
그 관광객들은 노숙하는가 보네요 ㅎㅎㅎ
돈들이면서 이따위 통계하지말고 치워버려 ㅠㅠㅠ

엉터리 2015-07-30 09:04:57
정말 희한한 통계네 ㅠㅠ
아니 6월 한달만 3천억원 정도 경제효과
감소되엇다고 발전연구원에서도 발표했는데...
저러니 관광통계를 고무줄 통계라고 하며 도민은 아무도 안 믿는다는거죠

제정신인가 2015-07-30 09:33:58
도대체 도청 공무원은 머하길레 통계의 기본도 모르지
제정신으로 일하는 건 맞는지
예산 쌈박질이나 잘하지. 아이고ㅠㅠ

통계는기본 2015-07-30 09:48:11
오랜만에 기사다운 기사를 봅니다. 통계는 정책, 사업,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기본 사항이 됩니다. 그래서 통계수치가 정확해야되고 산출근거가 타당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실적용 통계는 혼선만 가져다 줄 뿐, 도민 입장에서는 도움이 되는 것이 없습니다. 정확한 입도 관광객의 통계 수치가 필요 할 듯 싶습니다.

한림객 2015-07-30 10:04:44
주변리조트 거의 부도직전이라는데.. 전년 객실점유율95%였고 금년6월15%7월20%밖에 안된다던데 그손님들 다 오데서 묵고 자는지 헐입니다요
텐트치고 야영하는것도 아닐건데 미친통계!!c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