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17:02 (일)
“애들이 수학여행을 올 곳이었는데…” 울먹인 학부모들
“애들이 수학여행을 올 곳이었는데…” 울먹인 학부모들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4.07.05 15: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 5일 이석문 교육감 찾아 ‘안전한 학교’ 요구
“정치권에 분노 느낀다”며 특별법 제정 천만명 서명 제주도민에 촉구

5일 제주도교육청 교육감 집무실에서 유가족을 만나고 있는 이석문 교육감.
지난 416일 제주로 수학여행을 오려던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은 제주를 바로 앞에 두고 멈춰야 했다. 조금만 더 왔더라면 제주의 땅에서 즐거움을 만끽했을 이들이었다.

세월호 참사 81일째인 75. 단원고 학생을 대신해 유가족들이 제주 땅을 밟았다. 2학년 3반 학생들을 잃은 부모들이었다. 그들은 울먹였다. 울지 말자고 다짐했건만 왜 눈물이 나는지 알 수 없다. 울고, 울고 또 울었건만 눈물은 마르지 않는다.
 
2학년 3반 부모들은 이날 이석문 교육감을 만나 교육당국에, 대한민국의 거짓을 행하는 위정자들에게, 학생들 대신 살아있는 어른들에게 호소했다. 세월호 참극으로 세상과 이별한 단원고 학생들을 잊지 말아달라는 당부였다.
 
이석문 교육감은 뭐라고 말씀드려야할지 모르겠다며 유가족들을 만난 첫 심경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러면서 모두들 힘들 것으로 안다. 내가 2학년 3반 담임이었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정말 마음이 무겁다고 서두를 꺼냈다.
 
이석문 교육감이 5일 세월호 유가족을 만난 자리에서 '안전한 학교' 실현을 약속하고 있다.
학부모 A씨는 잊지 말아달라. 잊혀지는 게 무섭다. 제주에 오기까지 너무 힘들었다. 제주도가 수학여행이라며 한동안 말을 잊지 못했다. 함께 온 학부모들은 울먹였다. A씨는 공항에 내렸을 때 가슴이 아팠다. 1시간 30분이면 올 수 있는 곳인데라며 안타까운 심경을 재차 표현했다.
 
A씨는 이런 아픔은 두 번 다시 없어야 한다. 남아 있는 어른들의 책임이다고 말을 이었다.
 
2학년 3반 유가족을 대표한 A씨는 “1000만명 서명운동을 오죽 했으면 우리가 나서나. 해결해야 하는 건 정치권인데, 그들이 하는 걸 보면 울화가 치민다. 국정조사를 보면 혈압이 오른다면서 어려운 이 자리를 맞아줘서 고맙다. 교육감이 제주도 학생들을 책임져서 안전하게 이끌어달라고 당부했다.
 
유가족 B씨는 정치권의 행태에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그는 우린 슬픔만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분노뿐이다. 세월호 국정조사를 하는 걸 보라. 더 분노하게 만든다. 그 때문에 더 힘들다. 정말 학생들이, 학부모들이 걱정없이 학교에 갈 수 있도록 해달라. 우리같은 부모들이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사고 직후의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하기도 했다. 유가족 C씨는 사고직후 애들과 문자를 주고받는데 구조될거니 걱정말라고 하더라. 그 아이들이 안에서 죽기를 기다리면서 공포감을 이겨냈을 것이다. 세월호는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한 유가족 D씨는 애들은 의롭게 갔다. 카톡이나 문자메시지를 보면 친구들에게 구명조끼를 챙겨주고, 혼자만 살려고 하지 않았다면서 어른들에 비해 더 의연하게 죽음에 맞선 사실을 설명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 유가족들이 대대적으로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특별법 제정 서명에 이석문 교육감도 동참했다.
이석문 교육감은 여러분들의 말씀을 잘 새기겠다. 이젠 우리나라도 안전비용을 지불할 때이다. 앞으로 바꿔나가도록 하겠다. 나도 이 자리에서 서명을 하겠다면서 특별법 제정에 서명하기도 했다.
 
이날 이석문 교육감을 방문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은 철저한 진실규명과 관련자 처벌을 요구했다. 아울러 유가족들은 재발방지 대책을 위한 특별법 서명에 나서고 있다. 제주에서는 6일 오전까지 서명을 진행할 계획이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