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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사 델 아구아, 시 청사 파괴 등 “문화행정시스템 부재 탓”
카사 델 아구아, 시 청사 파괴 등 “문화행정시스템 부재 탓”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3.07.24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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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훈 제주민예총 이사장, “전혀 특별하지 않은 특별자치도 8년” 지적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8년, 제주도 문화정책의 현실과 진단'을 주제로 열린 정책 토론회에서 박경훈 제주민예총 이사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 탐라대전, 원도심 고도 완화, 옛 제주시 청사 파괴…. 모두 최근 1~2년 사이에 제주도 내에서 불거진 사안들이다.

박경훈 제주민예총 이사장은 최근의 이 사안들에 대해 “문화행정시스템의 부재를 증명하고 있다”면서 여전히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제주도의 문화행정 실태를 지적했다.

발전된 사회는 개인의 천재성보다 다중의 협업 속에서 안정적인 제도를 운영하는데, 제주도는 아직도 지방권력의 정점인 제주도지사가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뼈아픈 지적인 셈이다.

박경훈 이사장은 제주도의회 의원 연구모임인 제주문화관광포럼(대표 강경식) 주최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특별자치도 8년, 제주문화정책의 길 찾기’ 주제발표를 통해 “특별자치도 시행 8년이 지났지만 아직 우리 몸에 새 옷을 맞춰 입기는 시작되지 않았다”는 진단을 내렸다.

박 이사장은 우선 ‘물방울 화가’로 알려진 김창열 화백의 작품 기증에 따라 미술관 건립이 추진되고 있는 데 대해 “제주도 문화행정의 의사결정구조가 제왕적 권력을 지닌 도지사의 한 마디로 일사천리로 진행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몇몇 지사의 지인들을 통해 우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문화행정시스템의 부재를 지적하고 나선 것이다.

카사 델 아구아에 대해서도 그는 “철거 당시 다른 곳을 물색해 복원하겠다던 약속은 용두사미 꼴이 되고 말았다”면서 “(주)부영이 앵커호텔 ‘카사 델 아구아’의 설계시방서를 제멋대로 수정, 이미 레고레타의 작품이라 부를 수 없을 정도가 돼버렸다”고 말했다.

철거 논란의 와중에 서귀포시의 한 공무원이 ‘제주도에 두 개의 작품이 있으니 하나쯤은 없어도 된다’는 논리를 펼친 글을 신문에 낸 것을 빗대 “결국 레고레타의 작품은 하나도 없는 셈이 돼버렸다”고 신랄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특히 그는 이에 대해 “건축을 작품으로 보고, 이를 인정하는 문화적 마인드의 부재를 알 수 있게 한다”면서 “철거에 관해서는 그렇게 엄밀했던 법 집행이 호텔 건물의 설계 변경에 대해서는 솜방망이 대처를 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짚었다.

원도심 고도 완화 문제에 대해서도 그는 “도시공간을 문화 공간으로 인식, 그에 입각한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장기적 비전 내에서 도시 재생의 도시전략을 취할 필요가 있다”면서 “여전히 도시가 개발업자와 토건업자의 것으로 치부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제주 문화의 현장에 밀착한 문화 실태 진단을 통해 장단기 문화정책을 수립, 전략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또 “기초예술 생태계와 시문화 생태계의 변별력 있는 진흥책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특히 “문화예술 인적 자원의 양성을 위한 문화예술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특수 목적고 형태의 예술고등학교 설립, 제주대학교 내 관련 학과 통합 및 신설 유도를 통해 문화예술전문학부를 설치하거나 별도의 제주종합문화예술학교를 설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그는 “제주시 구도심의 경우 오랜 역사와 문화의 공간이었던 만큼 아주 섬세하게 다뤄야 하는 공간이기도 하다”면서 도시 재생이 철저하게 문화 재생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 연구모임 제주문화관광포럼(대표 강경식)이 마련한 정책 토론회가 24일 오후 2시 제주도의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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