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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기확
  • 승인 2014.01.0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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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아빠의 특별한 감동] <40>

1991이별 아닌 이별MBC 10대 가수상을 탔던 가수 이범학이 이십년 만에 내 놓은 노래가 있다. 제목하야 이대팔’. 가리마를 뜻하는 단어로 28을 한글로 쓴 것이 이 노래의 제목이다. 우연히 거리에서 들은 이후부터 나의 애창곡이 되었다.

좋아했던 이유는 꽤나 특별하다. 과거 내 가치관은 일에 3할을 두고 가정에 7할을 두었는데, 이 노래를 들은 이후부터는 일의 비중이 20%, 가정의 비중이 80%로 바뀐 것이다. 그래서 이제는 이대팔이다.

하지만 작년 한 해 진정 이 비율대로 살았는지 의문이 든다. 마음의 커다란 부분에 균열이 생긴 것처럼 공허했고, 그것을 메우느라 급급하게 살았다.

로또 1등 당첨 확률은 814만분의 1이고, 최근 인기가 좋다는 연금복권은 조금 높은 315만분의 1이다. 매주 로또를 사서 1등이 당첨되는 걸 기다린다면 1500년이라는 기분 상하는 숫자가 나온다.

한편, 올 한 해 365일의 0.45%인 이틀이 지나고 364일인 99.55%가 남았다. 무언가 해 볼만한 엄청나게 큰 숫자다. 마치 로또에 수백 번 당첨된 것처럼 많은 것들이 내게 선물로 다가온다.

어머니는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끊임없이 부업을 하셨다. 인형 눈 붙이기, 옷 꿰매기, 미싱질 등등. 이중 특히 가죽점퍼를 만드는 가죽을 본드로 부직포에 붙이는 일은 10년이 넘게 꾸준히 하셨다. 지금은 본드를 불량청소년들이 마약처럼 흡입하지만, 어머니는 생계를 위해서 본드를 마셨다. 지금도 그 후유증으로 머리가 자주 아프시다.

물론 기본적으로아버지의 형제를 비롯한 가족들이 집에 오면 그때그때 밥을 차리고,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하셨다. 새벽에 연탄불을 꺼뜨리지 않게 몇 번이고 일어나 연탄을 확인하고 가는 것도 어머니의 책임이었다. 누나와 나를 돌보는 것조차 오로지 어머니의 몫이었다.

슬픈 만능인이었다.
이런 모습을 보며 자란 탓인지 나 역시 잠자는 시간 이외에는 꼭 무엇인가를 한다. 시간을 허투로 보낸 적이 없다. 버스를 타거나 설거지를 할 때 이어폰을 귀에 꽂고 영어 공부를 한다. 약속이 있으면 일찍 장소에 도착해 책을 끼고 읽고, 심지어 출퇴근길에는 걸으면서 신문을 본다.

만능인을 꿈꾸었다. 무엇이든 열심히 하면 될 줄 알았다. 그저 최선을 다해 살면 모든 게 나아지리라 생각했다. 하지만 오류였다. 해를 향해 서 있으면 그림자는 보이지 않는다. 밝은 부분만 바라보니 뒤에 그림자가 있음을 돌보지 못했다.

이처럼 작년의 삶을 스스로가 탐탁하게 생각지 않는 이유는 이대팔이라는 직장과 가정의 조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시간이 흐를수록 나만을 위한 삶의 비중이 가정에 할애된 8할의 비중을 점점 더 크게 잠식해 버렸기 때문이다.

지난해는 나만을 위해 허겁지겁 달렸다. 달리다가 문득 돌아보니 가정이라는 존재가 넘어지고 뒤쳐지는 것을 보았다. 그래서 다시금 가정으로 돌아와 억지로 팔을 잡아끌고 함께 달렸다. 또한 이것을 반복했다는 느낌이 든다. 두 쪽 다 지칠 수밖에 없었다.

만능인을 포기한다. 만능인은 바쁘다. 단순 무식한 긍정은 가끔씩 배신을 하기도 한다.

2013년의 목표가 떠오른다. “사람 되기였다. 유교경전중 대학(大學)에 나오는 구절인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중 몸을 닦는다는 수신(修身)”을 목표로 삼았고 어느 정도는 이루었다.

2014년의 목표가 세워졌다. “조화로운 삶이다. 위 구절 중 수신의 다음 단계인 가정을 다스린다는 제가(齊家)”를 목표로 삼는다. 다만 직장과 가정, 내 삶 어느 것도 포기할 순 없으니 비중을 조정하고 최종적으로 조화를 이루려고 한다.

남은 시간은 충분하다. 99.55%

 

<프로필>
2004~2005 : (주)빙그레 근무
2006~2007 : 경기도 파주시 근무
2008~2009 : 경기도 고양시 근무
2010 : 국방부 근무
2010년 8월 : 제주도 정착
2010~현재 :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근무
                 수필가(현대문예 등단, 2013년)
                 현 현대문예 제주작가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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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확 2014-01-05 18:14:18
"타인을 기쁘게 해 주는 것이 당신의 목적이라면
모든 사람이 당신을 좋아할 것입니다.
당신 자신만 빼고 말이죠."
"당신이 선택한 길에 믿음을 갖기 위해서
남이 선택한 길이 잘못 되었다는 것을
굳이 증명할 필요는 없습니다."

