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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와 세대를 초월한 공감의 자리, 4.3축전
시대와 세대를 초월한 공감의 자리, 4.3축전
  • 오수진 기자
  • 승인 2014.03.21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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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예총, 4.3축전 변화 예고…과거 ‘동반자’의 역할→앞으로 ‘세대전승’에 중점

 
제주의 4월을 맞이하며 제주민족예술인총연합(민예총)은 종전과는 다른 4.3의 세대전승을 꾀한다.

민예총은 지난 20일 도서출판 각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21회 4.3문화예술축전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했다.

이번 축전의 주제는 ‘역사에 유배된 자들을 위한 연가’로 4.3 사건을 겪은 사람들, 그 기억을 전수받은 사람들마저 역사의 대륙에 기약 없는 유배를 당하고 있다는 내용의 취지이다.

올해 축전 가운데 주목할 만한 프로그램은 4.3평화음악회와 새로운 도전을 하는 해원상생굿과 4.3미술제다.

축전의 시작인 4.3 평화음악회 ‘Memory of Sound’는 4월 4일 저녁 6시 30분 제주대학교 아라뮤즈홀에서 열린다.

평화음악회는 그동안 감성적 측면에서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제주 4.3의 노래들을 인디밴드들이 개성 있는 해석과 음색으로 젊은 세대들에게 시대와 세대를 초월한 공감의 자리로 마련될 예정이다.

이날 가리온, 요조, 사우스 카니발, 3호선버터플라이 등이 출연해 4.3 당시 입으로 불려졌던 노래를 재창작 하거나 편곡해 자신들 만의 색으로 노래하고, 현대적으로 풀어내는 해방가와 작곡가 김순남의 곡으로 온 세대가 소통하는 공론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3년에 열린 제20회 4.3문화예술축전 거리굿 모습이다.
‘해원상생굿’은 올해 처음으로 물에 빠져 죽은 영령들을 위로하는 수장굿 형태로 진행한다.

그동안 마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위령제에서 벗어나 쉽게 드러나지 않는 사건 속, 말이 없는 죽은 영령들을 위로하며 ‘수장굿’을 통해 섬(땅) 위로 끌어 올리는 의식을 제주항 방파제에서 대중들에게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4월 1일부터 15일까지 열리는 4.3 미술제도 주목할 만하다. 그동안 4.3미술제는 ‘4.3의 존재와 진실 찾기’라는 창작 작업에만 몰두해왔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기존 탐라미술인협회 작가만의 전시에서 제주출신 작가, 전문 큐레이터 및 전국의 작가들에게도 참여 기회를 확대해 ‘국제 미술제’의 성격으로 첫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민예총은 21년 동안 미술제를 진행하며 앞으로는 4.3에 대한 새로운 모색이 필요하고 세대전승에 방점을 둔 예술적 모습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느껴 이 같은 구상을 내놨다고 했다.

이 외에도 민예총은 △역사 맞이 거리굿 △4.3미술 학술세미나 △탐사협 사진전 △4.3 문학의 밤 △4.3예술기행 △4.3평화문학기행 △찾아가는 청소년 4.3문화마당 △4.3국제평화문학심포지엄 △4.3평화재단 시간의 벽 시화전 등을 통해 대중과 소통할 예정이다.

민예총 관계자는 기자간담회에서 “여전히 4.3행사에는 4.3을 겪었던 당대 또는 1대 유족들만 참여하고 손자 손녀들은 보이지 않는다”며 착잡해했다.

아울러 “마치 담당자가 정해진 위탁사업처럼, 평화재단이나 유족회원들만의 것으로 또는 역사학자나 관련 전공자들만의 것으로 치부해버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후대로 세대 전승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에 대해 후속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경훈 민예총 이사장은 “이번 축전의 최대 목표는 세대전승에 방점을 두었으며 4.3이 추념일로 지정되었는데도 불구하고 대중들이 감성적, 평화적 측면에서 4.3을 접할 기회가 없는 것은 문제”라면서 “문화예술에 관련해서 도차원의 제도가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오수진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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