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窓] 고희범·권범 행정시장 고사…원희룡 지사 ‘공정 인사’ 시험대
“저는 선거정치를 배격하고, 공정한 인사를 할 것입니다.”
민선 6기 원희룡 도지사가 늘 강조하는 말이다. 그는 1일 취임식 자리에서 분명하게 이 말을 했다.
그가 선거정치를 배격하겠다는 건 공무원들의 줄서기 관행에 대한 문제가 있었음을 고백한 말이다.
선거는 정정당당한 결과물을 얻는 건 물론, 그 행위를 통해 유권자들이 지닌 생각을 당선인이 대리로 잘 해주길 바라는 ‘희망’도 담고 있다. 그래서 선거라는 행위는 반드시 해야 하는 의무이면서도 유권자들의 힘을 보여주는 권리이기도 하다.
이렇듯 선거는 신성한 권리이면서 의무이지만 선거를 전후로 각종 문제를 드러냈다. 줄을 잘 서서 자신의 승진을 도모하려는 공무원들에겐 선거야말로 ‘보험’이면서 ‘자산’이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문제는 쌓이기만 하고 풀리진 않았다. 네 편과 내 편이라는 편가르기는 심화되고, 선거로 당선된 이들은 자신에게 ‘보험’을 들어준 이를 위해 기꺼이 보은인사를 마다하지 않았다.
원희룡 도지사는 보은인사를 하지 않겠다고 누누이 말해왔다. 자신의 캠프에 참가한 이들에게 서약서까지 썼다고 하니 그의 보은인사 배격에 대한 열정을 알 수 있다.
1일 취임식 자리에서도 선거정치 배격을 강조할 정도로, 원희룡 도지사의 문제의식은 투철하다. 신성한 취임식 자리에서 한 말이기에 거짓이 없으리라 믿는다.
원희룡 도지사는 취임사에서 “도지사에게 줄을 설 필요도, 이유도 없다. 오로지 업무와 성과만으로 승부하면 된다. 선거정치가 그동안 공직사회를 편가르기 해왔다”고 분명하게 말을 했다.
이제 원희룡 도지사의 첫 인사 작품이 탄생할 예정이다. 바로 행정시장 선출이다. 원희룡 도지사는 제주시장과 서귀포시장 1순위 인물로 ‘협치’ 대상자를 물색했다. 하지만 고희범 전 민주당 도당위원장과 권범 변호사는 고사했다.
제주도는 2일 행정시장 공모를 마감했다. 제주도는 후보군이 누구인지는 공개를 하지 않았다.
누가 행정시장에 오를지는 미지수이지만 분명한 사실은 있다. 다시 한 번 강조한다면 원희룡 도지사가 선거정치 배격을 외쳤다는 점이다. 그래선 안되겠지만 혹시 원희룡 도지사의 의중을 간파하지 못하고, 선거캠프에 있던 이들이 행정시장이 되겠다며 접수를 했는지도 모르겠다.
계속 강조하지만 행정시장 선출은 선거로 인한 편가르기를 없애고, 공정한 인사를 하겠다는 원희룡 도지사의 첫 작업이다. 첫 작업이기에 원희룡 도지사가 밝힌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늘 문제를 낳은 보은인사를 배격하는 첫걸음이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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