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00:55 (일)
성난 농심 VS 경찰, 협상 첫날 '마찰'
성난 농심 VS 경찰, 협상 첫날 '마찰'
  • 문상식 기자
  • 승인 2006.10.23 21:5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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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 FTA 단체 1만3000여명, '한미 FTA 반대' 한 목소리
중문 앞 바다서 해상시위...시위대, 바다 헤엄쳐 진입 시도

한.미자유무역협정(FTA) 4차 본 협상이 본격적으로 이뤄진 23일 한미 FTA 반대 단체들의 FTA 저지 의지가 극에 달하며, 이를 저지하려는 경찰과 정면 배치하면서 서귀포시 중문 일대에서 마찰이 빚어졌다.

먼저 한미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등 한미 FTA 반대 단체 대표자 10여명은 이날 오전 9시 중문관광단지 입구에서 '한미FTA 4차 협상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갖고 "한미 FTA는 경제주권을 포기하고 사회 양극화는 물론 농업과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농민단체들은 오후 1시 열릴 예정인 한미 농수축비대위 결의대회 장소인 중문 삼거리로 집결하는 과정에서 통행로를 원천봉쇄하는 경찰과 한때 격한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점심시간인 오후 12시에 접어들면서 한미 FTA 반대단체들과 경찰은 대치상태는 잠시 소강상태를 보였다.

#한미 FTA 반대 육상에 이어 해상서도...30여척 어선 해상 시위 전개

그것도 잠시 연이어 중문 앞 바다에서 어민들의 반대 시위가 이어졌다. 어선 선주들은 12시 40분께 중문 앞 바다에 어선 30여척을 띄우면서 'FTA 즉각 중단하고 협상 내용 공개하라'는 현수막를 내걸고 연막탄을 쏘아 올리며 해상 시위를 전개했다.

해경은 3000t급 이하 경비함정 12척 등을 투입해 어민들이 육상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원천봉쇄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한미 FTA 저지 규탄 목소리는 오후 들면서 더욱 거세졌다. 한미 농수축산비상대책위원회는 오후 1시 중문삼거리서 '한미 FTA 저지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제주의 생명나무인 감귤나무에 불을 붙이는 등 한미 FTA 반대 시위의 수위가 높아졌다.

이날 결의대회는 1만여명의 농민이 운집한 가운데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서정의 회장의 대회사를 시작으로 북제주군여성농민회 한경애 회장 연설, 상징의식, 결의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북군여성농민회 한경애 회장은 연설에 나서 "한미 FTA는 농업인들을 죽음으로 몰고 갈 재앙"이라며 "한미 FTA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정부가 말하는 한미 FTA는 농업인들에게 공허한 메아리로 들린다"며 "제주농업의 몰살을 야기시키는 한미 FTA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한미 FTA를 체결하는 것은 농업 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의 위기를 자초하는 일"이라며 "지금 당장이라도 한미 FTA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역주민-관광객 불만 속출..."관광객에 출입증 제시가 뭐냐!"

제주를 찾은 관광객과 협상장 인근 지역주민, 상인들의 불만도 속출했다. '반짝 특수'는 고사하고 지역 주민들도 통행에 상당한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 터져 나왔다. 이러한 불만은 관광객들도 마찬가지였다.

당초 경찰이 밝힌 관광객들의 통행에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과는 달리 관광객들의 통행이 철저히 통제되면서 불만의 목소리가 속출했다.

신혼 여행차 제주에 찾았다는 김모씨(29.경기도)는 "경찰 통제는 언제까지 이뤄지냐"고 물어보면서 "여미지를 가려고 하는데 도저히 갈 수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김씨는 "하물며 인근에 차량을 세워 여미지까지 걸어가려는데도 출입증이 없으면 통행할 수 없다며 통행제압을 받았다"며 "제주도 초행길에 안좋은 기억만 갖게 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관련 경찰의 한 관계자는 "다른 지역에서 원정 출동온 우리들로써는 서귀포경찰서나 지방청은 직속 상관이 아니라 소속 상부의 그대로 따라야 할 뿐"이라며 "더욱이 예측불허의 일이 생길 수 있는 긴장의 연속이기 때문에 관광객 등 스스로 상황에 따라 통제 허용여부를 판단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시위대, 바다 헤엄쳐 협상장 진입 시도

오후 3시 30분께 농수축비대위가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앞에서 열린 '한미 FTA 저지 범국민대회'에 합류하면서 시위 양상은 한층 고조됐다.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이하 범국본)와 한국농업인중앙연합회는 23일 오후 3시 30분부터 제주컨벤션센터 앞에서 한.미FTA저지 범국민대회를 마치고 협상장인 제주신라호텔로 향했다.

