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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인성은 필요없어, 오직 시험만 잘 보는 학생이면 돼”
“우린 인성은 필요없어, 오직 시험만 잘 보는 학생이면 돼”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4.09.0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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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 수시 비중 전국에서 가장 낮아 학생들 다양한 선택권 제약
초등교육과는 ‘학생부 교과’로만 선발…인성 갖춘 교사 양성도 의문

제주대의 수시 문턱이 너무 높아 교사와 학생들로부터 불만을 사고 있다. 사진은 제주대 본관.
고교생들의 소망은? 당연한 질문이지만 그에 대한 답은 대학 입학이다. 3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의 소망은 어떨까. 똑같은 질문을 던지면 명문대학혹은 가까운 제주대라고 말을 할 것이다.

여기에서 명문대학을 빼고, 제주대학교만을 놓고 생각해보자. 3 수험생을 둔 부모들이 자녀들을 쉽게 제주대에 보낼 수 있을까. ‘그렇다고 답을 하기 어렵다. 성적이 좋은 학생만을 받아들이려는 제주대의 입시 전형 구조 때문이다.
 
제주대의 신입생 전형 구조를 들여다보면 성적위주임을 단박에 확인할 수 있다.
 
제주대는 예전부터 수시 비율이 적어 읍면 지역의 교사와 학생, 학부모들로부터 불만을 사왔다. 수시는 성적만을 보는 게 아니라, 다양한 전형을 통해 대학에 맞는 인재를 골라내는 방식으로 각급 대학이 활용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제주대의 수시 비율은 전국과는 동떨어진다. 2014학년도 전국 대학의 수시모집 비율은 64.0%였다. 모집인원 376867명 가운데 241093명을 수시로 뽑았다.
 
전국 대학의 2015학년도는 수시 비율은 더 높아진다. 모집인원 365309명 가운데 66.7%243748명을 수시로 선발할 계획이다.
 
제주대는? 이와 거꾸로 가고 있다. 지난해, 그러니까 2014학년도 수시 모집 인원은 798명으로 전체의 30.8%에 불과했다. 나머지를 정시모집으로 다 채웠다.
 
올해 고 3 수험생에 해당하는 2015학년도 역시 제주도는 다르지 않았다. 772명을 수시로 선발할 계획이다. 비율로는 30.2%이다.
 
올해는 제주지역 학생들이 노려볼 만한 전형 유형도 사라졌다. 제주대는 입학사정관제인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 글로컬미래교사와 JUN인재전형 등을 전형 간소화라는 명목으로 축소 폐지했다.
 
제주대는 여기에다 사회적배려대상자 전형을 고른기회 전형으로 바꾸고, 여전히 대부분 학과별 1명씩을 수시로 선발, 도내 고교 학생의 제주대 진학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특히 제주대는 전년도보다 최저학력 기준을 1등급 상향했다. 제주대 교육대학의 초등교육과인 경우 문제는 더 심각하다.
 
초등교육과의 전형 유형은 학생부 교과로만 선발한다. 학교내 학생의 종합적인 활동을 평가하는 비교과를 제외, 시험성적인 교과로만 선발하는 게 학생부 교과이다. 전국의 교육대학 가운데 학생부 교과로 학생을 선발하는 곳은 제주대가 유일하다.
 
학생부 교과는 학생이 저지른 학교폭력 등의 문제는 제외되기에, 순전히 시험만 잘보는 학생을 선발하겠다는 제주대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즉 이제는 선생님도 성적순이 아니면 안되는 세상이 된 셈이다.
 
초등교육과는 수능최저학력 기준도 전국에서 가장 높다. 영어와 국어, 수학을 합쳐서 등급의 합이 ‘6’ 이내여야 하며, 영어는 기본 2등급을 전제로 하고 있다. 수시를 통과하더라도 영어를 3등급 받거나, 합계 등급이 ‘7’을 넘으면 탈락의 아픔을 맛봐야 한다.
 
부산교대는 수능 최저학력 기준이 아예 없으며, 나머지 교육대학 역시 학생들에게 다소 숨통의 여지를 주고 있다.
 
도내 고교 A 교사는 교사들 사이에서 내신이 높더라도 수능을 제대로 보지 못하면 제주대는 어렵다고들 얘기를 한다. 결국 육지쪽 애들을 받아들이려는 것이다면서 문제가 많아 진로진학 교사를 중심으로 제주대에 건의를 해보기는 했다고 말했다.
 
B 교사는 제주대가 수시 비중을 줄이면서 읍면 지역 학생들은 들어가기 어려운 학교가 됐다. 게다가 수능 최저학력 기준도 상향시켜 학생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교사들이 문제점을 인식, 제주대에 비공식적인 건의를 했으나 받아들여진 건 없다. 오히려 제주대는 2015학년도 입시의 문턱을 더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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