- 파울로 코엘료의 『마법의 순간』中

경제학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란 개념으로
자유시장경제를 주장한 아담 스미스는 말했습니다.
"우리가 매일 빵을 먹는 것는 제빵사의 자비심이 아니라,
빵을 팔아서 돈을 벌려는 이기심 덕택이다."
기업의 최대 목표는 사회공헌이 아니라 이윤추구입니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인간의 최대 목표는 남을 위한 이타적 봉사가
아닌 자신을 위한 이기적 성장입니다.
이기적이라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고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있지만,
분명 이기적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건강한 이기주의자.
이것이 지독히 현실적이지만 사실적인 개념이고,
어찌보면 숨기고 싶은 본인의 민낯일 것입니다.

다만 건강한 이기주의자가 되려면 필요한 아이템이
돌담님이 말씀하신 "의미"인 듯 합니다.
저도 의미를 찾고 있습니다. 인연, 맛, 품격같은것들?

홍기확 2014-01-05 18:12:14
"타인을 기쁘게 해 주는 것이 당신의 목적이라면
모든 사람이 당신을 좋아할 것입니다.
당신 자신만 빼고 말이죠."
"당신이 선택한 길에 믿음을 갖기 위해서
남이 선택한 길이 잘못 되었다는 것을
굳이 증명할 필요는 없습니다."

- 파울로 코엘료의 『마법의 순간』中

경제학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란 개념으로
자유시장경제를 주장한 아담 스미스는 말했습니다.
"우리가 매일 빵을 먹는 것는 제빵사의 자비심이 아니라,
빵을 팔아서 돈을 벌려는 이기심 덕택이다."
기업의 최대 목표는 사회공헌이 아니라 이윤추구입니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인간의 최대 목표는 남을 위한 이타적 봉사가
아닌 자신을 위한 이기적 성장입니다.
이기적이라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고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있지만,
분명 이기적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건강한 이기주의자.
이것이 지독히 현실적이지만 사실적인 개념이고,
어찌보면 숨기고 싶은 본인의 민낯일 것입니다.

다만 건강한 이기주의자가 되려면 필요한 아이템이
돌담님이 말씀하신 "의미"인 듯 합니다.
저도 의미를 를 찾고 있습니다. 인연, 맛, 품격.

홍기확 2014-01-05 18:09:27
"타인을 기쁘게 해 주는 것이 당신의 목적이라면
모든 사람이 당신을 좋아할 것입니다.
당신 자신만 빼고 말이죠."

"당신이 선택한 길에 믿음을 갖기 위해서
남이 선택한 길이 잘못됬다는 것을
굳이 증명할 필요는 없습니다."

- 파울로 코엘료의 『마법의 순간』中

경제학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란 개념으로
자유시장경제를 주장한 아담 스미스는 말했습니다.
"우리가 매일 빵을 먹는 것는 제빵사의 자비심이 아니라,
빵을 팔아서 돈을 벌려는 이기심 덕택이다."
기업의 최대 목표는 사회공헌이 아니라 이윤추구입니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인간의 최대 목표는 남을 위한 이타적 봉사가
아닌 자신을 위한 이기적 성장입니다.
이기적이라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고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있지만,
분명 이기적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건강한 이기주의자.
이것이 지독히 현실적이지만 사실적인 개념이고,
어찌보면 숨기고 싶은 본인의 민낯일 것입니다.

다만 건강하게 이기주의적인 사람이 되려면 필요한 아이템이
돌담님이 말씀하신 "의미"인 듯 합니다.
저도 의미를 찾고 있습니다. 인연, 맛, 품격.

홍기확 2014-01-04 18:20:13
"타인을 기쁘게 해 주는 것이 당신의 목적이라면
모든 사람이 당신을 좋아할 것입니다.
당신 자신만 빼고 말이죠."

"당신이 선택한 길에 믿음을 갖기 위해서
남이 선택한 길이 잘못됬다는 것을
굳이 증명할 필요는 없습니다."

- 파울로 코엘료의 『마법의 순간』中

경제학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란 개념으로
자유시장경제를 주장한 아담 스미스는 말했습니다.
"우리가 매일 빵을 먹는 것는 제빵사의 자비심이 아니라,
빵을 팔아서 돈을 벌려는 이기심 덕택이다."
기업의 최대 목표는 사회공헌이 아니라 이윤추구입니다.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인간의 최대 목표는 남을 위한 이타적 봉사가
아닌 자신을 위한 이기적 성장입니다.
이기적이라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고 의도적으로 회피하고 있지만,
분명 이기적 유전자를 지니고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건강한 이기주의자.
이것이 지독히 현실적이지만 사실적인 개념이고,
어찌보면 숨기고 싶은 본인의 민낯일 것입니다.

다만 건강하게 이기주의적인 사람이 되려면 필요한 아이템이
돌담님이 말씀하신 "의미"인 듯 합니다.
저도 의미를 찾고 있습니다. 인연, 맛, 품격.

돌담 2014-01-03 09:43:28
이 글을 읽고나니 한 해의 시작을 의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작도 끝도 결국은 시작일테니까요.
무엇에 의미를 두는가는 자신에게 오로지 달려있는 것이니까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