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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은 기억을 간직한 이들의 커뮤니티가 중요”
“도시재생은 기억을 간직한 이들의 커뮤니티가 중요”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4.11.16 0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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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 제주시 원도심 재생을 위한 컨퍼런스서 제기
15일 제주도의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원도심 컨퍼런스.

걷기는 트렌드다. 어느 지역을 가나 걷는 길이 없는 곳이 없다. 도심에서는 대표적인 곳으로 대구 중구, 부산 감천문화마을, 통영 동피랑마을 등이 있다.

제주에서는 ‘제주올레’라는 특화된 상품이 걷기의 대명사인 건 분명하다. 하지만 그건 자연풍광을 따라가는 길이다.

지난해부터는 ㈔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가 제주시 원도심을 살려보겠다는 의지로 올해까지 8차례의 원도심 투어를 진행했다.

그럼 장기적인 의미에서 제주시 원도심을 살리는 방안은 없을까. 원희룡 도정도 내년도 예산에 수십억원을 배정하는 등 애정을 표하고 있지만 과연 어떤 방안이 바람직한 것일까.

이와 관련된 의미 있는 토론회가 개최됐다. ㈔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는 15일 제주도의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제주시 원도심 재생을 위한 컨퍼런스’를 진행했다.

‘도시 걷기의 인문학-서울, 파리, 제주의 장소들’이라는 기조발제를 한 정수복 작가는 ‘장소’와 ‘비장소’의 개념을 설명했다.

그는 “도시의 공간은 ‘장소’와 ‘비장소’로 나뉜다. ‘장소’는 오래된 역사를 잘 보존하고 있는 곳이며, ‘비장소’는 세계화·도시화된 어느 도시에나 볼 수 있는 것이다”며 “파리를 얘기하는 건 바로 오래된 것들을 많이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근대골목으로 성공한 대구시 중구의 사례도 이날 소개됐다. 대구시 중구 문화예술과의 오성희 주무관이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는 중구 동성로에 있던 노점상 157곳을 없애면서부터 시작된 도심의 환경 바꾸기 등을 설명했다. 그는 10여년간 진행된 사업으로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되는 등 대구시 중구가 뜬 사례도 자세하게 곁들였다.

15일 제주도의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원도심 컨퍼런스.

오성희 주무관은 “주민들에게 물으면 대부분 재개발을 원한다. 하지만 결국은 보존이 개발을 이긴다. 원도심으로 오는 시대가 꼭 온다”며 “땅값이 10배로 뛰기도 했다”고 말했다.

관광의 시각으로 바라봤을 때의 우려점도 나왔다. 강성일 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 기획실장은 ‘관광적 관점에서 본 지역재생의 의미와 한계’라는 발표를 통해 “원도심은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중국인 관광객이 몰려왔을 때 지역자본은 견딜 수 없다. 지역의 정체성과 문화는 점점 엷어질 것이다”며 “결국 그 공간은 관광의 시각으로 본 타인의 공간이 될 뿐이다”고 설명했다.

종합토론 자리에서는 있는 기억을 잘 간직한 ‘도시재생’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김형훈 미디어제주 편집국장은 “이탈리아 로마는 '첸트로 스토리코'라는 역사지구를 두고 함부로 개발하지 못하게 한다. 그에 비해 우리는 기억을 100% 없애는 일을 해왔다. 그런 도시재생은 안된다. 도시재생은 기억을 간직한 이들간의 커뮤니티가 유지되는 ‘재활력’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말했다.

김형훈 국장은 이어 “대구 중구의 사례는 너무 디자인화 된 느낌이다. 마치 제주시 연동의 ‘바오젠거리’를 보는 느낌이었다. 제주시 원도심은 있는 그대로를 살리면서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15일 제주도의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원도심 컨퍼런스.

정수복 작가는 “제주의 의미를 찾을 필요가 있다. 제주도를 왔다간 이들의 이야기를 실어도 좋다. 그러면 제주를 재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강민수 제이누리 논설위원은 “제주시 원도심을 소재로 한 좋은 영화 한 편이 나왔으면 한다. 전세계 작가를 대상으로 시나리오 공모를 하면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겠는가”라며 원도심 재생의 색다른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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