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담 - 서귀포여고 2학년 현윤주
[전문] 제16회 청소년4·3문예공모 시부문 고등부 대상
돌담
- 서귀포여고 2학년 현윤주
혼자서는
오롯이 삼켜내지 못할 고통
쏟아낼 수밖에 없어
당신은 현무암이 되었는지 모릅니다.
살갗을 깊숙이 파고드는
뜨거운 총구에
북촌에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에
더 이상 흘릴 눈물조차 없어
그렇게 식어 굳어졌는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당신들은
봄에 흩날리는
유채꽃이 되지 못한 채
쓸리는 돌이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돌담을 쌓습니다.
무너져버린 당신의 삶을
그날의 기억을
쌓습니다.
매서운 바람
쓸리는 돌멩이로 남지 않게
탑을 쌓습니다.
당신들의 넋 위에
손을 얹습니다.
메워질 수 없는
당신의 그 아린 구멍 속에
유채꽃이 분분히
내려앉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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