5시 10분께 협상장으로 진입을 시도하던 한미 FTA 반대 단체들은 그러나 협상장을 향하는 길목이 경찰에 의해 완전히 봉쇄되면서 한미 회원들의 불만이 터졌다.

특히 일부 시위대는 제주컨벤션센터와 제주신라호텔 사이 시위대의 진입을 막기 위해 통행길을 막아선 방파제용 콘크리트와 대형 콘테이너 상자를 넘어 진입을 시도하고, 나머지 대부분의 시위대는 이들의 진입을 가로막은 경찰과 대치했다.

또한 20여명의 농민과 노동자들은 바다를 헤엄쳐 협상장으로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바다를 헤엄쳐 건넌 단체 회원들은 이를 알고 맞은편 방파제로 향한 경찰과 대치하며 한때 격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로인해 경찰은 인근 주변의 경비를 더욱 강화하며 한미 FTA 반대단체들과 정면으로 배치했다.

#"우리의 선택은 단 하나, 한미 FTA를 즉각 중단하는 길"

이에 앞서 범국본과 농수축비대위는 이날 오후 3시 30분께 제주국제컨벤션센터 앞에서 '한미 FTA 범국민대회'를 갖고 한미 FTA 중단을 촉구했다.

제주국제컨벤션센터를 가득메운 한미 FTA 반대단체들은 투쟁 결의문을 통해 "초국적 자본에게 무한한 자유를 부여해주는 한미 FTA 협상을 어떻게 하더라도 그 결과는 뻔하다"며 "우리의 선택은 단 하나, 한미 FTA를 즉각 중단하는 길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또 이들은 "한미 FTA 체결로 초국적 자본의 이윤놀음에 우리의 모든 권리를 다 내주고 한미 동맹을 강화해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을 더 높이는 것은 결코 우리 미래를 위한 선택이 될 수 없다"고 성토했다.

아울러 이들은 "한미 FTA를 중단하고, 파괴와 착취, 빈곤과 폭력을 확대하는 신자유주의 세계화를 완전히 단절하고, 온국민의 힘과 지혜를 바탕으로 대안적인 세계를 건설하는 투쟁에 나서겠다"고 천명했다.

한편 이날 범국민대회는 한미 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정광훈 공동대표의 개회사와 민주노총 고대안 제주본부장의 환영사, 각계발언, 투쟁결의문 낭독, 상징의식 순으로 진행됐다.

한미 FTA 반대 단체들은 이날 오후 6시 중문포구 입구에서 한미 FTA 저지 투쟁 문화제를 가진 뒤 자진 해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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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독자 2006-10-24 10:11:42
제주도에 살면서 이런 일은 처음 보는 것 같아요. 실제로 볼 수 있었던건 아니지만 사진이랑 기사를 보니 현장을 짐작할 수 있을 듯. 실제로 보면 정말 아수라장이였겠네요. 울부짖는 시위대나 임무이기에 어쩔수 없이 막아야만하는 전경들이나 제가 보기엔 다 안타깝고 슬픈 현실인것 같습니다. 수고하세요^^

양추사 2006-10-24 09:19:53
기자께서는 현장을 직접 확인하고 기사 올리셨나요..
"다행히 부상자가 없었다" 고 하셨는데 내가 직접 현장에서 두눈으로 분명히 본 사실인데 분명히 무방비 상태인 시위대를 향하여 방패와 곤봉으로 가격해서 부상자가 4명 이상 발생되었습니다..한마디로 책상에서 경찰리 보내준 자료 올린거라고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