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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희 시인, 첫 시집 '춤추는 엿장수' 발간
박은희 시인, 첫 시집 '춤추는 엿장수' 발간
  • 유태복 시민기자
  • 승인 2013.09.17 06: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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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희 시인
박은희 시인이 첫 시집 '춤추는 엿장수'를 발간해 세상 빛을 보았다.

박 시인은 서시에서 “내 오른쪽 어금니처럼 한 쪽이 닳아버린 입 안이 서늘한 적막, 묵묵히 견뎌온 시간들이 눈물 속에 배여 있다”며 “살아온 날들을 뒤돌아보면 시를 통해 내게로 와준 모든 것들, 아름다운 사람들 그리고 아버지, 모두 다 사랑한다, 좋은 시를 쓰고 또 쓰겠다고 다짐해 보며 이 시집을 아버지에게 바친다”고 밝혔다.

제1부 ‘달팽이’ 외 14편, 제2부 ‘어떤 묵향’외 15편, 제3부 ‘어미라는 이름으로’ 외 14편, 제4부 ‘13편, 해설 ’파문 만들기와 가로지르기‘ 등이 수록됐다.

한편 한기팔 시인은 “흔히 시의 모티프를 사물이나 자연에서 그 시적 영감을 얻는 데 반하여 박은희의 시는 시인 자신의 생활 속에서 얻어내고 있다”며 “진실의 동일성 내지는 구체적 체험의 발상에서 얻어낸 성숙도라고나 할까 또한 요즘 대부분의 젊은 시인들이 즐겨 쓰는 의식의 흐름이나 미확인된 언어의 남용을 넘어선 그의 일상적 생활 속의 곰삭고 정제된 정서적 시어들은 깊이 있게 살아온 그의 삶의 흔적들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또 백인덕 시인은 “박은희 시인은 ‘기억⥇관찰⥇현상⥇이해’의 네 가지 영역을 시집의 각 장에 배치하면서 각 영역에 비치는 파장을 그려낸다”며 “이를 통해 여러 겹의 파장의 간섭을 통해 시인은 ’한 중심‘으로서 시를 생성한다”고 평했다.


어떤 묵향

팔십 평생 사셨어도
모질게 세상 물질 모르시던 아버지

정년퇴임 무렵에 심으셨다는 왕벚나무

교단의 그루터기를 두고두고 그리시며

한 폭의 수묵화로 웃고 계시네

순백의 화선지에
흰 구름 활짝 피어 꽃 비 내리듯

팔 남매의 뻗친 가지 손, 손마다
새순 돋게 했던 저 눈물, 먹물처럼 번져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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