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풍항계] 고창근·윤두호 잇따라 기자회견…보수 후보군 압축 시나리오 가동
속이 탄다. 6월 4일 지방선거에 나서는 후보들 가운데 소위 ‘뜨지 않는’ 층이 있다면 교육감 후보군들이다. 그래서 그들의 속은 타들어가기만 한다.
속이 타는 이유는 제주특별자치도 전체를 대상으로 발품을 팔아야 하는 것도 그렇지만, 후보군이 워낙 많다보니 지지율 정체라는 달갑지 않은 선물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11일 하루는 후보를 압축하자는 의견들이 속속 쏟아졌다.
포문은 고창근 예비후보가 열었다. 고창근 예비후보는 교직원을 대상으로 예비경선을 하자는 제안을 했다. 교직원을 꼽은 이유는 ‘교육에 있어 가장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자 나머지 후보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건 공정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의견들이다.
고창근 예비후보가 이날 오전 11시에 기자회견을 한 뒤 4시간 후인 오후 3시엔 윤두호 예비후보도 기자회견을 갖고, ‘후보 압축’을 공식화했다.
윤두호 예비후보는 기자회견에서 교직원 설문엔 문제를 제기했으나, 큰 틀에서는 고창근 예비후보의 발언을 수용하겠다는 점을 확인시켰다.
윤두호 예비후보는 “너무 많아서 헷갈린다고 한다. 후보들이 많아 압축의 필요성을 느낀다”면서 예비경선을 위한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윤두호 예비후보는 “교육계 원로 및 일반 시민들로 구성된 공명정대한 협의체가 필요하다고 본다”며 “협의체를 통해 각 후보들이 제시하는 방안들을 수용·조절한 뒤 도민 전체를 대상으로 예비경선을 실시한다면 보다 정당하고 공정한 예비경선이 치러질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예비후보들의 잇단 ‘후보 압축’의 속내는 무엇일까.
현재 이석문 예비후보는 진보로 분류되지만 나머지는 보수 혹은 중도로 분류된다.
때문에 보수로 분류되는 후보군들이 한 데 응집해야 한다는 여론이 교육계 안팎에서 조성되고 있는 것. 교육계 원로들의 모임인 ‘삼락회’에서 후보 압축에 대한 조율을 진행중이며, 후보군들끼리도 접촉을 하며 ‘후보 압축’에 애타는 모습이다.
교육감 예비후보들은 “교육계에 진보와 보수가 어디 있느냐”는 반응이지만, 결국은 후보를 압축하지 않고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박함을 잇단 기자회견에서 읽을 수 있다. 이날 기자회견은 바로 보수 후보군을 압축하려는 시나리오의 시작이 아닐까.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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