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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해와 상생을 위해 축하 인사만 가득한 ‘4.3 토론회’
화해와 상생을 위해 축하 인사만 가득한 ‘4.3 토론회’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5.03.12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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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제주 4.3 도민 대토론회’ 개최, “4.3 관련 내용은 부족해…”
송승문 유족회 부회장, “대통합을 위해 어떻게 해야 되나” 서면 답변 요구

제주 4.3의 화해와 상생을 위해 새누리당 제주도당이 마련한 4.3 유족회와 재향경우회의 대통합 토론회가 속없는 알맹이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67주년 4.3희생자 추념일을 20여일 앞두고 12일 오후 제주상공회의소에서는 새누리당 제주도당, 제주 4.3희생자 유족회, 재향경우회 제주도지부가 ‘도민대통합’ 숙원에 한걸음 다가서고 도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토론회를 개최했다.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진행된 제주 4.3 도민 대토론회는 ‘대토론회’ 이름을 무색하게 했다.

 

정종학 새누리당 제주도당위원장의 인사말을 시작으로 박정하 제주도 정무부지사, 구성지 제주도의회의장, 강지용 새누리당 제주도당 4.3특별위원회 위원장 등 6명의 축하 인사말이 이어졌고, 그 후로도 두 차례의 자리 정리가 있고 나서야 도민대통합에 대한 발표가 시작됐다.

하지만 최홍재 국민대통합위원회 기획단장의 주제 발표는 한때 이데올로기로 상극했던 유족회와 경우회가 참여하고, 4.3의 화해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는 자리의 취지와는 상충된 모습이었다.

최 단장은 작지만 큰 한국이 고도 압축성장의 그늘과 갈등을 겪고 있지만 산업화, 2002 월드컵 등 대통합 사례를 통해 현재 국민대통합시대에 있다고 현 시대에 대한 개념을 풀이했다.

그러면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새마을 운동을 극찬하기도 했다.

또 양조훈 제주 4.3평화교육위원장 역시 유족회와 경우회가 손을 맞잡게 된 과정을 설명하고 4.3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 전달 정도에 그치면서 토론회 참석자들의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4.3 유족회 송승문 부회장은 “국민대통합위원회 국민통합기획단장이 발표에 나섰지만 발표 자료에 4.3에 대한 자료나 책 등 내용이 하나도 없다”며 “4.3의 화해와 상생 대통합을 위한 자리라고 해서 왔는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송 부회장은 “최근 모 신문에 위패 중 2000개 이상이 공산 폭도 위패라고 기고를 올랐다. 앞이 캄캄했다”며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그중에 혹 잘못된 사람도 있겠지만 이런 과정을 어떻게 대통합으로 갈 것이냐”며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송 부회장은 최홍재 단장에게 4.3 희생자 유족들과 국민들이 진정으로 대통합을 이룰 수 있는지 가능하다면 방법이 무엇인지 서면으로 유족회에 제출해줄 것을 요구했다.

한편 4.3희생자 재심사 논의를 두고 박근혜 대통령의 참석 여부에 대해서는 유족회와 재향경우회 모두 참석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그러나 유족회는 국가행사를 두고 대통령 참석여부에 조건을 다는 것은 안 된다고 했으며, 재향경우회는 책임 있는 부서(4.3위원회)에서 확인과정을 거치면 순수한 희생자로 인정받게 될 것이라며 과민반응은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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