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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담, 울담, 밭담, 산담… “제주 돌문화, 어디까지 보셨어요?”
원담, 울담, 밭담, 산담… “제주 돌문화, 어디까지 보셨어요?”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3.07.20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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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리 찾은 제주건축문화답사 … 박경훈 소장 “돌담, 우리 선조들이 가꿔온 경관자원”

20일 '제주의 돌문화를 찾아'를 주제로 한 제주건축문화 답사에 나선 일행이 찾은 하도리 돌담 밭 풍경.

불과 반나절 사이에 제주 바닷가의 원담에서부터 집담, 울담, 밭담, 산담, 별방진성까지 한꺼번에 돌아본 시간. 특히 답사에 참여한 사람들이 대부분 건축을 연구하거나 관련 분야 일에 종사하는 이들이어서 더욱 뜻깊은 시간이었다.

20일 대한건축학회 제주지회(회장 제주대 건축학부 교수) 주관으로 진행된 제주건축문화 답사는 ‘제주의 돌문화를 찾아’라는 주제로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마을 일대에서 진행됐다.

이날 돌아본 제주 돌 문화의 원형 중에서도 제주 밭담은 최근 세계농업유산 등재 추진으로 새롭게 가치를 조명받고 있는 중이다.

'제주 돌문화' 강사로 답사에 참여한 박경훈 제주전통문화연구소장.

“우리가 누리고 있는 제주의 자연자원들은 우리 선조들의 노력으로 관리해 온 것입니다. 「동문선(東文選)」과「탐라지(耽羅誌)」의 문헌 기록을 보면 고려시대 제주판관으로 부임한 김구가 재산권 및 경계 분할의 목적으로 밭담을 쌓게 한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돌투성이인 제주에서 농사를 짓기 위해 돌을 골라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돌담이 시작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강사로 나선 제주전통문화연구소 박경훈 소장은 옛 기록과 마을마다 전해져 오는 얘기들을 버무려가면서 제주의 대표적인 경관 자원 중 하나가 된 제주 돌담의 보존과 활용방안 등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술술 풀어냈다.

지난해부터 농업문화유산 등재가 추진되고 있는 밭담을 보전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박 소장의 해법은 명쾌했다.

“농사를 짓지 않는 밭은 금방 티가 납니다. 돌담을 살리기 위해서는 농업을 살려야 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죠. 농사를 짓는 밭은 관리비가 별도로 들어가지도 않습니다.”

결국 지금도 돌담에 기대 살아가고 있는 마을 주민들이 돌담에 대해 자긍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제주 돌 문화에 대한 막바지 강의가 이어지던 중, 한 답사 참가자가 “제주 땅에서 개발사업을 하는 저로서는 제주에서 거의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냈다.

짧지만 신념에 찬 박 소장의 대답이 이어졌다. “개발을 하지 않고 먹고 살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개발을 하더라도 제주의 경관 자원과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거죠. 바로 그런 게 ‘지속 가능한 개발’이 아닐까요?”

제주만의 독특한 경관 자원으로서 가치를 새롭게 조명받고 있는 제주 돌담의 보존을 위한 전 도민적인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하다는 것도 이날 답사에서 얻어낸 해답이었던 셈이다.

제주건축문화 답사에 참가한 일행들이 하도리 마을 돌담 밭 길을 걷고 있다.

'제주의 돌문화' 주제 건축문화답사에 참여한 일행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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